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노동자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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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한 혁명적 노동자계급 당을 건설하려고 투쟁하는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선진노동자들과 투사들이 우리의 기본노선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정강과 노선해설을 제시한다. 물론 이것은 다 완성된 것은 아니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닻을 올리고, 정치적 실천을 쌓아가면서 쉼 없이 정교화하고 완성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여기에서 표명할 혁명적 사회주의의 기본원칙은 끝까지 지킬 것이며, 이것이 우리 정체성의 밑뿌리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객관 상황이 어떻게 바뀌든, 착취와 억압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 체제의 반동성 그리고 이 반동성을 뚫고 인류 역사를 새로운 단계로 이행시킬 유일한 계급인 노동자계급의 역할, 마지막으로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역할을 다 하도록 지원하고 안내하면서 앞장서 노동자투쟁을 이끌 사회주의자들의 임무의 근본성격은 결코 변하지 않으며, 변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정강은 세 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항목은 정강의 나머지 부분을 규정하는 원리를 설명한다. 여기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성격, 이 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이 사회의 필연적인 발전경향, 노동자계급 해방의 수단, 다른 계급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태도, 노동자 국제주의, 노동자운동의 궁극적 목적 등을 밝힌다. 두 번째 항목은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추구하는 노선의 개요와 한국사회의 다른 정치경향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설명한다. 세 번째 항목은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이루기 위해, 노동자들이 자본가권력을 철폐하고 일차적으로 실현해야 하는 혁명적 방책을 구체화시켜 다룬다. 


I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한줌밖에 안 되는 자본가계급이 생산수단과 교환수단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지만, 압도적 다수인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고용됨으로써만 겨우 살 수 있는 무산자의 처지에 있다. 그 결과 자본가들은 노동자들로부터 잉여노동을 수탈하며, 그들이 갈취한 이윤은 모든 부르주아들에게 분배되어 그들의 막대한 부를 구성한다.

동일한 이유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계와 과학, 새로운 생산방식 등으로 생겨나는 모든 생산능력의 발전이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노동강도를 강화하며, 단순노동을 노동자에게 강요하는 착취의 수단이자, 여성과 아동을 새롭게 자본의 노예로 편입시키는 수단으로 둔갑하고 말았다. 자본주의 사회가 성장함에 따라 사장, 거대상인, 부동산과 주식소유자, 금리생활자, 정부 고위관료와 같은 소수 가진 자들의 부와 사치는 끊임없이 엄청나게 늘어나지만, 노동자의 처지는 상대적으로 더욱 나빠지며, 공황과 같은 특정한 시기에는 절대적으로도 열악해진다. 생활이 불안정해지고 실업, 상대적 빈곤, 굴욕, 노동의 소외, 노동강도의 증대, 권리의 실제적 박탈은 더욱 많은 노동자들의 운명이 되고 있다.

이처럼 매우 어려운 처지로 내몰린 노동자들은 충분한 구매능력을 가질 수 없게 된다. 또한 나라 안팎에서 경쟁이 더욱 드세어지면서, 무계획적인 방식으로 확대생산되는 상품은 적절한 시장을 찾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과잉생산을 불러온다. 생산력 발전에 따라 늘어난 많은 부는 가진 자들의 낭비와 함께 노동자들의 실업과 빈곤을 키워간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의 고유한 모순과 노동자들의 고통이 커지면서 이 체제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와 저항능력도 그만큼 커져간다. 공장과 사무실에서 집단적 노동을 통해 단련되고 더욱 밀접하게 사회적으로 연결되는 노동자들은 부르주아지에 맞서 더욱 강력하게 단결하고 투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날로 드세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어쩔 수 없이 자본가들이 생산수단을 대규모로 집적·집중하고, 생산과정을 사회화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를 사회주의 사회로 대체할 물질적 토대는 나날이 성장한다. 이러한 까닭에 노동자운동의 궁극적 목적인 노동자계급 해방을 이룩할 가능성은 더욱더 많아진다.

세계자본주의는 현재 다음과 같은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몇몇 대자본이 결정적 중요성을 갖고, 엄청나게 집적된 은행자본이 산업자본과 결합하여 금융독점체를 형성하고 있으며, 국가와 사적 산업부문 사이의 결합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더 나아가 다국적기업과 국제금융기관 그리고 국제금융투기자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몇몇 국제 독점자본가들이 세계경제를 손아귀에 넣었다. 세계자본주의가 도달한 이러한 단계에서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덧씌우는 착취와 억압, 고통은 몇 꺼풀이나 강화되고 있다. 국제 독점자본가들은 사회적 불평등을 끝까지 몰고 가면서, 더 많은 나라들로 자본주의의 모순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경쟁은 지구 전체로 퍼져가며 더욱 날카로워지고, 생산의 무정부성은 나날이 커져 과잉생산은 만성화되었으며, 국제적 공황의 위험은 수시로 온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굶주림, 실업과 불평등의 증대, 야만화, 범죄, 환경파괴, 전쟁 󰠏󰠏 이 모든 것이 노동자의 분노를 일으키고 노동자투쟁의 물결을 차츰 모든 나라로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부기수단을 제공하는 은행이 고도로 집중되고, 생산수단을 대규모로 집중시키고 있는 독점체들의 지배가 강화되는 것은 앞으로 노동자들이 계획적인 생산과 분배를 하면서 집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물질적 수단을 널리 만들어놓는 것이기도 하다. 자본수출과 여러 나라 기업들 사이의 확대되는 융합, 다국적기업 등이 발전시키고 있는 생산의 국제화는 세계자본주의에 맞서 노동자들이 국경을 가로질러 국제적으로 긴밀하게 단결하여 해방투쟁에 나서도록 만들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수많은 새로운 노동자를 탄생시키고 있다. 이 모든 것은 현시대를 사회주의 투쟁의 시대로 전화시키는 배경이 된다.

