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철폐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
국정원법, 테러방지법, 통신망법, 통신비밀보호법 등 각종 폭압기구를 강화하기 위한 입법들이 이명박 정부에 의해 추진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5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7차 회의’에서는 이른바 평화집회구역을 설정하는 등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고, 26일에는 검찰과 법무부가 ‘상습 시위꾼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거침없는 공안정국 드라이브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유모차 부대까지 수사선상에 올라오고 있으며 8월 26일 사노련 회원 7명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연행한 후 한 달 만인 9월27일에는 국가정보원이 직접 나서서 통일운동단체인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사무실과 자택 등 25곳을 동시 압수수색하고 7명을 연행하여 이중 6명을 구속시켰다. 2004년에 사라졌던 대검 공안 3과도 부활시키려하고 있다.
이미 노동자들의 파업권은 많은 부분 봉쇄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필수유지업무제도는 도시철도에 이어 서울지하철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손배 가압류 적용 강화는 말할 것도 없다.
위기의 자본주의가 내세운 필연적 결론
무엇이 이명박 정부를 이처럼 노골적으로 폭압적 본성을 드러내도록 몰아붙이고 있는가? 무엇보다도 그것은 전 세계적인 자본주의 경제위기의 태풍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에 대한 정부의 공포감을 반영한다. 이 때문에 그들은 ‘촛불운동’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노동자민중의 작은 투쟁조차도 자본가들의 왕국을 뒤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폭압기구를 강화해 저항의 씨앗을 뿌리부터 제거하려는 것이다. 노동자민중은 자신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작은 투쟁조차도 정부의 폭압기구에 맞서지 않고서는, 자본주의 체제를 문제 삼지 않고서는 전진할 수 없는 객관적 상황으로 점점 더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기륭, 이랜드, KTX/새마을, 코스콤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말 그대로 목숨을 건 투쟁이다. 그럼에도 자본가들은 사회적 지탄에 아랑곳없이 전혀 물러서지 않는다. 작은 양보라할지라도 그 양보가 비정규직을 포함한 노동자들, 그리고 민중들의 분노에 불을 당겨 그렇지 않아도 위기에 처해있는 착취 질서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투쟁과 결합하자! 자본주의를 문제 삼자!
국가보안법 등의 폭압기구를 동원한 공안탄압 드라이브는 이러한 상황에서 자본가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인 것이다. 공안탄압에 맞선 투쟁도 이러한 상황에 정확하게 부응하는 것이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공안탄압에 맞선 투쟁을 단체들 사이의 연합의 형태로 사회주의 정치활동의 자유라는 시민권을 획득하는 운동으로 바라볼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더욱더 적극적으로 노동자민중이 나서고 있는, 혹은 나서게 될 대중투쟁과 밀접하게 결합해야만 한다.
특히,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주체의 상황이 너무도 힘겹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폭발력은 점점 더 수면 밑에서 강화되고 있다. 9월 23일 만인선언과 촛불문화제에서 보여주었던 시민들의 열의, 최근 소수의 주체로 시작한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자발적으로 연대를 확대하고 있는 동지들의 모습은 비정규직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며 중요한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아주 많은 수는 아니지만 시민들은 어떤 활동가들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에 결합하고 있다. 이러한 아래로부터의 투쟁흐름에 결합하여 그것을 공안탄압 분쇄를 위한 투쟁과 연결시키지 않고서는 공안탄압을 저지할 수 있는 힘을 모아낼 수 있는 다른 길은 없다.
또한 공안탄압 분쇄투쟁은 이명박 정부의 폭력성을 문제 삼는 것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위기의 자본주의가 낳은 필연적 결과임을 분명히 해야만 한다. 노동자민중의 투쟁과 결합하자! 공안탄압 분쇄와 함께 자본주의를 문제 삼자!
정원섭 (공대위 상황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