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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어디로 : 노해연-16호] 무엇이 백혈병 환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가
 정책위  | 2008·05·26 09:27 | HIT : 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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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해연_16호]_무엇이_백혈병_환자들을_죽음으로_몰아넣고_있는가.hwp (18.5 KB), Down : 365
  • ● 무엇이 백혈병 환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가?


      글리벡. 백혈병 치료제로 백혈병의 진행을 획기적으로 늦춰 백혈병 환자가 장기 복용하는 경우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기적의 신약. 글리벡을 개발함으로써 인류는 그간 불치병으로 인식되었던 백혈병을 정복할 가능성을 더욱 높이게 되었다. 그러나 글리벡 개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세계의 많은 백혈병 환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글리벡의 약효가 백혈병을 완전히 정복할 수 없기 때문인가? 아니다. 글리벡의 약효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장기 복용하는 경우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약효는 이미 입증되었다. 나아가 그간 백혈병을 완전히 정복할 수 있는 약의 개발이 미루어졌던 주된 원인이 “과학기술력의 한계”에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이 점에 대해 하나씩 점검해 보기로 하자.

    자본가들의 돈벌이를 위해서만 사용되는 과학기술
      첫째, 이는 과학기술이 자본가들의 이윤창출 과정에 종속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이런 현상은 피할 수 없다. 자본가들은 “사회적으로 무엇이 필요한가?”에 따라 상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것이 나에게 얼마나 많은 이윤을 가져다주는가?”에 따라 생산을 결정한다. 제약업체 자본가들은 이 기준에 따라 관련 과학자들의 연구 방향에 영향을 미쳐왔다. 이는 한편에서는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약품들의 부족을 낳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특정 약품이 사회적 필요를 넘어서 과잉생산됨으로써 사회적 낭비를 초래한다. 예를 들어 감기와 같은 질병에 대해서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집중적인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백혈병은 발병률이 낮아 약이 개발되더라도 자본가들에게 “돈벌이”가 되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그동안 백혈병 치료제의 적극적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30여 년에 걸친 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토대를 둔 것이긴 하지만, 약 8년 여의 집중적인 연구만으로 글리벡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 글리벡과 동일한 성분의 약품이 글리벡 탄생 이후 인도에서 곧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은 무엇을 보여주는가? 그것은 백혈병 치료제의 개발이 늦어진 주요한 이유가 과학기술 자체의 한계가 아니라, 돈벌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약업체 자본가들이 백혈병 치료제 개발을 기피해왔기 때문이라는 점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처럼 수많은 백혈병 환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진정한 이유들 중 하나는 “과학기술 발전과 그 성과물이 오직 자본가들의 이윤에 종속되었다는 점”이다.

    사회 공동의 발전을 가로막는 특허제도
      둘째, 독점자본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한 특허제도. 제약자본 노바티스가 본격적으로 백혈병 치료제의 개발에 나선 것은 백혈병 체료제의 생산이 “이윤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이것의 핵심은 “특허제도”다. 특허제도는 특정한 기술이나 공업 발명품에 대하여 그 사람 또는 승계자에게 독점할 권리를 주는 제도다. 그런데 발전한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특허권은 대부분 독점 대자본가들의 수중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오늘날 과학자들은 대부분 대자본가들 혹은 자본가국가의 연구소와 공장에 고용되어 일해야 하며, 자본가들은 연구소와 공장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이들의 연구 성과를 자신의 소유로 선언하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은 이 특허권에 기초하여 특정 상품에 대한 독점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다. 이를 토대로 그들은 생산원가의 수십 배에 달하는 부당이윤을 덧붙여 제품을 판매한다. 실제로 소매가로 계산한 글리벡의 생산원가는 한 알당 845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노바티스 자본은 터무니없게도 한 알에 무려 23,045원에 글리벡을 판매하고 있다. 생산원가의 무려 30배에 이르는 부당한 이윤이 덧붙여진 것이다. 손에 칼만 안 들었지 강도도 이런 강도가 없다. 아니, 엄밀히 말해 이들의 행동은 칼 든 강도보다 더 사악한 “조폭의 논리”를 따르고 있다. 노바티스 자본가는 실상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비싸다고? 그런 것은 나는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당신이 죽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약을 사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없다면 당신은 그냥 조용히 죽으면 그만이다.”
      한 달에 최소 3백만 원이 넘는 터무니없는 약값을 평생 감당할 수 있는 자들은 일부 자본가들뿐이다. 대부분의 백혈병 환자들 즉, 노동대중은 돈이 없기 때문에 이 무지막지한 “조폭들의 냉소” 앞에서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조폭처럼 흥정하는 것이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사회, 환자를 살려야 할 의약품이 “약”이 아니라 돈벌이를 위한 “상품”일 뿐인 자본주의 사회, 바로 이것이 수많은 백혈병 환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진정한 원인이다. 이 특허권은 사회적으로 전혀 정당하지 않다. 이것은 단지 자본가들의 관점에서만 타당할 뿐, 공동의 사회적 이익 관점에서 보면 완전히 부당하다. 우선, 사회적 관점에서 “이것은 나만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완성된 기술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관된 지식과 기술들이 결합되어야 한다. 실상 새로운 기술이란 이처럼 “선조들에게 이미 물려받은 성과들”에 기초한 것일 뿐이다. 다음으로, 사회적으로는 이미 동일한 기술을 발견, 발명할 수 있는 기술력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특허권이란 단지 이를 누가 1초라도 먼저 발견했느냐 만을 문제삼는데, 이것은 사회발전의 측면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연하게 먼저 기술을 발견한 사람이 누구인가와 별도로 사회적으로 볼 때 또다른 누군가 역시 이미 그 기술에 접근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 특정한 개인들이 특별히 잘났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의 기술발전의 토대가 특정한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서 사회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는 특허권은 결코 정당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특허제도는 사회적으로 발전해온 유용한 과학기술을 특정 개인(자본가)에게만 독점시킴으로써 과학기술과 사회의 전면적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것은 특허제도를 옹호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공익과 완전히 대립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진정한 사회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 따라서 질병들의 완전한 정복은 자본의 논리를 넘어설 때만 가능하다.  

