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물러설 곳도 잃을 것도 없다, 투쟁으로 쟁취하자!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덤프, 레미콘, 굴삭기 등)의 총파업은 사실상 이미 시작되었다. 지금 현장 곳곳에서는 선전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회 총회를 통해서 결의를 모아나가고 있다. 비조합원들의 호응도 높아지고 있다. 6월 3일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16일 총파업 돌입이 통과되었는데 파업결의는 그 이전부터 조합원들의 가슴속에 솟구쳐 올랐다. 조합원들의 살아 있는 의지와 압력 때문에 중앙은 파업을 선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파업은 이미 조합원들의 가슴속에서부터 번져나가고 있다. 진짜 총파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던가?
건설노동자의 현실
정부가 지난 6월 8일 발표한 고유가 대책을 발표했다. 화물연대의 유가보조금을 2년간 연장하고 리터당 1800원을 넘을 경우 한시적으로 인상분의 50%를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경유가는 날마다 치솟고 있는데 이런 언 발에 오줌 누기 대책으로 어떻게 문제를 풀 수 있겠는가? 국민의 세금으로 생색을 조금 내서 일시적으로 위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꼼수일 뿐이다.
더군다나 건설기계에 대한 대책은 아예 없다. 기름값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형 물류자본과 석유자본, 건설자본은 수조원을 이익을 내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 5개 정유사들은 3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자본가들의 돈잔치는 계속되어야 하니까 모든 부담은 노동자들이 져라? 한 달 에 수 백 만원에 달하는 기름값으로, 세금으로. 경유값은1990년 평균 182원에 비하면 11배 폭등해 2000원을 육박하고 있다. 반면 운반단가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고 20년 전인 1990년에 비하면 1.5배 정도만 인상됐다. 하루하루 버는 대로 운반단가의 67%를 차지하는 기름값은 카드결제하고 (현재 고유가로 인하여 주유소에서 외상거래를 거부함) 차량 할부금 돌려 막으면 임금은 손아귀의 모래알처럼 소리 없이 빠져나간다. 늘어나는 것은 빚더미요, 건설기계노동자 둘 중 하나는 신용불량자 신세다. 언제까지 이렇게 당할 것인가?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최장의 노동시간(12~15시간) 작업을 하며 건설자본한테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 대다수의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새벽에 일어나 아침밥도 거르면서 일터로 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휴일이 없다. 비가 오지 않으면 쉬는 날 없이 계속 일을 해야 한다. 산재보험을 비롯한 4대보험 등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권리도 누리지 못하는 비참한 현실. 그래서 우리는 외친다. 우리도 인간이고 당당한 노동자다. 남들 쉬는 날 가족과 함께 쉬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다. 이번 파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우리의 절실한 소원인 노동시간 단축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름값을 자본가들이 부담하게 하고 운반비 현실화를 이뤄내며 산재 적용을 쟁취해야 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2008년 5월 1일 공정거래 위원회에서 의무적으로 작성하라고 고시한 표준임대차 계약서의 전면 적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고시된 ‘표준임대차계약서’에 따르면, 건설기계장비에 대해 ‘1일 8시간, 1개월 200시간’을 기준으로 임대차계약을 맺도록 하고 대여료는 15일 이내 직접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우리가 파업으로 떨쳐 일어나서려고 하자 “표준임대차계약을 빠른 시일내에 정착시키겠다”는 껍데기뿐인 말뿐으로 우리를 또다시 기만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만큼은 '노력하겠다' 따위의 말뿐인 약속이 아니라 전면적인 실제 적용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다. 현장에서 이를 뿌리내리게 만들 것이다. 건설협회, 전문건설인협회는 노동시간 단축이 미칠 파장을 생각하며 우리 요구를 거부하고 있고 현대, GS, 대림 등 대형 건설자본 역시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종이조각으로 만들기 위해 탄압을 계획하고 있다. 맨 앞에서 타워크레인 동지들을 탄압하고 있는 자본들도 바로 이 거대자본들이다. 우리의 힘만이 저들이 무릅꿇게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더 크게, 더 강하게 싸워나가자!
이번 총파업은 지난 3년간의 총파업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현장노동자들의 절박함이 크고 의지 역시 강하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일을 해서 죽으나 차량를 세워놓고 죽으나 똑같다” 이렇게 당장 기름값 폭등으로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이곳저곳에서 투쟁을 강력히 호소했다. 이번에야말로 정부와 건설자본을 상대로 결전을 치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명박 정부의 탄압을 두려워하고 '먼저 치고 나가는 세력은 커다란 탄압을 받을 것'이라며 투쟁을 겁낸다면 그것은 우리 스스로 기회를 차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되면 우리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아주 처참히 뭉개질 것이다. 현장의 조합원들은 지도부가 정부와 건설자본과 서로 입을 맞추고 대충 넘어가는 것을 그냥 지켜보지 않을 것이다. 적들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지만 우리 노동자들의 힘을 믿지 않고 적들의 힘만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투쟁을 겁내고 언제든 뒤로 빠져나갈 궁리를 한다. 하지만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때에 따라 패배하고 희생도 치르겠지만 결코 투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투쟁 속에서 단련되어 나갈 것이다. 그렇게 해서 더 크게 뭉쳐나갈 것이다. 우리 스스로의 힘을 믿고 투쟁하자! 더 많은 레미콘 동지들, 굴삭기 동지들과 함께 해 나가자! 무늬만 산별이 아니라 연대의식이 살아 있는 산별, 투쟁하는 산별을 향해 나아가자! 노동자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
건설노조 건설기계 충남지부 조합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