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가 정당과 분명히 단절하자!
-그들에게 기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2일 오전 9시 촛불시민들이 여의도 민주당사를 점거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집시법 개정안(소위 마스크 법)을 여야 합의로 상정했는데, 이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민주당은 이밖에도 언론 법안을 100일 간 논의한 뒤, 표결처리하겠다고 합의했다. 출자총액 제한제도 폐지를 비롯한 MB악법의 핵심쟁점들에서 사소한 수정을 내건 타협을 제안하면서, 자본가들의 이익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의 동반자로서의 본모습을 드러냈다. 이처럼 자본가 정당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노동자와 서민들을 배신하는 일밖에 없다.
정치에서 노동자 민중의 배제
자본가 정당의 본질은 정치에서 노동자 민중을 배제하고 그들이 독점하는 것이다. 노동자 민중들이 정치의 주인으로 나서는 것은 그들에게는 가장 피해야 할 것이다. 정치는 국회의원들의 몫이라는 끊임없는 주장은 그 연장선에 있다. 노동자 서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들을 자본가 정당들이 쥐고 흔들다가 국회라는 협상테이블에서 팔아먹을 수 있는 권리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것이다.
자본가 정당은 대중들이 투쟁에 나서는 이유가 중요하지 않으며, 대중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그들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대중의 저항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막느냐에 있다. 이 점이 소위 마스크 법이라고 하는 집시법 개악안에 담겨있는 진실이다.
사실 3년 전 복면방지법을 제출했던 장본인들은 민주당의 이상렬, 최철국, 이시종 등이다. 노동자 민중의 저항권을 제거하는 데서 민주당은 항상 한나라당과 한통속이었다. 경제위기가 더욱 거세게 닥쳐올수록 민주당을 비롯한 자본가 야당들의 노동자 민중에 대한 배신 또한 더욱 본격화될 것이다.
닭 쫓던 민노당
그런데 민주노동당은 민주당과 협력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민주당과 국회에서 공동전선을 꾸려 MB악법을 막을 수 있다는 환상에 도취되어왔다. 이것은 민노당의 의회주의 노선이 취할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결과다. 여야합의 이후 민노당은 투쟁을 선언했지만 이것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 생존권과 민주주의는 자본가 정당들과의 공동 행동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들의 독자적인 투쟁과 정치적 진출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국회에서 자본가 정당들과 입씨름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 바깥에서 노동자 민중의 직접투쟁에 의지해서 자본가 정당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정치적 행동
이번 집시법 개악은 이런 대중의 정치적 행동을 적극 차단하겠다는 자본가들의 의지표현이다. 자본가들은 민노당 등의 의회진출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의 직접행동에 바탕을 둔 전투적 정치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쓰러져가는 의회정치를 대체할 ‘현장의 정치’, ‘거리에서의 투쟁의 정치’를 일궈나가자. 자본가들의 의회정치가 결코 마련해 줄 수 없는 정치적 공간을 투쟁을 통해 쟁취하자. 그리고 이런 정치를 일관되게 펼쳐 나갈 혁명적인 노동자 정당을 앞장서서 만들어가는 일을 주저하지 말자.
김상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