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내몰아서 정주노동자를 살린다?
노동자계급 다 죽이는 자본가 정권의 기만이다!
지난 4월 8일,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간사냥’이 또다시 자행됐다. 이번에는 단속과정에서의 폭력장면이 적나라하게 담긴 영상이 공개되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는 대전출입국관리소 단속반원들이 분식집 여성노동자 2명을 상의가 벗겨질 정도로 강제로 끌고 가는 장면이 담겨있다. 울며 사정하는 한 여성의 목을 단속반원이 거칠게 가격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살인적인 ‘인간사냥’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폭력단속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온갖 반인권적 행위들이 난무하는 단속 탓에 죽거나 다친 사람도 많다.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일하던 중국동포 권모씨가 단속과정에서 8층에서 추락해 사망했으며, 4월에는 마석 성생공단의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한 명이 3층에서 추락해 중상을 당했다. 짐승 사냥하듯 그물총을 동원한 단속에 얼마나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피눈물을 흘렸던가!
노예노동
이주노동자들은 단속·추방을 통해서만 노동권·생존권을 위협받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노동과정에서부터 극심한 노동착취에 시달린다. 법정근로시간(8시간)을 넘겨도 이에 대한 어떠한 추가임금도 없다는 근로계약서가 작성되는가 하면, 임금체불이나 퇴직금 미지급 등은 흔한 일이다.
이주노동자 대부분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거나 이를 겨우 넘는 임금을 받으며 살지만, 부산지역 이주노동자의 81.8%가 9시간 이상, 12%가 12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상황에서 3월 27일 벌어진 중소기업중앙회의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20% 삭감요구는 자본가들의 무한착취 욕구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
자본가 정권, 이명박 정권의 기만
이러한 ‘노예노동’과 ‘인간사냥’은 모두 이명박 정권을 비롯한 자본가 정권의 계획에 따른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요구는 지난해 9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발표한 방안에 힘을 얻은 것이다. 최근 몰아치는 단속·추방은 3월 19일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발표한 미등록 이주노동자 2만9천명 강제추방 계획에 따른 것이다.
자본가 정권은 이따위 살인계획을 내놓으면서 그것이 ‘정주노동자(내국인 노동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사탕발림을 잊지 않았다. 이는 완벽한 기만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공격은 정주노동자에 대한 공격과 ‘똑같은’ 맥락에 있다. 작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이란 토론회에서 자본가 정당과 정부 대변자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금융위기에 한국경제를 살리려면 이주노동자를 쫓아내고 공기업을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이주노동자 강제추방과 함께, 비정규직법과 해고요건 완화를 통한 노동유연화, 공공부문 구조조정, 단체협약 효력제한, 임금동결 등 노동자 모두에 대한 공격계획이 저들의 혀끝에서 흘러 나왔다.
단결투쟁으로 응답하자!
경제위기에 자본가계급은 이주노동자·정주노동자를 가리지 않고 모조리 죽이려 한다. 2월 말 부산, 울산, 경남에서만 4,245명의 이주노동자가 해고되는 바로 그때, 정주노동자들에 대한 무차별 해고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2008년 자본가계급은 162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자본가 앞에 이주노동자는 정주노동자는 똑같은 노동자일 뿐이다. 경제위기 시대, 자본의 공격에 맞서 노동자계급이 살아남을 길은 이주노동자, 정주노동자의 단결투쟁으로 되받아치는 것밖에 없다.
조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