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건넨 것은 노동자들의 피와 살점
태광실업은 나이키 운동화를 OEM방식으로 생산납품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부산의 작은 신발공장에서 시작했다. 태광실업은 혹독한 노동력 착취와 노동조합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으로 경쟁사들을 하나씩 제끼고 한국 굴지의 신발제조업체로 성장했다. 결국 나이키와의 제휴까지 이뤄냈지만,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해외로의 공장이전과 대량해고였다.
마약, 연예인 성매매, 거액의 도박 등의 온갖 범죄까지 저질렀지만 법망을 용케 피해갔던 것은 정관계 로비 덕분이었다. 이 로비 자금은 베트남 호치민과 중국 산동성의 노동자 26000명에 대한 착취를 통해 조성한 것이다.
자본가 언론들은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박연차가 뒷거래를 통해서 챙긴 돈과 정치인들에게 흘러 들어간 돈은 사실 그리 큰 액수는 아니다. 태광실업이 노동자들로부터 강탈해가는 수천억, 수조원의 피와 땀에 비한다면 세발의 피다. 비자금과 뒷거래는 이런 거대한 착취를 확대하기 위한 도구다. 여기에 협력하면서 정치인들은 떡고물을 받아 처먹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되찾아야 하는 것은 단지 검은 돈 몇 백 억이 아니다. 또한 이런 자본가 정치판을 확 갈아엎을 새로운 정치체제를 고민해야 하지 않겠는가?
김상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