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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노동자운동 : 노해연-30호] (번역) 미국 대선과 이라크전쟁
 정책위  | 2008·05·29 07:52 | HIT : 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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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해연_30호]_(번역)_미국_대선과_이라크전쟁.hwp (21.0 KB), Down : 237
  • 번역글 | 미국 대선과 이라크전쟁



    다음 글은 미국의 한 좌파그룹이 올해 1월 말 초고를 작성하고, 상황 변화를 고려해 이후에 약간 보완한 것이다. 이 글에서는 먼저 미국 반전투쟁의 상승국면을 어느 정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미국 대선에서 ‘부시 반대’, ‘민주당 지지’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다. 부시 정부에서 민주당 정부로 바뀌는 것은 제국주의 약탈전쟁을 끝장낼 수 없으며, 약탈전쟁의 주체 즉 학살자의 얼굴을 바꿀 뿐이라는 점을 이 글은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 글은 부시를 반대하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전술은 케리와 같은 또 다른 학살자에 대해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런 교훈은 지금 한국에서도 유효하다. ‘탄핵반대’는 사실상 노무현 정부 방어로 이어지는데, 이런 전술은 지난 1년 동안 가진 자들의 정부라는 실체를 똑똑히 보여주었으며, 앞으로 더욱 탄압의 발톱을 곧추 세울 정부에 대해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는 자본가정당의 꼬리로 전락한 미국 노조관료들의 초라한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한국의 민주노조들이 미국 노조들만큼 정치적으로 타락하지는 않았다는 점이 그마나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노조의 ‘오늘’은 한국의 민주노조가 올곧게 전진하지 못한다면 갈 수밖에 없는 ‘어두운 미래’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 노조의 타락한 모습은 한국 민주노조운동이 단호하게 거부해야 하며, 냉철하게 분석하여 교훈을 얻어야 하는 타산지석이자 반면교사이어야 한다.
      참고로 이 글은 원래 글에서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절반 정도만을 간추려 번역한 것이다. 이 글이 미국, 이라크 등 국제정세에 관심이 있는 동지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 옮긴이 주.

    전쟁에 반대하는 민중
      2002년 말과 2003년 초에 본격적으로 정치행동이 시작됐을 때 전국에 걸쳐 강한 반전투쟁이 벌어졌다. 거의 모든 도시에서 사상 최고의 시위들이 물결쳤다. 신문들은 사회의 ‘주류’(즉, 나라의 단면을 보여주는 평범한 민중과 보통의 가족들)가 시위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큰 도시들에서만이 아니라 작은 도시들에서도 밤늦게까지 평화집회가 열렸다. 대학 캠퍼스와 고등학교에서 학생과 교사들은 정치토론회, 영화 상영, 시위를 조직했다. 여러 도시의 많은 고등학교에서 동맹휴업이 벌어졌다. 거기에는 종종 학생과 교사가 함께 참가했다. 이런 일은 베트남전쟁 때에도 자주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몇몇 지역노조의 간부들은 전쟁에 반대하는 지역위원회를 조직했다. 이것도 베트남전쟁 때는 이런 규모로까지 일어나진 않았다. 물론 2월 15~16일 주말에는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거대한 시위가 있었다.
      대도시나 중간규모 도시의 시의회에서는 반전 결의안을 통과시켰는데, 특히 노동자계급이 대규모로 집중되어 있는 곳에서 더욱 그랬다. 대부분의 결의안은 미국이 공격을 하기 전에 UN의 승인과 제재를 받을 것을 요구했다. 이것은 전쟁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전쟁 반대를 ‘전쟁의 기본 가정을 받아들이는 방향’[약탈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UN의 승인을 받으면 약탈전쟁도 인정할 수 있다는 태도이므로]으로 바꿔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쨌든 지방 정치인들조차 반전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을 보면 얼마나 반전 분위기가 확산됐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3월 19일 미국이 전쟁을 시작했을 때, 정치인들과 뉴스 미디어는 의기양양해서 여론조사를 보면 반전 분위기가 약화됐다고 선언했다. 여론조사는 너무 믿을 게 못된다. 특히 전쟁이 막 시작된 상태에서 낯선 사람이 전화로 물어보는 것에 뭐라 답할지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미국 군대가 이라크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바드다드가 함락된 다음에도 미군이 돌아오지 않자 여론조사 결과도 곧바로 바뀌었다. 전쟁 찬성률은 떨어졌다. 끝이 보이지 않고, 위험하며, 피를 흘려야 하는 수천마일 떨어진 점령지에 미국 군인들이 보내져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항의와 분노의 목소리들이 군인들과 그 가족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여름에는 가족들 사이에서 분노가 워낙 커서 어느 행사장에서는 성난 아내, 어머니, 아버지들이 폭동 일보직전까지 갔다. 그래서 한 장교와 그의 측근들은 거기에서 빠져나올 때 철저히 호위를 받아야 했다. 2003년 10월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반전시위는 이라크에 파견된 군인들의 가족들의 조직인 ‘군인가족의 함성(Military Families Speak Out)’의 대표단이 이끌었다. 행진할 때 여성 연사가 이렇게 외쳤다. “군대를 늘리지 말라!”, “군대를 이동시키지 말라!”, “그들을 대체하지 말라!”, “그들을 즉시 집으로 돌려보내라!”