    “국민” 중 자본가들만을 골라 봉사하는 “국민의 정부”
      셋째, 백혈병 환자들을 죽음으로 내몬 또다른 장본인은 바로 대한민국 정부다. 1월 21일, 보건복지부는 글리벡 가격을 한 알당 23,045원으로 조정 발표했다. 이것은 그동안 고수해오던 17,862원 (물론 이 안이 관철되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백혈병 환자들은 절망 속에서 죽어가야 했을 것이다.) 수준에서도 크게 후퇴한 안으로 사실상 약가 25,000원을 주장해 온 노바티스의 손을 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환자들 중 초기 만성 질환자, 위장관기저종양환자, 소아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등 실제적으로 글리벡이 필요하며, 또 치료효과가 높은 70% 이상의 환자들은 보험급여가 불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이미 벼랑에 내몰린 환자들을 벼랑 밑으로 밀어넣는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 바로 이것이 국민의 생명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정부가 죽음을 눈앞에 둔 백혈병 환자들에게 한 행동이다. 이처럼 정부는 자신이 “자본가” 정부임을 스스로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노동대중의 주머니를 털어 조성한 수십조 원의 세금과 수조 원의 의료보험금은 다 어디로 갔는가? 불과 수백 명에 불과한 백혈병 환자들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왜 불가능한가? 이 나라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물론 우리는 이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 아무것도 기대하는 것이 없다. 대한민국 정부는 자신의 사리사욕과 노동자 탄압을 위해 써버린 천문학적인 돈과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노동대중의 주머니를 털 수는 있지만, 생산원가를 1달러 미만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약 개발을 위해 “강제실시”를 허용해달라는 백혈병 환자들의 애타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자들이다. 이들은 국민 모두가 죽어가는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월급을 인상하고, 자본가들을 살찌우고, 자본가들의 지배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수조 원의 달하는 돈을 공적자금이라는 이름으로 노동대중에게 부담시킨다. 그러나 죽어가는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1년에 수백억 원을 지출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이유는 무엇인가? “자본가” 정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민 전체를 위한 정부로 자신을 위장하고 있지만 이들의 역할이란 단지 자본가들의 이윤을 보장하고 보호하는데 있다. 당연히 이들에게 노동대중을 위한 정책을 기대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우리가 믿을 것은 오직 노동자들 자신의 투쟁력뿐이다. 오직 투쟁력이라는 채찍만이 이 파렴치한 자본가정부를 굴복시키고 다수 노동대중을 위한 정책을 실현시킬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백혈병 환자들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원인들을 살펴보았다. 그 원인들은 다음과 같은 한 단어로 요약된다 : 자본주의. 자본가들의 탐욕 충족이 최고의 목표인 이 사회에서는 노동대중을 위한 진정한 의료정책은 시행될 수 없다. 단지 “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자본가들의 탐욕에 맞서 싸워야 하며, 썩어빠진 이윤체제를 날려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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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4일, 백혈병환우회와 글리벡공대위는 “복지부 글리벡 약가 결정 철회, 약가 인하, 글리벡을 필요로 하는 환자 전체에게 보험적용 확대, 위장관기저종양 환자의 본인부담금 인하, 강제실시 허용” 등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 배움터를 기습 점거하고, 무기한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죽음 권하는 사회”에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승리가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미래연대≫는 죽음을 권하는 이 추악한 자본가사회에 맞서 동지들과 어깨걸고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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