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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 [26호]신영철의 이메일이 아직 말하지 못한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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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02 14:11 | HIT : 2,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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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의 이메일이 아직 말하지 못한 것
자본가 법률에 대한 분노
신영철씨의 비밀스런 이메일 내용이 공개되면서 촛불을 잠재우기 위한 정권의 수많은 야비한 음모들 중 하나가 더 밝혀졌다. 여론이 들끓자 진상조사단은 신영철 대법관이 이메일과 전화로 재판진행에 관여함으로써 사법행정권을 남용하였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렸다. “자진 사퇴해야 한다”, “탄핵해야 한다”, “구속 수사해야 한다” 등의 분노가 저변에 깔려있지만, 현행 자본가 법은 낮은 수준의 징계 이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사법부를 자본가 권력의 시녀로 마음대로 이용해먹기 위한 안전장치다.
물불을 안가리는 복수혈전
정의를 위해 싸우는 투사들에게 불법이란 낙인을 찍고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면서 철저하게 짓밟아 버리겠다는 야비한 시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널려 있는 것이다.
용산 철거민들이 정부와 자본의 대책 없는 재개발 정책에 반대하며 설치한 망루를 무리하게 진압하면서 발생한 참사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자, 연쇄 살인범 강호순 사건을 자극적으로 방송에 내보내라는 은밀한 이메일. 이 지침으로 정부는 철거민들의 투쟁을 생매장시키려 발악했다.
소위 “블랙리스트”라는 “살생부”를 보자. 자본가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떠돌아 다니면서 한번 찍힌 노동자가 영원히 취업하지 못하도록 족쇄를 채우는 “자본가들 사이의 이메일”. 노동자 투사들을 더 이상 살려두어서는 안 된다는 복수에 불타는 이메일이다.
위기에 몰린 자본가들은 단 한 명의 노동자 투사이지만 굴하지 않는 투사의 모습이 노동자 대중들에게 던져주는 메시지, “노동자가 잃을 것은 쇠사슬이오, 얻을 것은 전세계다!”는 메시지가 겁났던 것이다.
들통나지 않은 수많은 이메일
신 원장의 이메일이 “법원장인 내 뜻이 그러하니 웬만하면 들어라, 시간이 부족하며, 뒤는 내가 봐주겠다”는 내용이라면, 신 원장의 이메일 지시와 꼭 닮은 것이 또 있다. 용산 재개발 현장이다.
재개발이 하루 늦어질 때마다 얼마의 손실이 나는지 주판알을 튕기면서 건설자본은 빠른 진압을 요청한다. 경찰은 용역깡패들과 전화를 교환하면서 철거반원들의 뒤를 봐준다. 검찰은 모든 책임을 철거민들에게 돌리기 바쁘다. 이것이 자본가들과 정부 사이의 보이지 않는 이메일이다.
노동자계급이 권력의 주인이 된다면 이들에게 얼마만한 형량을 때려야 할까?
법은 결코 중립적일 수 없다.
만약 법이 중립적이라면 비정규 악법들은 상정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만약 법이 중립적일 수 있었다면 자본주의는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MB정권이 2009년 초 법치주의를 강조한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을 때, 법관들, 검찰들, 경찰들이 앞다투어 노동자계급을 어떻게 공격할 지를 머릿속에 그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노동자 민중에 대한 공격을 담은 이명박의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된 것이다. 지금 이 악당들은 미디어 법, 집시법, 비정규법 등을 뜯어 고치면서 공격의 칼을 갈고 있다.
“법의 공정한 적용”은 좋은 말이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상이다. 법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자들이 칼을 휘두르는 것을 정당화시키는 장치에 불과하다. 진정 나아갈 방향은 여기에 있다: “그 무엇이건 자본가들과 정부의 착취와 탄압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악법이라면 어겨서 극복하리라!”
위기의 MB정권
두 달이 넘게 지속된 용산투쟁은 이명박 정권이 보기엔 눈엣가시다. 용산 범대위 김태연 상황실장에 대한 구속 수사, 박래군 동지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등은 이명박 정권이 현 상황을 빠르게 수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정치적 위기의식의 발로이다.
MB정권은 파탄난 경제의 책임을 대중들의 투쟁 탓으로 돌리면서 벗어나려 시도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이 책임을 묻는 대중투쟁이 분출할 것이 두려워서 불씨가 될 수 있는 모든 투쟁에 대해 잔인한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과 자본가들은 자본가 법과 공권력을 빙자한 공안기구를 앞세워 더욱 강화된 공격을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쏟아 부으면서 묻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설 수 없다면, 고통을 감내하면서, 자본주의 질서를 따르라”.
이에 대한 사회주의자들의 대답은 하나다. “자본주의는 노동자들에게 고통만을 가져다 줄 뿐이다.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사회주의 노동자 국가의 새로운 질서를 투쟁 속에서 만들어 나가자. 저항의 진지를 현장에서, 모든 투쟁에서 만들어 나가자”.
김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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