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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론 - 누구를 기만하고 무엇을 은폐하나
 편집위  | 2008·04·25 12:51 | HIT : 2,249
[▲ 대합실에 모인 노숙자들. 자본주의 성장의 필연적 결과]

성장론 - 누구를 기만하고 무엇을 은폐하나

[2008년 4월 17일자 기사]

이명박은 ‘747’ 계획을 내걸고 있다. 연간 7% 경제성장으로 1인당 국민소득 4만불, 세계 7대 경제강국으로 도약시켜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성장은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 분명하므로, 자신은 “노동자 프렌들리”(노동자 편)이라는 망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성장론이 취하고 있는 논리란 간단하다. “자본가들을 위한 전면적인 지원, 노동자에 대한 탄압 ⇒ 자본가들의 투자 의욕 고취 ⇒ 투자 확대에 의한 경제 성장 ⇒ 일자리 확대 및 국민들의 수입 증대”란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것은 노동자 민중의 삶을 파탄으로 내모는 착취 강화 계획, 한마디로 자본가들의 이윤욕을 그럴 듯한 이데올로기로 포장하는 사기술에 지나지 않는다.

위선

성장론이 감추고 있는 비밀은 “누구를 위한 투자이고 성장인가?”라는 가장 단순한 계급적 질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윤을 확대하는 것”이다. 만약 이윤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투자는커녕 회사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자본을 철수할 것이다.

여기까지는 자본가 정부나 자본가 단체들은 승인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렇게 이윤 확대를 위한 자유를 사장들에게 주지 않고서 어떤 사장이 투자를 확대하겠느냐?’고 그들은 말한다. 당연한 얘기다. 그것과 다른 자본주의 사회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경련의 주문대로, 노동자들의 투쟁의 권리를 빼앗고 자본가들의 이윤을 늘려줄 수 있는 갖가지 장치들 - 가령  중소기업 상속세 공제 범위를 30억원에서 대폭 늘리는 것, 종합부동산세 인하, 투자와 관련된 사회적 차원의 규제 철폐,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 장치 - 을 도입한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만! 그들은 사장들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에만 ‘진실’을 인정한다. 사장들에게 불리해지기 시작하는 순간, 그들은 ‘환상과 기만’으로 도피한다. 한마디로 마치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지 않는 것처럼 가정하기 시작한다. 사장들의 이윤 증대를 위한 투자가 현실에서 반드시 동반할 수밖에 없는 것들, 그리고 그것이 낳을 수밖에 없는 객관적 결과에 대해 그들은 의도적으로 침묵한다.  

이윤을 위한 투자가 함께 하는 파트너

이윤 증대를 위해선 우선 고용 인력을 최소화해야 한다. 두 사람이 하던 일을 한 사람에게 시켜야 한다. 해고와 노동강도가 늘상 발생한다. 정규직 일자리를 줄이고, 절반의 임금으로 부릴 수 있는 비정규직을 확대해야 한다. 이것은 ‘공공부문에서 대규모 인력감축을 실시하고, 비정규직 사용기한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등의 이명박 정부의 성장 실현 방안에 정확히 구체화되어 있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가 달성하기를 원하는 노동자의 저항과 투쟁권을 제거하는 순간, 사장들은 그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무자비하게 덤빌 것이다.

아주 가끔은, 성장이 어느 정도 이뤄져서 일자리와 수입이 조금은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구가해온 한국이 거기에 해당된다. 70, 80년대만큼은 아니지만, 90년대 말과 200년대 초반에도, 한국의 투자율은 OECD 국가 평균 투자율을 10% 상회하는 30%에 달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경제 성장의 과실은 누가 가져갔는가?” 국민이 배부르게 되는가? 국민은 명백히 부자들과 가난한 노동자 민중들로 분열되어 있다. 성장의 결과들은 바로 자본가, 대주주들이 대부분 독식한다. 경제가 성장해, 약간의 일자리가 생기고 수입이 절대적으로 늘더라도, 그것은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증대하는 희생을 치른 대가일 뿐이다. 초고속 성장의 신화가 진행되었던 70년대 이후 지금까지 한국의 불평등 지수는 3배 이상 확대되었다. 그 동안 늘어났던 일자리마저도, 90년대 이후 비정규직 일자리일 뿐이었다.  

성장마저도 붙잡는 자본주의의 모순

“애써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그렇게 해서 만든 물건들은 누가 소비할 것인가?”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들이 이윤을 확대하기 위해 수행한 조치들 - 해고와 저임금, 비정규직 제도 - 은 소비를 대폭 축소한다. 다수 소비자인 노동자 민중이 소비할 여력이 없을 때, 시장은 좁아지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노동자 민중의 생활수준이 밑바닥으로 떨어져, 내수 시장은 포화상태라는 점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일이다.