오직 노동자계급의 세계적인 사회주의 체제 건설만이 현재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자본주의가 낳는 참화에서 인류를 구할 수 있다. 사회주의 사회는 개인 또는 주식회사제도를 통해 이루어지는 생산수단과 교환수단에 대한 자본가소유를 대신하여 사회적 공동소유를 도입함으로써, 그리고 자본가들의 무정부적 상품 생산을 대체하여 사회 전체에 의한 계획적 생산을 도입함으로써, 나아가 이러한 계획경제를 생산자들 스스로가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수평적으로 협동하는 자주관리 생산과정과 전면적으로 결합시킴으로써 노동자계급의 해방과 함께 사회의 모든 계급을 철폐하고 그것으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불평등을 폐지한다. 그리고 생산력 발전의 모든 결과를 전체 사회구성원의 완전한 복지와 전면적인 발전을 보장하는 데 쓸 수 있게 만든다. 이 투쟁이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더라도, 이 혁명이 아무리 어렵고 힘든 길을 가야만 할지라도 이 혁명이 끝내 승리할 것임을 전혀 의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것 말고는 노동자계급과 인류가 자본주의의 참상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다른 길은 없기 때문이다. 

착취자들의 모든 저항을 제압하기 위해 자본가권력을 철폐하고 노동자권력을 수립하는 것이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노동자권력의 힘을 바탕으로 모든 형태의 착취와 억압을 철폐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은 국가를 소멸시키고 생산자들의 자유로운 공동체를 향한 최종적인 목표로 나아간다.

노동자계급의 적인 자본가나,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사이에서 동요하는 중간계급이 노동자계급을 해방시킬 수 없다.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오직 노동자계급 자신의 과업일 수밖에 없다.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더욱 빠르게 몰락할 수밖에 없는 중간계급이 노동자계급의 입장에 설 때에만 그들과 함께 한다. 생산과 교환이 국제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오직 국제적 차원에서만 가능하다. 한국 노동자계급은 세계 노동자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국제 노동자계급의 한 부분이다. 

이상이 전 세계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함께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이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똑같은 궁극적 목적을 위해 활동한다.


II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원대한 목적과 그것에 이르는 수단을 분명하게 이해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을 다하도록 돕고 안내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노동자의 이해와 자본가의 이해 사이의 화해할 수 없는 적대적 대립을 밑바닥까지 드러내고, 이 두 계급 사이에서 동요하는 중간계급의 우유부단함을 폭로하며, 노동자계급에게 사회주의 사회 건설의 필연성과 그 임무를 완수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조건에 대해 설명한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경찰과 상비군을 폐지하여 이것을 노동자와 피억압민중의 민병대로 대체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부르주아 행정·의회·사법기구를 폐지하고, 이것을 언제든 소환될 수 있으며 숙련노동자의 평균임금을 받는 관리들과 재판관들을 선출하고 모든 법과 정책을 결정함으로써 입법·행정·사법 전체를 함께 관할하는 소비에트 유형의 노동자의 직접민주주의 기관으로 대체하기 위해 투쟁한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한국노동자운동이 그러한 위대한 임무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내딛는 모든 진보적 발걸음을 적극 지지하며, 그 운동을 온힘을 다해 지원하고 연대하면서 앞장서 실천적으로 이끈다. 그 가운데 우리는 언제나 노동해방 공동체 건설이라는 운동의 궁극적 목적을 뚜렷하게 제시하며, 산업과 국경을 초월한 노동자계급 전체의 이해를 대변한다. 우리는 전 세계 노동자운동의 굳건한 단결을 위해 투쟁하며, 자신을 국제 혁명적 사회주의 부대의 일원으로 여기면서 혁명적 인터내셔널의 창건을 위해 분투한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노동자계급의 선진적 투사들을 모든 자본가 정당들과 중간계급, 개량주의 세력에 대항하는 독립된 혁명적 노동자계급 정당으로 조직하는 일을 눈앞에 닥친 사활적인 임무로 간주하며 이를 위해 헌신한다. 이와 함께 우리는 그 밖의 모든 피착취대중이 자본의 멍에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동자계급의 관점을 채택할 때에만 사회주의 투쟁의 대열로 합류하라고 호소한다.

자신의 계급적 이해를 스스로 느끼면서 투쟁에 나서고 있는 선진노동자 투사들을 사회주의 세력으로 조직하면서 이와 같은 임무를 완수하려면 부르주아적으로 변질된 사회주의 운동과 철저하게 단절하고, 그들이 곡해시킨 사회주의를 반드시 곧게 펴야 한다. ‘노동자권력 하의 국유화’만이 사회주의를 향한 결정적 조치일 수 있다. 그런데 말로는 공산당이라 하면서도 실제로는 ‘부르주아적 국유화’를 사회주의로 위장하면서 노동자계급을 억누르고 착취하는 지배자들의 정당인 동유럽·북한·중국의 공산당들, 그리고 노동자투쟁을 개량주의의 길로 비켜나가게 하면서 부르주아 체제를 보호하고 있는 서유럽과 남미의 사회당·사회민주당·노동당들은 사회주의를 변질시키고 곡해해왔다.

