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자식은 교육도 받지 말란 말인가?!
이명박 정권의 교육정책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의 공교육 붕괴와 사교육비 부담의 원인을 평준화교육에서 찾고 있는 이명박 정권은 취임 초기부터 학교서열화, 교육시장화의 야욕을 숨김없이 표출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자율화’라는 멋들어진 포장으로 결코 가려지지 않는다. 이명박 정권의 교육정책으로 인해 노동자의 자식들은 교육의 권리를 완전히 박탈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자율화? 상품화!
이명박 정권의 ‘자율화’ 조치는 교육영역에 철저한 경쟁논리, 시장논리를 도입하는 것에 다름없다. 대학에 자유로운 학생선발권을 부여한다는 이들의 계획은 국립대법인화와 맞물려 교육비 부담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대학 등록금, 공교육예산(32조원)에 버금가는 사교육비(30조원)로 인해 노동자계급은 고통 받고 있지만 그 정도는 날로 강화될 것이다. ‘자율화’ 조치는 등록금 인상을 가속화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기 때문이다. 국립대법인화를 목표로 한 국립대들의 등록금 인상률은 매년 10~30%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립대 같은 경우에는 이미 연간 1000만원 등록금 시대에 돌입하였다. 07년도 서울대 신입생의 39.8%가 소득수준 상위 10%에 속하는 반면(61.4%가 상위 20%) 하위 10%는 2.8%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사교육으로부터 배제’된 노동자계급의 자식들이 ‘교육 그 자체의 권리를 박탈’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드러내주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자율형 사립고 계획’을 통해 그나마 남아있는 공교육마저 완전히 상품화하고자 한다. 그는 “경쟁력 있는 고품질 공교육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확실히 끊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그의 “경쟁력 있는 고품질 공교육”을 받을 수 있는 건 제한된 부유층의 자식들뿐이다. 「수학의 정석」 저자로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 강화에 일조한 홍성대 전주 상산고 이사장은 “자율형 사립고가 성공하려면 규제가 없어야 하고 법인의 부담이 크지 않아야 한다”며, 선발권을 비롯한 교육의 통제권은 전적으로 자율형 사립고에 넘기되 재정부담은 최소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자율형 사립고가 과거의 ‘고등학교 입시’를 부활시키며 명백한 ‘귀족학교’로 자리매김할 것은 눈에 불 보듯 뻔하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아니 유치원 때부터 준비된 사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들, 노동자의 자식들은 교육의 기회로부터 철저하게 배제될 것이다. 이미 경기도 사립 특목고의 학생들은 오로지 공교육비로만 연간 1천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공’교육으로부터 노동자계급이 배제될 것은 너무나도 뻔하다. 게다가 이러한 특목고의 학생들이 남들보다 질 좋은 공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사교육을 받지 않는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이다. 이명박 정권의 ‘사교육비 경감’ 운운은 기만에 불과하며, 그의 ‘자율화 정책’은 다만 ‘교육의 상품화’, ‘자본가계급의 자식에게로 교육 몰아주기’일 뿐이다.
무상교육 쟁취!
그런데 교육에 있어서의 이러한 불평등, 노동자계급의 교육권 박탈은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이는 비단 이명박 정권의 등장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고 이전 정부에서도 존재했던 것이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교육비를 왜 노동자들이 감내해야 하는가? 노동력의 사회적 재생산 비용인 교육비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주거는 노동자계급의 중요한 투쟁요구다. 뿐만 아니라 가난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서는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실업의 해소, 비정규직 철폐 등은 자본주의 착취질서를 넘어서기 위한 투쟁이다.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절실한 투쟁요구를 사회주의적 요구라고 공격할 것이다. 수많은 부를 축적하고도 너희도 가난에서 벗어나려거든 열심히 일하고,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허리띠를 무한히 졸라맬 것을 강요하는 것에 반대하고 싸워야 한다. 이것이 사회주의라면 우리는 당당히 사회주의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가난만은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온갖 고생스런 노력으로 교육비를 마련하려고 장시간 노동에 내몰릴 것인가? 아니면 국가에서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자본가 정부가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에 맞서 싸울 것인가?
주영남(학사정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