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의 시대! 실업에 맞서 청년들이여, 투쟁하자!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실질실업자가 무려 350만 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졸업시즌을 지나면서 그 수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2007년 28만 명이던 신규 취업자가 작년에 14만 명으로 반 토막 났고 올해는 4만 명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56만 대졸자 중 4만 명만 일자리를 구하는 셈이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에서도 대책을 내놓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대책이라는 것들이 하나같이 엉터리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얼마 되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생기는 일자리도 전부 저임금에 비정규직이다. 오바마는 실업문제가 아무리 심각해도 ‘아무’ 일자리나 만드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하는 판국에, 이명박은 이 기회에 비정규직이나 양산하자는 심보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청년 인턴제’든 ‘4대강 살리기’든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일자리의 질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는 말이 실업문제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시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청년들을 일시적으로 실업상태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노동하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작년 말 우리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20대 남성 1명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다. 만약 우리가 청년실업에 반대하는 투쟁을 힘차게 전개하여 생존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이러한 구조적 살인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청년실업 반대! 이제는 투쟁을 시작할 때이다.
<청년실업 반대 1만인 선언/행동>을 시작하자!
이제 우리는 청년실업자에게 안정된 일자리와 생존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이러한 요구를 받아 안아 공공부문에서 충분한 임금수준으로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엉터리 해결책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더불어 이러한 과정 속에서도 아직 일자리를 제공받지 못한 실업자들에게는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복지가 제공되어야 한다. 실업급여의 양과 지급대상을 늘리는 방식이든, 최저생계비를 비롯한 생활보호기금의 양과 지급대상을 늘리는 방식이든, 모든 실업자의 인간다운 생활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업자운동의 전통이 없는 한국에서 청년실업 반대 투쟁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두려워하지는 말자. 이미 경제위기와 실업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는 충분히 올라 있다. ‘일자리가 줄면 경쟁에서 이기자’, ‘등록금 오르면 장학금 받자’며 광장의 구호 대신 적자생존에 몰입했지만, 결과는 서류탈락의 쓴잔. 작년 촛불시위로 중고등학생인 동생들과 유모차를 끌고나온 주부들이 일궈낸 광장에서 이제 우리 현실을 얘기하자’는 외침이 솟아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분노와 의지를 모아 투쟁을 대중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청년실업 반대 1만인 선언/행동>을 조직하는 데에서부터 운동을 시작하자. 2008년 우리는 <비정규직 철폐 1만인 선언/행동>을 통해 대중적인 비정규직 철폐투쟁 흐름이 형성되는 것을 본 바 있다. <청년실업 반대 1만인 선언/행동> 역시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다.
‘1만인 선언’을 조직하며 청년실업 문제의 심각성과 청년실업 반대 투쟁의 필요성을 더욱 대중적으로 알려내자. 그리고 이를 ‘1차, 2차, 3차 행동’으로 모아내자. 좌절 말고는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없던 실업자들은 기꺼이 투쟁에 합류할 것이다.
정해진 미래는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가만히만 있다가는 결코 패배를 면치 못할 것이다. ‘승리할 것인가, 패배할 것인가?’는 지금 투쟁에 나서느냐 마느냐가 결정한다. 거침없는 투쟁으로 반드시 승리하자!
조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