현재 한국에서는 개량주의적 경향이 드세다. 이 경향은 먼저 노동조합의 개량주의 지도자들에게서 나타나고, 다음으로는 민주노동당 등의 개량주의 정치그룹들을 통해 퍼져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개량주의 경향, 그리고 혁명주의와 개량주의 사이에서 동요하는 중도주의 세력과 투쟁하면서 진정으로 혁명적인 사회주의 노선을 따르는 노동자당을 조직할 것임을 선언한다.
 

III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노동자계급이 위대한 임무를 완수하려면 자본주의를 철폐하고 다음과 같은 혁명적 과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공장과 사무실, 각 지역에서 선출되는 노동자와 그 밖의 피착취 근로인민의 대표자기관을 국가의 최고권력으로 세운다. 입법·사법·행정의 모든 권력이 이 기관으로 단일하게 통합된다. 이 기관은 법을 제정할 뿐만 아니라 재판관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을 직접 선출하며, 그들을 언제든 소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선거 및 대표자들의 활동과 관련된 모든 비용, 상근대표자들의 임금은 국가가 부담한다. 단, 상근대표자들의 임금은 일반노동자의 평균임금을 넘지 않는다. 공무원의 임금은 숙련노동자의 평균임금을 초과하지 않는다.

(2) 노동자와 그 밖의 인민의 대표자나 공무원이라는 직위는 더 이상 직업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거나 자신을 선출한 선거인의 과반수가 요구하면 언제든 소환되어 자신의 직장으로 복귀해야만 한다. 대표자기관과 정부의 모든 문서는 완전히 공개한다.

(3) 경찰과 상비군은 폐지하며, 이를 노동자와 인민의 민병대로 대체한다. 이 민병대는 성의 구별 없이 17세 이상 60세 이하의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참여하여 구성되며, 이들이 군사훈련이나 순찰, 간호, 노인부양 등 공적 임무를 수행한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계산해서 국가가 임금을 지급한다. 민병대 안에서는 어떠한 계급제도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휘관은 민병대원들에 의해 선출되며 민병대원들은 언제든지 지휘관들을 소환할 수 있다.

(4) 진정한 지역자치를 실시하기 위하여 각 지역 주민들은 위의 조치들에 기반을 둔 지역대표자기관과 지방정부를 스스로 구성할 권리를 가지며, 특수한 지역적 문제에 대해서는 완전한 권한을 행사한다.

(5) 공장·광산·선박·병원을 비롯한 자본가소유의 모든 생산수단과 은행·보험회사·증권사·백화점을 비롯한 자본가소유의 모든 교환수단을 ‘사회의 공동재산으로 전환’시킨다. 모든 토지를 국유화한다.

(6) 국유화된 모든 산업과 은행을 통합하고 전국적으로 단일하게 조직하여 노동자국가가 계획적으로 운영한다. 각 사업장은 노동자들이 자주적으로 관리하며, 통제한다. 은행예금은 모두 공개하며, 비자금·부동산투기·세금포탈 등 노동자국가의 법을 위반하는 방식으로 획득했다는 것이 증명된 예금이나 착취자들과 반혁명분자의 예금을 빼고는 모든 예금은 완전히 보호한다. 단, 노동자정부가 규정한 한 달 최고생활비 이상을 초과하는 예금의 인출은 노동자정부가 그 용도의 적합성을 인준한 뒤에만 가능하다.

(7) 한 시간 이상의 중간휴식을 보장하는 6시간 노동제. 위험하고 건강에 해로운 노동의 경우, 일일 노동시간을 4시간 이하로 줄인다.

(8) 전체 산업에서 주당 65시간 이상 연속적인 휴식시간 보장. 공휴일을 빼고도, 일 년에 32일 이상의 유급휴가를 모든 노동자에게 보장한다.

(9) 모든 잔업과 특근 금지. 오후 8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야간노동 폐지. 변형근로제는 완전히 철폐한다. 단, 특별한 기술적 조건 때문에 야간노동이 꼭 필요하다고 노동자조직들이 인정하는 산업의 경우, 야간노동이 4시간을 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예외를 둔다.

(10) 19세 미만 청소년들의 경우, 일일 노동시간을 4시간 이하로 제한하며, 건강에 해로운 산업과 야간근무에는 청소년 고용을 금지한다.

(11) 모든 성과급 임금제도를 폐지한다.

(12) 성과 국적, 연령에 관계없이, 동일노동에 대해 동일임금을 지급한다.

(13) 건강에 유해한 모든 산업에서 여성노동의 금지. 여성은 출산 전 8주, 출산 후 12주간의 유급휴가를 받는다.

(14) 모든 작업장은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탁아에 필요한 시설과 인원을 둔다. 탁아모와 임산부에게는 2시간마다 반 시간 이상의 유급 휴식시간을 제공한다. 부모를 합산하여 육아휴직 3년을 보장한다.

(15) 국민연금·의료보험·산재보험을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전면 확대하며, 보험금은 전액 국가가 부담한다.

(16) 노동조합들로 구성된 임금조사위원회를 설치하여 기본생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임금을 확립한다. 이외에 노인, 고아, 편부모 가정, 장애인, 청소년 가장, 미혼모, 자연재해 피해자 등을 위한 완전한 사회보장제도를 정부가 확립하며, 이 제도를 수혜대상자들의 자주적 기관이 통제하고 운영한다.