      지금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보다 시위가 줄어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쟁은 냉담한 반응만을 얻고 있다. 1월 8일 ≪LA 타임즈≫는 최근 갤럽 조사에서 오직 35%만이 미국의 전쟁 수행을 잘 한 일이라고 한 반면, 거의 60%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충분한 이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부시는 반대, 전쟁은 지지
      최근에 민주당의 주요 후보들은 모두 전쟁을 하워드 딘이 얘기했듯이 ‘잘못되고’ ‘끔찍한 도박’이라고 비난한다(전쟁 찬성을 분명히 표방하는 리버만은 예외지만). 그러나 케리, 딘, 클라크, 에드워즈 모두 이라크를 계속 점령하는 것을 지지한다. 초기에 전쟁에 반대한 딘조차 “우리가 그곳에 있고, 곤경에 빠져 있으니까...”라고 말한다. 결국 그는 당선될 경우 부시가 만들어놓은 테두리 안에 머물 것이다.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것은 국가안보의 문제다. 우리가 이라크에서 떠난다면, 결과는 미국에게 아주 안 좋을 것이다.”(≪워싱턴 포스트≫, 2003년 8월 25일)
      민주당은 자신들과 부시의 차이가 자신들이 UN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결국 미국의 점령비용을 그런 방식으로 줄여보겠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사고는 작년 10월 케리가 쓴 글에서 전형적으로 드러난다. 그는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서 870억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는 부시의 요구안을 거부한 것은 전쟁에 반대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전후 이라크에 자유와 번영을 가져다줄 수 있는 강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나는 부시의 요구안이 부담을 다른 나라와 함께 지지 않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 이런 노력을 세계가 함께 기울이도록 할 때만 이라크에서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UN을 장악해야 한다.”
      확실히 어떤 후보도 군대를 곧바로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또한 누구도 틀림없이 전쟁을 확대시킬 부시 정부의 군 증강 정책을 비난하지 않았다. 케리, 딘, 클라크, 에드워즈 그들은 부시가 이라크에 군대를 더 많이 파병하려 할 때 이를 막기 위해 민주당원들을 조직하려고 시도라도 했는가? 그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라도 했는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따라서 케리, 클라크, 에드워즈, 딘의 선거는 이 전쟁을 중단시키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단지 침략전쟁의 주체를 지금의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바꾸는 것일 뿐이다.

    낡은 게임의 되풀이
      반전 정서를 등에 업고 선거에 출마해서 권력을 잡은 다음 똑같은 전쟁을 되풀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 것이다. 1916년 1차 세계대전 와중에 윌슨은 “그가 우리를 전쟁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슬로건을 들고 대선에 나갔다. 하지만 1917년 3월에 취임하자 그는 한 달 만에 미국을 전쟁으로 끌고 들어갔다. 1940년 루즈벨트는 2차 세계대전 중에 ‘중립’을 내세우며 대선에 출마했다. 하지만 ‘중립’은 전쟁준비 사실을 감추기 위한 위장막이었다. 일본을 너무나 철저히 봉쇄해 버렸기에 일본은 결국 무역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공격을 감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선거 기간에 평화 카드를 이용하는 것은 민주당만이 아니었다. 베트남전쟁이 진행 중이던 1968년에 공화당 닉슨은 베트남전쟁을 끝낼 수 있는 ‘극비의 평화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닉슨은 5년간이나 전쟁을 계속했고, 전쟁 막바지에는 가장 거대한 폭격을 하라고 명령했다. 심지어 2000년 대선에서 조지 부시는 클린턴 행정부의 전례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것은 클린턴 정부가 소말리아, 보스니아, 코소보 등에서 자행한 최근의 소규모 전쟁들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당선 후 부시 정부는 아프카니스탄, 이라크전쟁 등에서 클린턴 정부의 전례를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은 자본가정당들이 이미 오래전에 했던 게임을 단순히 되풀이하는 것일 뿐이다. 이제는 더 이상 ‘전쟁반대’를 내건 후보들이 나라를 전쟁으로 몰고 가고, 확전으로 나아갈 때 미국 대중이 범했던 방향상실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노조관료들
      [순전히 쇼일 뿐이지만 ‘반전’ 입장을 표방한] 하워드 딘을 지지한 것은 노조관료들이 전쟁을 반대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어떤 노조관료도 전쟁을 반대하지 않았다. 부시가 전쟁준비에 한창일 때, 서비스노조는 “미국은 UN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노총의 스위니 위원장이 미군 부대들을 지지한다는 구실로 노총은 전쟁을 지지한다고 선언했을 때, 서비스노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후 입장변화는 없었다.