여기에 자본주의의 무계획적 생산의 효과가 덮친다. 어떤 자본가도 투자 확대의 결과가 성공일지 파산일지 장담할 수 없다. 이런 불확실성은 자본주의 시장이 세계화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그것의 결과는 무엇인가? “투자를 통한 성장만이 살 길이다”고 자본가 단체와 자본가 정당들은 외친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는 꼬리를 내리는 작자들은 바로 그들이다. 자본가들의 투자는 갈수록 방어적이고, 생산 자본에 대한 투자율은 모든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낮아지고 있다. 생산한 것들에 대한 확실한 판매, 그리고 이 판매로부터 얻어지는 확실한 이윤에 대해 그들 스스로가 결코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로서는 어찌 해볼 수 없는 이런 객관적 상황 앞에 대자본가들이 할 수 있는 것이란 부패하고 기생적인 방향으로 퇴보하는 것이다. 모든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위험은 생산 자본이나 하청 자본에게 전가하고, 이익은 금융 대자본이나 원청 대자본이 챙기는’ 약탈적인 이윤 챙기기가 대자본가들의 수법이 되고 있다. 대자본은 기생적이고 약탈적인 금융자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금융과 산업의 분리 정책을 없애, 재벌의 금융업 진출의 길을 열어주려는 이명박 정부의 성장 정책은 그런 기생적 시도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

모순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기

모든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성장률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자본가들은 모순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극적인 사례는 미국이 보여준다. 1970년대 중반과 80년대 초 심각한 경기후퇴 앞에서 미국 자본가계급은 노동자에 대한 공격으로 대응했다. 70년대 말부터 90년대 말까지 미국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하락했고, 노동시간은 대폭 증가했다.

노동자에 대한 착취 강화로 80년대 중반과 90년대 말까지 자본가들의 이윤율은 부분적으로 회복되었고, 이것은 이른바 미국 경제의 호황으로 이야기되었다. 그러나 노동자 민중의 구매력 저하로 좁아지는 시장이 골칫거리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부동산 담보대출) 등 인위적으로 노동자들의 구매능력을 높이는 단기 처방을 통해 형식적인 호황은 작년 초까지 그럭저럭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조치들은 모순의 폭발을 잠시 유예시키는 임기응변 조치였을 뿐만 아니라 폭발력을 높이는 장치이기도 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자, 가계 파산 위험에 직면한 노동자들의 구매 능력은 급속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그 단적인 표현이다. 시장의 급격한 축소, 그에 따른 미국 경제 전반의 후퇴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와 함께 노동자들에 대한 대량 해고가 자행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성장 약속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표면 위로 부상한, 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위기에 비춰볼 때 지켜질 수 없을 것이다. 미국 경제의 후퇴는 전세계 자본주의 나라들을 덮치고 있다. 자본주의는 이미 세계자본주의인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성장론 집행의 기수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4월 15일자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서 당초 얘기한 6%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이미 한 발 물러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대량 해고와 저임금 등 노동자에 대한 배가된 공세일 뿐이다. 법인세 인하 등 이른바 작은 정부를 통한 성장 정책은 그나마 존재하는 사회복지까지도 대폭 축소할 것이다. 성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도입하는 단기 처방전, 가령 금리 인하와 부동산 시장 자율화는 물가와 주택가격을 폭등시켜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더욱 옭아맬 것이다.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자본가계급은 지배계급으로서 이 성장론을 수백년 동안 실제 집행해왔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모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의 가장 절박한 공통적 요구는 여전히 ‘일자리와 생활 임금’ 요구다. ‘성장론’이 노동자 민중에게 약속하는 것들이 현실에서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것처럼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가 어디에 있겠는가?

사장들의 이윤을 환수해서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지키는 수단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성장론을 지껄이며 노동자운동에 대한 탄압에 나서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항해 단호하게 투쟁해야 한다. 가령 현재 56%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자본가들이 추가 지불해야 할 임금은 약 100조원이다. 이 100조원은 비정규직 제도를 통해 한국 자본가계급이 매년 추가로 거두어들이고 이윤의 규모를 정확히 보여준다. 매년 사장들에게서 100조원만 환수하면 비정규직 문제는 바로 풀 수 있다. 그런데 사장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만 해도, 무려 300조원이다. 게다가 ‘100조원의 환수’는 생산과 소비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강력한 조치다.

그런데 그러한 분배는 자본가의 이윤을 잠식한다! 그것이 집행되는 바로 그 순간, 모든 자본가들은 생산을 대폭 축소하고, 직장폐쇄로 대응할 것이다. 그렇기에 다음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만, 분배를 위한 투쟁은 비로소 자본주의 성장론에 맞선 대안이 될 수 있다. “한 줌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한 자본주의 생산체제를 철폐하자! 생산의 동기가 노동자 민중 전체의 생존과 번영인 사회주의 생산 체제를 수립하자! 부자들의 반항을 제압하기 위한 정치적 무기인 노동자 정부를 수립하자!”

최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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