(17) 모든 형태의 임시직 고용을 금지한다. 노동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노동의무제를 도입한다. 국가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보장하고,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히 교육시켜야 할 의무를 지닌다.

(18) 모든 외국인에게 어떤 차별도 없이 내국인과 동등한 정치적·경제적 권리를 보장한다. 이주노동자는 한국 노동자와 완전히 동일한 권리를 갖는다.

(19) 법원의 허락 없이, 그리고 부부 중 어느 한 사람의 요구만으로도 이혼을 보장한다. 국적·성별·동성동본 등 결혼에 대한 모든 제한을 철폐한다.

(20) 모든 교육기관에 대한 무상교육 도입. 모든 학생은 국가의 비용으로 교재, 급식, 학용품을 제공받는다. 가장 중요한 여러 생산분야에 익숙하게 하는 종합기술교육과 집단적 사회생활에 적응하도록 돕는 교육을 내용에 꼭 포함시켜, 학생들이 생산적 노동과 국가의 공적 활동에 익숙하도록 한다. 모든 교육기관은 각 지역의 자치기관이 관리한다. 교사, 학부모, 학생으로 구성된 자주적 기관이 학교를 운영한다. 학교의 모든 관료적 위계질서는 해체한다. 평생교육에 대한 권리를 보장한다.

(21) 의료는 국가가 무상으로 제공하며, 예방의료 중심으로 재편한다.

(22) 가족의 생활에 적절한 수준을 넘어서는 여분의 주택은 국가가 몰수한다. 몰수된 주택은 가장 열악한 주거조건에 있는 노동자, 빈민에게 가장 먼저 제공한다.

(23) 언론·집회·파업·결사·사상의 완전한 자유를 보장한다. 언론기관과 출판사, 공공건물은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리고자 하고, 집회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이 무상으로 이용하도록 보장한다.

(24) 모든 농지는 국유화하지만, 자신의 농업도구를 소유할 권리와 현재 경작하고 있는 농지를 ‘사용’할 권리를 농민에게 보장한다. 단, 농업자본가의 농업도구, 시설과 자신의 노동을 통해 경작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농지에 대한 사용권은 모두 몰수한다. 이상의 조치들과 관련된 구체적 판정은 각 농촌에서 구성되는 농업노동자와 빈농 대표자기관이 내린다. 

(25) 농업노동자와 빈농을 공동노동을 통해 생산하고 각자의 노동량에 따라 분배받는 생산협동조합으로 조직하며, 이 조합을 가장 먼저 지원한다. 소농과 중농의 경우 오직 모범과 설득으로만 생산협동조합으로 조직하며, 그들이 생산협동조합에 참여할 경우 최대한 지원한다. 그리하여 장기적으로 전체 농업을 집단적 농업으로 재조직한다.

(26) 북한 노동자계급이 노동자혁명을 승리로 이끌어 탄생시킬 북한 노동자국가와의 노동자계급적 통일을 추구한다. 외교문서는 전 세계에 공개하며, 외교상의 모든 비밀은 철폐한다. 모든 나라의 노동자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한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노선을 다음과 같이 해설한다.

1. 노동자계급의 가장 선진적인 투사들을 하나의 단일한 조직으로 통일시켜 노동자계급 정당을 창건하기 위한 위대한 사업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현 시기 사활적인 임무이다. 한국 노동자계급은 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자신의 힘을 드러내면서 노동자계급 정당을 조직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주요한 정치그룹들은 이를 지도하기는커녕 자본주의 체제에 포섭되기까지 했다. 이러한 청산행렬은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대량으로 배출되었던 노동자계급의 선진투사들이 혁명적 노동자계급 정당에 대한 열망을 갖는 것을 약화시켜버렸다. 이는 한국노동자운동을 질곡으로 내몬 가장 중요한 이유다.

오히려 한국노동자운동은 적대적이거나 절대로 신뢰해서는 안 되는 다른 계급들에게 영향을 받았고, 이는 운동을 서서히 그러나 심각하게 마비시켜왔다. 노동조합에서 투쟁을 회피하고 중간계급 정치로 이끌리는 개량주의적이고 관료적인 지도자들이 많이 생겨나고, 노동자계급 정당으로 나아가려는 노동자들의 의지를 선거주의와 개량주의의 늪에 묶어 해체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다수 지도자들의 행보가 이 상태를 잘 보여준다.

이처럼 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깊어지고 있는 한국노동자운동의 위기는 한국 자본가계급이 노동자운동에 대항하여 얻은 승리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노동자계급 지도자들의 혁명적 지도력의 결핍에서 비롯된 일련의 패배 때문이다. 이에 덧붙여 노동자계급의 권력으로서의 정체성을 완전히 상실한 채 관료들이 지배하고 있던 동유럽 정권이 몰락하면서 혁명적 전망이 흔들렸던 상황은 한국노동자운동의 패배를 가속화시킨 ‘외적’ 조건을 이루었다.

이러한 잇따른 패배를 딛고 한국노동자운동은 노동자계급의 완전한 해방을 위한 위대한 길로 나아가야만 한다. 그렇게 하려면 노동자운동의 안내자이자 지도자인 혁명적 노동자계급 정당을 기필코 창건해야만 한다.
 
2.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불굴의 노력으로 건설하려는 노동자계급 정당의 기본임무는 다음과 같다.

