비정규직법, 개악저지를 넘어 공세적인 투쟁을 준비하자!
자본과 이명박 정부의 노동자 죽이기가 날개를 달았다. 3월 13일 입법예고하고 30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비정규법 개악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만 아니라 노동자 전체의 고용을 위협하는 공격이다.
기간제 및 파견노동자 사용기한 2년에서 4년으로 연장, 파견업종 대폭 확대를 골자로 하는 비정규법 개악안은, 정부와 자본이 떠들어대듯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량해고를 막고 정규직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동자를 언제든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해주는 것일 뿐이다. 게다가 현행 32개 업종으로 제한된 파견업종을 확대하면, 하는 일 없이 임금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파견업체들의 중간착취가 더욱 판칠 것이다.
수세적 대응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4년은 고용보장이 된다거나 4년 뒤에라도 정규직 전환을 강제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수세적이고 순진한 대책으로는 더 이상 노동자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우리의 대응은 ‘모든 형태의 해고 반대’를 위해 단결하고 투쟁하는 것이어야 한다.
반대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나 일회적인 집회를 하는 것으로는 노동자 전체를 상시적인 고용불안으로 내모는 자본의 공격에 맞설 수 없다. 투쟁사업장만 모여서 집회를 한다거나 상근간부들끼리의 대책회의를 넘어, 아직 투쟁하고 있지 않은, 노조로 조직되지 않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자신의 고용안정을 위해 ‘해고 반대’의 기치를 내걸고 모이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공동투쟁이 시작되고 있다
<자본의 위기전가에 맞서 싸우는 공동투쟁본부>, <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 등 이미 만들어져 활동하고 있는 공동투쟁체들이나, 서울의 투쟁사업장들이 공동소식지 배포, 공동교육 등 품앗이투쟁을 뛰어넘는 연대투쟁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위기와 자본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자연스럽게 공동투쟁이 만들어지고 있다.
비정규법 개악 국면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런 공동투쟁에 보다 속도를 붙이고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 경제위기와 비정규법 개악에 대해 ‘모든 형태의 해고 반대’를 내걸고 노동자들이 공동투쟁할 수 있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노동자들이 투쟁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사전 정지작업을 하는 것이 일차적이다. 경제위기 책임을 노동자에게 다 떠넘기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더욱 위축되어 있다. 노사화합선언이나 민주노총 탈퇴 등 자본과 타협하는 것을 통해 살 길을 찾으려는 조직노동자들의 가망 없는 발버둥이 확산되고 있는 지금, 노조조차 없는 비정규직·중소영세·실업노동자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더 긴 호흡으로 차분히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긴 호흡으로 끈기 있게
이를 위해 먼저 투쟁하는 노동자, 조직된 노동자들부터 비정규법 개악의 문제점에 대해서 함께 공부하고 토론해야 한다. 이렇게 모인 공동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노동자 밀집지역, 공단 등에서 꾸준히 선전전을 하고 순회교육 등을 하면서 미조직노동자들에게까지 공론화하는 작업으로 나아가자. 그렇게 한 발씩 문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 투쟁대오 확산을 추진해나가는 것, 마치 봄기운이 남쪽에서 전체 지역으로 퍼져가듯이 해고 반대에 대한 노동자들의 공공연한 토론과 투쟁 동참 움직임이 서서히 번진다면 비로소 본격적인 투쟁을 일정에 옮길 수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