      노조들이 딘의 주지사 시절 경력에 감명을 받아 지지한 것도 아니었다. 딘은 주지사 때 사회복지와 교육예산은 삭감했으며, 노동자들이 내야 할 세금과 요금은 인상했다. 사실 그는 이 측면에서 다른 민주당 주지사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딘은 다른 민주당원들처럼 노조관료들과는 ‘사태를 원만히 수습’해 왔다. 딘은 자신을 클린턴 스타일의 ‘중도적’이고 ‘특별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사람으로 포장했다.
      하지만 그것은 노조를 구워삶기 위한 외교적 수사였을 뿐이다. 사실 딘은 노조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사실 버몬트 주에는 35,000명의 노조 조합원이 있는데 그들은 대부분 교사들이다. 딘은 단체교섭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함으로써 교사노조를 공격했다. 노조는 반대했지만 그는 밀어붙이려 했다. 교사노조는 1996년과 1998년 선거에서 딘을 지지하지 않았다. 게다가 딘은 자주 노조를 적대시했다. 캐나다 근방에 있는 주의 주지사로서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찬성했다. 또한 그는 많은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년퇴직 연령을 68세 또는 70세로 올려야 한다며 사회보장제도를 공격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의료보험제도는 완전히 엉망진창이기에 보험수급액 삭감을 포함해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이 노조들은 딘을 지지하는가? 공무원노조와 서비스노조를 대표해서 서비스노조 의장인 앤드류 스턴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들을 투표장에 가게 할 수 있는 후보, 부자들을 각성시킬 수 있는 후보, 자신과 부시를 분명하게 차별화할 수 있는 후보가 바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다.” 한마디로, 서비스노조와 공무원노조의 판단은 딘이야말로 부시를 때려눕힐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게파트와 딘이 경선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문제가 다르다. 2월 19일 미국노총 지도부는 존 케리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다른 노조들이 어떻게 결정할지가 남아 있지만, 기이한 것은 그들이 ‘두목’들을 따를 것이라는 점이다. 거의 바뀌는 일이 없을 것이다. 사실 어느 민주당원이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노조관료들은 그를 지지할 것이다. 노조관료들은 노조기구를 이용하여 선거운동 행사를 도울 것이며, 전단을 돌리고, 투표하러 갈 것이다. 노조 정치기금에서 수백만 달러를 선거기금으로 쓸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노조의 이런 노력은 민주당 경선에서 누가 이기든 대중 속의 반전 정서를 교묘하게 이용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노조들은 민주당 후보가 반(反)노동자 경력을 감출 수 있도록 가면을 씌워줄 것이다. 그들의 행동은 케리와 같은 인물에게조차 환상을 갖게 만들 수 있다. 한편 그것은 전쟁을 막는 효과적인 장벽을 설치하지는 못할 것이다. 더구나 그들은 미국 안에서 노동자계급이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실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다. 노조관료들에게 그런 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민주당을 권좌에 앉히는 것이다.

    11월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케리나 에드워즈 등 어떤 ‘반전’ 민주당원이 대선 후보가 된다 해도, 11월 대선에서 자동으로 이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실 그가 극복해야 할 첫 번째 장벽은 선거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다년간의 무관심이다. 그런데 이런 무관심에는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정말로 유권자의 절반 가량이 최근 대선에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 특히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기권율이 더 높았다. 만약 이 민주당 대선주자들 가운데 누구라도 선거에서 이긴다면, 그것은 보통 때보다 노동자 다수가 ‘자기가 나서면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믿고 투표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 모든 노동자들이 전쟁을 멈추겠다고 말하는 어떤 후보를 찍기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부터 전쟁에 맞서 싸우고 미국에서 자기 계급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서도 쉽게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11월까지 기다릴 이유가 전혀 없다. 9개월 이상 학살이 더 이루어지도록 내버려둘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노동자계급의 처지가 계속 하락하는 것을 방치할 이유가 있겠는가?
      이 전쟁을 이끈 정치인들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혐오는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뿌리가 깊다. 이런 혐오는 지배자들이 미국 안에서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공격해대기 때문에 더욱 증폭된다. 그와 같은 감정들은 노동자 자신들을 위한 감정으로 바뀔 수 있다.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힘을 결집하고, 조직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대한 자신감을 다시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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