(a) 노동자해방을 위해 노동자계급을 하나로 단결시키고, 노동자투쟁을 앞장서 이끄는 것.
(b) 노동자해방과 노동자권력 수립을 위해 함께해야 할 모든 세력을 노동자계급 주위로 모아내고 조직하는 것.
(c) 노동자계급과 그 동맹자들 앞에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혁명적 투쟁의 과제, 즉 사회주의적 대안을 제출하는 것, 그리고 일련의 부분적 투쟁을 통해 그 해결책을 향해서 이들을 정치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안내하는 것.

이러한 세 가지 기본임무를 갖는 노동자계급 정당을 창건하려면 누가 진실로 투쟁할 수 있으며, 조금도 흔들림 없이 노동자계급의 대의를 지켜낼 수 있는 진영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 ‘민중주의’ 그룹들이 본격적으로 합법주의와 개량주의로 나아가기 시작했던 1990년대 초반부터, 이 운동의 다수를 이루었던 지식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노동자계급에서 벗어났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이 배출한 노동자투사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반발하여 정치적이고도 혁명적인 운동을 내세우는 조직마저 믿지 않는 분위기가 퍼져갔고, 조합주의로 물러앉는 일이 자주 생겨났다.

그러나 이러한 퇴각에 맞서는 움직임이 미약하게나마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조류들은 두 가지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노동자투쟁을 통해 등장한 전투적인 노동자투사들이다. 이들은 노동자운동이 퇴조하는 가운데서도 영웅적으로 투쟁해왔지만 자신들을 하나로 결속하고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성장시켜내지 못한 상황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노동자투사들의 창조적이고 능동적이며 전투적인 행위들은 바로 이들이 한국에서 혁명적 노동자계급 정당을 창건할 수 있는 주력임을 그대로 입증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조직의 계급적 기초 󰠏󰠏 노동자계급 󰠏󰠏 를 분명히 하면서 혁명적 노동해방 정치를 확립하려고 힘차게 실천해온 정치 그룹들, 활동가들이다. 요즈음 몇 년간 이들은 오른쪽으로 나아가는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을 비롯한 개량주의 정치세력에 맞서 사상투쟁을 펼쳐왔다. 이것은 겉으로는 노동자계급을 위한 척 하지만 일관되게 혁명적이지도 노동자계급적이지도 않은 조류들을 폭로하면서, 앞으로 노동자계급 정당을 건설할 수 있도록 정치적 기초를 닦았던 의미 있는 시도였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소수이며, 자신을 하나의 기치아래 단결시켜내기 위한 체계적인 시도를 하지 못해 왔다.

혁명적 노동자계급 정당을 창건하려면 두 조류를 하나로 융합시켜야만 비로소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혁명적 사회주의에 확고히 발을 딛고 있는 정치그룹들과 혁명적 노동자투사들을 하나의 대오로 단결시키는 작업을 지휘할 수 있는 단일한 작전기지를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그것에 복무하기 위한 조직적 수단이다.

3.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자본주의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오직 혁명적 사회주의일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한다. 만약 이 혁명이 ‘민중’의 혁명일 수 있다면, 그것은 노동자계급의 입장에 동화된 다른 피억압인민이 노동자계급과 노동자권력을 지지하여 노동자혁명에 참여한다는 점에서일 것이다. 우리는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다른 피억압인민을 이 혁명에 참여시키는 경우에도 그들이 노동자계급의 입장에 서는 경우에만 그들을 노동자계급의 동맹군으로 받아들이며, 아울러 그들이 불가피하게 보여줄 동요와 일탈에 맞서 사회주의적이고 국제주의적이며 혁명적인 노동자계급의 입장을 일관되게 수호할 것이다.

4.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추구하는 국가는 ‘노동자계급의 권력’이다. 압도적 다수의 생산자로서 노동자계급이 수행하는 혁명은 이런저런 착취자들에 의해 수행되었던 기존 혁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노동자계급의 혁명은 한 유형의 착취자를 좀 더 진보적인 다른 유형의 착취자로 대체하는 지난날의 혁명이 아니라, 모든 착취자의 손아귀에서 생산수단을 빼앗아 전체 사회의 공동 소유물로 만들고 생산자들 자신이 운영함으로써 ‘계급제도’ 일반을 없애는 혁명이다. 따라서 이 혁명은 압도적 다수의 생산자로서 노동자계급이 전면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오직 이들의 주도권과 능동성에 바탕을 둔 국가를 세워야만 비로소 승리할 수 있다. 오직 노동자권력에 의해 이뤄지는 국유화만이 비로소 사회적 공동소유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에 견주어 스탈린 관료집단과 같은 반노동자계급 세력에 의해 관료적으로 운영하는 국가의 국유화는 사회적 공동소유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진정한 노동자권력은 소비에트 유형의 국가처럼 생산자들이 노동하는 단위인 작업장단위로 노동자국가가 건설되는 것을 통해서만 수립할 수 있다. 작업장단위의 생산자조직을 기초로 민주적으로 세워지고 운영되는 이 국가는 최초로 생산자들(노동자들)이 정치의 주인으로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보장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적 생산력을 창조할 수 있도록 생산자들을 통합하고 이끈다. 노동자국가는 소비에트 유형의 노동자·인민의 자주적 기관으로 구성한다. 이 국가는 노동자·인민의 권력으로서 모든 관리를 아래로부터 선출, 소환, 통제하며, 입법·사법·행정을 자신의 수중에서 단일하게 결합시킨다. 이 노동자국가는 노동대중이 주도하고 통제하여 운영된다는 점에서 더 이상 통상적인 유형의 국가가 아니라 이미 ‘공동체 사회’의 성격을 띤다. 이 노동자국가는 계급제도 철폐가 이뤄지고 노동대중의 사회 운영 능력이 완성됨에 따라 국가로서의 성격이 완전히 없어지면서 자유로운 생산공동체에 자리를 내어준다.

