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비정규직 투쟁
계급적 단결과 연대로 노동자 다 죽이는 구조조정 분쇄하자!
언론에서 연일 상하이자동차자본의 쌍용자동차 철수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 직접투자는 전혀 하지 않고, 중국으로의 기술이전과 구조조정에만 혈안이 되어 왔던 상하이자본은 ‘자본철수’와 ‘고통분담론’을 무기로 쌍용차 노동자들을 마지막까지 쥐어짜려 하고 있다. 이 사회와 공장을 자신들이 다 망가뜨려놓고도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비열한 짓거리는 외국자본이든 한국자본이든 다를 것이 없다.
비정규직지회 설립
지난 2006년 비정규직 노동자들 수 백 여명이 위로금 500여 만 원을 손에 쥐고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공장을 떠나야했다. 순환 휴직을 당했다가 돌아오지 못했던 동료들도 수없이 봐야 했다. 작년 10월, 비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한 집단 구조조정에 대응하기 위하여 비정규직 초동주체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예전과 똑같이 당할 수는 없다는 결의를 가지고 출발한 것이다.
10월 23일 비정규직 40여명, 정규직 60여명이 참가하여 보고대회를 열었다. 그 이후 비정규직 지회는 비정규직 구조조정 관련해 비정규직지회 요구와 입장을 담은 선전물을 내고 정규직 지부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입하려 했지만 10월27일 대협의를 통해 이른바 비정규직 강제휴업 노사합의서가 나오게 되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마치 예정된 수순처럼 회사와 쌍용자동차지부는 비정규직 희망퇴직에 관한 노사합의를 했다. 당시 정규직노조는 노동자의 대의와 원칙을 헌신짝처럼 져버렸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일방적 배치전환을 당했다. 약 400여명에 가까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정리해고 되었다. 비정규직지회는 나름 열심히 싸우려 했지만 주체의 역량 부족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동지들을 떠나보냈다. 처음에는 조합원 130여명이 가입했으나 원청과 업체의 희망퇴직 협박과 강요로 많이 줄었다. 하지만 강제휴업 거부-희망퇴직 거부-현장복귀 쟁취-구조조정 분쇄로 이어지는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정규직까지 치고 들어오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맞선 노동자 단결투쟁에 앞장 설 것이다.
고통분담=노동자대학살
지난 12월말 고용안정을 바라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열망에 힘입어 정규직 노조선거에서 민주파 후보가 당선되었다. 수 년 동안 현장에 패배주의와 무기력이 쌓여 왔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조합원들은 투쟁할 수 있는 대안을 선택했다. 새로운 민주파 집행부는 기술유출 저지, 구조조정 분쇄를 기치로 투쟁의 대열을 조직하고 있다. 아직도 현장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어용세력과 맞서 싸우면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자본가들은 하나같이 ‘쌍용자동차 회생 여부는 노조에 달려있다’면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복지중단, 강제휴업, 임금체불은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기 위한 사전포석작업이다. 이들이 떠드는 고통분담(?)안은 2000여명 감원, 임금 30% 삭감, 단협 개악 등을 담고 있다. (이것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전업체 폐업과 계약해지 설이 나돌았다.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이 발표되고 나면 현장은 또 한 번 요동칠 것이다. 어용세력들은 자본의 나팔수가 되어 양보교섭과 고통분담을 떠들 것이고 정규직 노조, 비정규직 지회는 다시 한 번 투쟁의 기로에 설 것이다. 자본은 어려울 때마다 ‘노조 책임, 고통분담, 투자 한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떠벌였다. 그동안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후퇴에 후퇴를 거듭 강요당해왔다.
그러나 그 결과는 무엇인가? 상하이차 인수 이후로 벌써 천여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짤렸다. 자본에게 단물을 쏙 빼먹혔고 노동자들은 빈껍데기만 남았다. 기술유출 문제만 봐도 카이런은 개발 1년 만에 240억이라는 헐값에 넘어가서 기술유출 의혹이 끊이질 않았는데 이번 C200(프로젝트 명)은 아예 출시도 안 된 상태에서, 이미 2007년 8월 9일 쌍용자동차 서울사무소에서 천홍총재의 승인아래 모든 기술이 넘어갔다. 또한 비정규직이 짤린 다음에 정규직은 안전했는가? 아니다. 노동자가 단결하지 못했을 때 나타난 결과는 너무나도 처참했다.
쌍용자동차 투쟁에 더 많은 관심과 연대를 호소한다!
상하이차 자본이 노조를 상대로 구조조정 양보를 받아낸다면, 자본가들은 “봐라! 쌍용차에서 노사상생의 길을 보여주었다!”라고 떠들면서 노동자들에 대한 대학살을 서두를 것이다. 쌍용자동차 투쟁은 정규직, 비정규직 대량학살의 전면전이다. 올해 자동차산업 투쟁의 방향을 가를 신호탄이다. 자본가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쌍용자동차에서 구조조정을 완수하기 위해 고통분담 논리를 퍼트리고 노동조합을 고립시키고 있다.
이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연대가 정말로 간절하다. 현장에서부터 싸움을 시작해야 하지만 하나의 단사 힘만으로는 제대로 싸울 수 없는 상황이지 않는가? 갈수록 노동자의 힘이 약하고 이 싸움이 어려워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노동자적 연대의식의 부족과 나 아닌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 내 안위를 누리려는 이기심이라 본다. 이것이 스스로를 얽어매는 그물이 되어 종국에는 자기 자신도 제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망각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수많은 사업장이 지금의 쌍용차와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또 얼마나 많은 동지들이 피눈물을 흘릴 것인가? 결국 자본의 약속이나 이해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가 해결할 수밖에 없다. 투쟁으로 돌파할 수밖에 없음도 안다. 자본의 갈라치기에 당하지 말고 노동자계급의 계급투쟁으로 깨부수어 나가자!
전국금속노조 쌍용자동차비정규직지회 사무장 복기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