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을 위해 생존을 앗아 가는 잔인한 짐승 같은 세상!!
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이 새벽 6시에 출근해 하루 12시간, 14시간 일하며 받은 돈은 80∼100만원이었다. 일 억 이상 어린이 주식부자가 75명이나 되는 부자천국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들은 인간의 존엄은커녕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던 것이다.
대한통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5.5% 늘어난 264억8600만원, 단기순이익 역시 전년대비 27.4% 늘어난 208억3600만원이다. 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은 올 초 합의한 운송료 건당 30원 인상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회사가 거부하자 10원이라도 올려달라고 했다. 10원 인상도 어려우면 작업복 좀 주고, 차량 광고 도색이라도 무상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보다 더 소박한 요구가 있을 수 있을까? 그런데 자본의 답변은 조합원 78명에게 문자로 해고통보하는 것이었다.
정부의 공격
박종태 열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자본가들만이 아니다. 경찰과 검찰은 오직 대한통운 자본을 위해 미친 사냥개처럼 날뛰었다. 합법적인 집회와 1인 시위조차 가로막고 천막, 비닐막을 닥치는 대로 빼앗았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닥치는 대로 연행하고 수배를 때렸다.
박종태 열사는 수배자가 되어 대한통운 건너편 아카시아 숲에서 동지들이 연행당하고 짓밟히며 외롭게 투쟁하는 상황을 지켜보아야 했다. 무한대의 착취를 위해 비정규직법 개악과 운수노조,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게 열악한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저항을 상징하는 이 투쟁은 공권력을 동원해 반드시 짓밟아야 하는 투쟁이었다.
열사의 메시지
이렇듯 법과 경찰, 검찰, 정부 모두가 한 편이 되어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는다면 노동자가 설 땅은 어디인가? 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이 굳건히 의지해서 버틸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는가? 단호한 투쟁과 사업장과 업종의 벽을 넘는 계급적인 연대가 조직되었는가? 노동조합의 숨통이 끊어지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던 열사는 죽음으로 노동자계급의 연대와 단결을 호소했다.
우리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죽음으로 호소해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한 줌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이 착취와 가난과 질병, 죽음으로 쓰러져야 하는 잔인한 짐승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박종태 열사는 이 짐승 같은 세상에 핀 꽃이다. 우리는 열사의 고귀한 삶과 투쟁에서 이 착취와 억압의 사회를 분쇄하고 노동해방을 불러올 노동자의 투혼을 되새긴다.
이용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