노동자계급 정당은 노동자국가로 조직된 노동자계급과 혁명적 인민에게 미치는 정치적 영향력을 통해, 그리고 이 국가에 참여하는 당원들의 헌신성과 지도력을 통해 노동자계급의 자발적 지지와 동의를 끌어내는 방식으로만 이 국가를 지지하고 이끈다.

5.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노동자 국제주의 원칙에 확고히 바탕을 둔다. 국제주의는 오늘날 더욱 중요하다. 자본주의 세계화가 더욱 높은 수준에 도달하여 모든 나라의 노동자운동을 더욱 밀접하게 연결하고 하나로 통합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든 민족주의적 경향에 맞서 국제주의를 지키고, 이 위대한 대의를 먼저 선진노동자들에게, 나아가서는 한국 노동자계급의 광범한 부분에 보급하는 것을 필수적인 임무로 받아들인다. 노동자 국제주의를 지키는 것은 노동자투쟁을 사수한다는 실천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그것은 민족주의 입장에 감염된 조합주의 지도자들이 드러내놓고 국제주의를 배신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곧바로 노사협조주의(국가경쟁력 강화 이데올로기에 대한 복종)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1930년대 이후 옛 소련, 동유럽, 북한, 중화인민공화국 등의 사회체제를 착취적이고 억압적인 반(反)노동자계급적 사회체제로, 노동자계급이 타도해야 할 반동체제로 규정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더욱 엄밀한 과학적 규정이 필요하다. ‘반동체제’라는 규정보다는 더 명확한 과학적 규정(가령 국가자본주의, 관료자본주의 등)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이후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심화된 강령연구와 토론을 통해서 이 부분을 보완할 것이다.] 사회주의 사회는 관료주의적 접근을 철저하게 배제한다. 사회주의 사회는 노동자계급의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의 산물이며, 그것을 제외한 다른 방식으로는 결코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옛 소련 등의 몰락 및 타락은 이를 현실에서 분명하게 보여준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파리 꼬뮌과 1917년 러시아 소비에트 유형의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동자 대중권력만을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주의 사회로 규정한다.

6.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조직운영에서 ‘토론의 자유와 행동의 통일’로 요약되는 민주적 집중주의 사상을 받아들인다. 민주집중제를 적용함으로써 먼저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아래로부터 현장노동자들의 요구와 견해를 반영해서 끊임없이 실제 노동자운동에 우리를 적응시킬 것이다. 다음으로 민주집중제를 통해 아래로부터의 요구를 위로부터의 결정과 조화시킬 것이다. 그리하여 노동대중과 긴밀히 결합된 현장단위에서 떠오르는 인자들을 조직의 지도기구와 긴밀히 연결하고 지도기구의 일원으로 흡수할 것이다. 이러한 구조가 되면 노동자계급 정당을 창건하기 위해 반드시 준비해야 할 충분한 수의 지도자들이 다양한 수준(조직 중앙, 지역 중앙, 지구 중앙, 현장 중앙)에서 형성되며, 이는 조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보장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민주집중제를 적용하는 것이 사회주의노동자연합 내에 혁명적 사회주의라는 근본 경계선 내에서 여러 경향이 존재할 수 없다거나 필요한 경우에 이 경향들 사이의 논쟁과 정치적 그룹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민주집중제의 참 뜻은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논쟁과 투쟁이 여러 경향 사이의 대립을 축소시키고 가장 올바른 방향으로의 통일성을 강화시키는 동지적 방식으로 이뤄지며, ‘당주의자들’에 걸맞게 책임성 있고 진지하며 발전적으로 수행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경향의 유기적 협력을 사회주의노동자연합 내부의 활동과 발전의 규범으로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조직적 활동은 노동자계급에 올바르게 복무하기 위해 가장 치열하고 가장 진지하게 논쟁하면서도 조직의 응집성을 훼손하지 않는 그런 강철 같은 조직을 우리의 손에 쥐어줄 것이다.

아직 당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했으며, 써클적 활동 속에서 성장해온 지금 상황에서는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안에서도 일정하게 분파주의적 편향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편향은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자기 내부의 일정한 차이들에 대한 토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그리고 이러한 토론이 보다 높은 수준으로 일치단결하는 것을 추동하고, 회원들의 정치적·실천적 능력을 높이며, 정치와 조직활동을 보다 높은 궤도로 밀어가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때, 완전히 극복될 것이다.

