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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어디로 : 노해연-17호] 이 사회 전체가 불타는 지하철이다
 정책위  | 2008·05·26 09:32 | HIT : 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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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해연_17호]_이_사회_전체가_불타는_지하철이다.hwp (17.0 KB), Down : 433
  • 이 사회 전체가 불타는 지하철이다!

    재앙
      다시 한번 우리는 악몽같은 참사에 치를 떨어야 했다. 대구지하철 참사의 충격은 순식간에 이 나라 전체로 퍼져나갔다. 수백만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이, 조그만 페트병에 든 얼마 안되는 휘발유로 온통 시꺼멓게 타버렸다. 불과 몇 분만에 수백명이 불길에 휩싸여 생명을 잃었다. 이것을 보고 허탈함과 두려움을 갖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이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대구지하철은 이미 수년 전에도 참혹한 가스폭발사고가 일어났던 곳이다. 또한 우리는 삼풍백화점 붕괴를 기억하고 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 역시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누구의 죄인가?
      이와 같은 대형사고를 예방하는데 철저하게 무능력한 정부와 “관계당국”은,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희생양”을 만들어내는 데는 아주 신속하고 민첩하게 움직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최초의 타겟은 지하철에 불을 지른 방화범이었다. 그는 일종의 “정신병자”로 규정되었고, 이번 사건의 원인은 한 정신병자의 우발적 행동에 의한 것으로 설명되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지하철을 몰았던 기관사에게로 화살이 돌려졌다. 모든 것이 기관사의 실책 탓인 것으로 설명되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사태를 무마하기에는 불충분했다. 기관사에게는 사건 현장에서 지하철을 움직일 것인가 말 것인가, 문을 열 것인가 말 것인가 등을 결정할 권한이 없었던 것이다. 오직 사령실의 명령에 의해서만 지하철을 운행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령실 근무자들에게로 화살이 돌려졌다. 아마 사실상 아무런 권한이 없는 몇몇 관련자들이 희생양이 되어 구속 처벌받는 것으로 이 사건은 끝날 것이다. 자본가정부의 “문제해결” 방식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이윤을 얻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수 차례의 경험을 했다. 이제는 그런 희생양 만들기 수법에 속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벌써 문제의 근원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이 나라에서 운행되고 있는 지하철은 온통 가연성재료로 이루어져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육중하지만, 이번 사고가 증명한 것처럼 실상 소량의 휘발유에도 다 타버릴 정도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돈벌이를 위해서다. 자본가들은 그것이 대단히 위험한 일인줄 알면서도, 생산비를 줄여 이윤을 늘리기 위해 값싼 가연성재료들을 사용했다. 지하철은 “달리는 폭탄”이나 마찬가지였다.
      인력부족 역시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자본가정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각 역마다 배치되어야 할 노동자들의 수를 줄이고, 단 한 명의 노동자가 지하철을 운행하도록 만들었다. 지하철노동자들이 1인승무제 철회와 인력충원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설 때마다 이 정당한 요구를 묵살해왔다. 오히려 탄압으로 응답하며 폭력적인 방식으로 인력감축방침을 관철시켰다. 그리고는 그것이 마치 첨단장비를 이용한 자동화시설의 빛나는 성과인 것처럼 포장했다. 한동안 그렇게 보일 수 있었다. 재앙이 일어나기 전까지 말이다. 그러나 이제 돈만 따지는 자본가정부의 인력감축정책이 얼마나 많은 노동대중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것인지 선명하게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소방시설, 환기시설 등 기본적인 안전장치들은 아주 형편없는 수준이다. 돈벌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자본가들은 이런 안전장치들을 설치하는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지하철 내에서의 사고에 대비한 교육 역시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구지하철 참사와 같은 재앙이 일어난 이후에야 부랴부랴 소화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출입문을 어떻게 여는지 따위에 대한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다.

    문명의 탈을 쓴 야만사회 - 자본가사회의 기본법칙
      지하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가 허망하게 붕괴한 것 역시 자본가들의 탐욕이 낳은 재앙이었다. 사회적 필요와 안전이 아니라 “이윤”이 모든 판단의 기준인 자본가들은 오직 돈벌이를 위해서 값싼 건축자재를 사용했다. 기준치에 미달하는 원자재를 이용함으로써 자본가들은 돈을 벌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생명을 잃어야 했다.
      결국 이 사회는 “문명의 탈을 쓴 야만사회”에 불과하다. 다수 대중의 빈곤을 조건으로 해서만 한줌 부자들은 자기 배를 채운다. 한쪽에서 자본의 바벨탑이 하늘을 찌를 때 다른 한쪽에서는 무너지는 빌딩과 다리에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어야 한다. 이것이 자본가사회의 기본법칙이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질 당시 노동자들이야 죽거나 말거나 자기 보석만 챙겨 달아나던 자본가의 파렴치한 행동은 이 자본가사회의 야만적 단면을 아주 날카롭게 드러내준다.
      미국 부시정권이 밀어붙이려 하는 이라크에 대한 제국주의적 약탈전쟁은 자본가들의 야만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미 황폐해질대로 황폐해진 이라크 영토에 첨단 하이테크무기들을 쏟아부음으로써 수십만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석유와 중동패권이 가져다줄 막대한 이윤은 자본가들로 하여금 그 어떤 추악한 행위라도 기꺼이 하게 만든다.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아직 살아있지만, 사실 이 사회 전체가 언제 불타오를지 모르는 지하철이다. 아니, 이미 타오르고 있다. 수십만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되어 길거리로 쫓겨나고 있다. 수백만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고귀한 인명을 앗아간 자본가들과 그들의 정부는 공공요금을 인상하여 살아남은 자의 주머니까지 털어가려 한다. 이제는 자본가들의 탐욕에 재갈을 물려야만 한다. 자본가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우리 노동자들이 생명을 잃어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은 끝장나야 한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이 절망적인 이윤중심의 세상을 바꿔야 한다. 세상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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