7.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지향하는 노동자계급 정당은 관료적이고 기계적인 지도를 추구하는 정당이 아니다. 당이 권위를 강요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을 지도할 수 있다는 생각은 당 창건 이전이든 이후든, 노동자계급이 권력을 장악한 뒤이든 결코 옳지 않다. 노동자계급을 앞에서 이끄는 능력은 사회주의자 조직이 자신을 노동자계급의 지도적 기관이라고 ‘선포’함으로써 생겨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그 능력은 먼저 노동자계급의 한 부분으로서 노동자계급의 모든 부문과 자신을 긴밀히 연결시키고, ‘계급투쟁의 객관적 조건’이 요구하고 지시하는 방향으로 노동대중의 운동을 성공적으로 조직하는 데 실제로 성공함으로써만 획득되고 증명할 수 있다. 다음으로 그 능력은 노동자운동을 노동자가 해방되는 사회의 실현을 향해 일관되게 밀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오직 이러한 조건이 충족됐을 때에만,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노동자계급의 선진적 부분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노동자계급 정당 창건을 현실화시키는 의미 있는 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8.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노동자계급의 당파적 이해를 수호한다. 우리는 노동자계급의 한 부분이되 가장 선진적인 한 부분인 혁명적 노동자계급 정당을 창건하기 위해서 분투할 것이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노동자계급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는 모든 태도에 굳세게 반대하며, 노동자운동과 자신을 긴밀하게 연결시키는 것, 그리고 노동자계급이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중추를 구성하도록 만드는 것을 중요한 임무로 받아들인다. 이것은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조직의 기초를 사회주의 사상으로 무장한, 그리고 노동대중이 벌이는 모든 투쟁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현장의 노동자 분회에 두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지식인 출신의 혁명적 투사들을 배척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출신에 있어서만 지식인일 뿐 노동자계급의 정신에 동화되어 있는 노동자계급적 분자여야만 하며, 이는 노동자운동과 긴밀히 연결된 실천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검증되어야만 한다.

9. 다음으로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건설하려는 조직은 모든 기관들을 통해 노동자투쟁을 고무하고, 작업장과 연결되어 활동하는 투사들의 주도력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이 같은 조직원리에 따라야만 사회주의자 조직은 생산하고 투쟁하며 건설하는 노동대중으로부터 힘을 공급받고 통제되면서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것은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첫 출발점에서 어쩔 수 없이 여러 한계가 있을지라도 반드시 이룩해야할 조직의 설계도면이며, 될 수 있으면 모든 수준에서 처음부터 최대한 확보하려고 분투할 것이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 구성원들의 다수는 노동조합이나 작업장 등을 고리로 삼아 노동대중 속에서 활동하는 능동적인 분자로 구성된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선진노동자들이나 노동대중이 모여 있는 모든 노동자조직 속으로 파고듦으로써, 또한 그 조직 안에서 계급투쟁의 요구에 부합하는 활동을 수행함으로써 노동자계급과 결합한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조직의 기초를 생산현장에 놓으려고 정열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진정으로 노동자계급 정당을 추구하는 조직이라는 점을 조직적 측면에서 분명히 한다.

10.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노동자들이 현재 벌이는 투쟁에서 내거는 요구를 완전하게 실현하는 것은 오직 자본주의를 철폐해야만 가능하다는 이유로 노동대중의 부분적 행동을 지지하거나 거기에 참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초좌익적이며 수동주의적인 견해에 반대한다. 물론 이 부분적 요구를 위한 투쟁이 계급적 착취를 근본적으로 폐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부분적 요구를 실현하거나 그 요구를 쟁취하려는 투쟁은 계급투쟁을 더욱 넓고 공공연하게 그리고 격렬하게 만들 수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가령 민주주의적 권리를 더욱 철저하게 실현할수록 노동자들은 ‘악의 뿌리는 민주주의적 권리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자본주의 그 자체에 있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깨닫게 될 것이다. 부분적 요구를 위한 투쟁은 바로 이와 같은 측면들, 즉 광범한 노동자들을 혁명적 의식으로 이끌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게다가 자본주의 착취체제의 심장부를 공격하는 대담한 투쟁으로 나아간다면 아주 손쉽게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애써 외면하고 겁내는 개량주의적, 조합주의적 테두리로부터 과감하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또 노동자계급의 완전한 해방으로 가려면, 노동자대중의 현재의 제한된 의식을 혁명적 의식으로 이행시켜 줄 가교를 시기마다 건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을 반영해서, 우리는 대중행동강령을 제시한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우리가 활동하는 모든 노동자조직들에서, 우리의 궁극적인 최대강령과는 다르지만, 노조관료들과 개량주의 노동단체들이 내거는 무기력하고 우유부단하며 수동적인 투쟁강령과는 더욱 명백하게 다른, ‘계급적’이고 ‘전투적’이며 ‘혁명적 이행의 고리’를 담고 있는 당면 대중행동강령(가령 비정규직 철폐, 모든 형태의 해고 금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정규직 일자리 창출, 주 30시간 노동으로 생활임금 쟁취 등)을 시기마다 제시하고 그것을 위해 선두에서 투쟁할 것이다.
 
11.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 지금 내거는 대중행동강령은 단지 경제적 요구의 성격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 현재 자본주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자본가계급은 더욱 강경하게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으며, 소수의 대자본가들과 자본가국가가 더욱 깊게 융합하고 있다. 이것은 노동자들의 조직적·정치적 자유를 제한하도록 자본가국가를 더욱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혁명적인 정치지도력만 있다면 노동자들의 모든 투쟁을 자본가국가에 맞선 정치투쟁의 시작으로 바꿀 가능성이 훨씬 더 열린다. 거꾸로 이러한 객관적 상황에서 노동자투쟁은 자본가 국가권력이라는 총자본의 집행위원회와 정치·경제·이데올로기 전장 모두에서 격돌하게 된다. 이 경우 만약 ‘계급적’이고 ‘정치적’인 힘을 동원하지 못한다면 거의 모든 투쟁은 형편없이 찌그러들고 무너지고 만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자본가국가에 대항하는 모든 노동자투쟁을 적극 고무하고 지지하며 연대할 뿐만 아니라, 이 모든 투쟁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자본가국가 철폐와 소비에트 유형의 노동자국가 수립’이라는 혁명적 정치사상이 노동자들 속으로 확산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또한 그런 정치의식이 노동대중 속에 널리 자리 잡도록 하는데 필요한 대중행동강령을 내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노동자투쟁기관들에 책임지는 노동자정부 수립, 파업과 조직의 자유를 제약하는 모든 악법 철폐, 경찰과 깡패의 폭력에 맞선 노동자 정당방위대 건설, 국가보안법 철폐 등의 정치적 투쟁강령을 제시할 것이다.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이를 위해 정치·경제·이데올로기 전장 모두에서 ‘포괄적인 정치선동’을 체계적으로 조직해나가는 것이야 말로 공세적인 전진을 가능케 하는 선결적인 조건임을 인식하고, 정치선동 작업에 전면적으로 착수할 것이다.
 
12.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부분적 요구를 내걸 때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현할 수 있는 이런저런 모든 개혁적 요구들을 내걸지는 않는다. 우리는 ‘자본주의 하에서 실현될 수 있는가’에 손과 발이 묶이지 않은 채, 오직 노동자계급의 생존과 권리, 그리고 노동자해방투쟁 능력을 발전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구들만을 내걸 것이다. 그와 함께 우리는 이러한 부분적 요구들이 획득되는 경우, 그것이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투쟁의 결과라는 사실과 노동자해방으로 나아가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 그리고 오직 노동자계급이 권력을 손에 쥐어야만 부분적 요구를 완전하고도 철저하게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다.
 
13.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이러한 부분적 요구를 내걸고 투쟁할 때 여러 저항세력과 이런저런 공동행동을 할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또한 공동행동의 과정에서 진실로 혁명적인 노동자계급 세력과는 하나로 단결하려고 힘쓸 것이다. 그러나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개량주의적이고 중도주의적인 세력들과 관련해서는, 이 연대가 일시적이고 조건적일 뿐이며, 오늘의 동맹자가 내일에는 적일지도 모른다는 노동자계급의 독자성을 항상 강조하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긴다. 이러한 공동행동 과정에서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선진노동자들과 노동대중에게 진정으로 노동자의 계급적 이해를 지키려는 지도자들은 말로만 이러저러한 개혁적 요구들을 내걸 뿐 행동에 있어서는 주저하고 과감하지 못한 개량주의자들이 아니라 혁명적 사회주의 투사들임을 확신하도록 분투할 것이다.

개량주의적이고 반노동자계급적인 정치를 노동자들에게 퍼뜨리려는 모든 시도들과 관련하여, 현재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만 하는 세력은 민주노동당 지도자들이다. 이들은 노동자정치세력화라는 당위와 민주노총에서의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노동자들을 개량주의 지도자들의 정치기반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추구하는 정치가 비노동자계급적이며 개량주의임을 노동자들 속에서 철저하게 폭로해내면서, 그들과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 사이의 근본 차이를 분명하게 밝힐 것이다. 그것을 통해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노동자정치세력화를 향한 노동자투사들의 열망이 혁명적 노동자운동의 확대로 옳게 모아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분투할 것이다.

14.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임무는 민주노총과 같은 대중적 노동조합들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서 꾸준히 활동하면서 우익 개량주의자들을 고립시키고, 전투적 노동자들을 혁명적 사회주의 편으로 끈질기게 획득하면서,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대중을 계급적이고 전투적인 방향으로 끈기 있게 이끌고 조직해야 한다.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더욱 교활한 책동을 벌이고 있으며 자본가계급은 강력하면서도 기만적인 새로운 노동조합 정책(가령 사회적 합의주의, 언론을 통한 대대적인 이데올로기 공세, 개량적 노조관료층 육성)을 펼쳐 노동조합 활동에 상당히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불행하게도 현재 거의 모든 노동조합들은 기존의 개량적 투쟁방식으로는 노동자를 조직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방어할 수 없게 됨으로써 단순한 노조 사무실 또는 협상기관으로 움츠러들려 하고 있다. 노동조합 활동이 상당히 마비됨으로써, 노동자들의 눈앞에 닥친 이해관계를 방어하는 일은 공장과 그 밖의 작업장에서 파편적이고 분산된 저항과 투쟁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그와 함께 노동자계급은 객관적인 상황의 압력에 따라 더욱 확장되고 더욱 많은 노동자를 결집하는 방식으로 노동조합을 다시 배치하고, 혁명적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요청받고 있다.

이러한 요청에 대해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은 노동조합 운동이 계급적이고 전투적인 운동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투쟁슬로건과 투쟁전술을 제공함으로써 응답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의 모든 활동가들이 자신들이 발 딛고 서 있는 모든 노동조합 운동 속에서 이 슬로건과 전술에 바탕을 두고 노동조합 운동을 계급적이고 전투적인 지반 위에 통일시켜내는 실천적 구심으로 활동함으로써 응답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관료화하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 노동조합운동의 객관 상황, 그리고 이런 관료화가 한국만이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고려한다. 우리는 노동조합 관료층이 승인하는 것과 관계없이, 현장노동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대담한 투쟁을 아래로부터 조직할 수 있게 실천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확신한다. 이것은 형식에서는 노동조합 공식체계와 부분적으로 연결될 수도 있지만, 실제 내용에서는 노동조합 관료체계에서 완전히 독립적인 ‘노동자평의회 정신에 입각한 평조합원운동’을 건설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이 평조합원운동의 단호한 중핵이되, 혁명적 사회주의의 깃발을 내건 독자성을 고수함으로써 노동조합운동에 개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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