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대를 책임지지 못하는 자본주의에 미래가 있는가?
공부를 포기하거나 학교를 그만두는(학업 중단 또는 자퇴) 아이가 급속히 늘고 있다고 한다. 권영길의원실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학업을 중단한 고교생 수는 3만769명(질병 제외)으로 2006년에 비해 9,000여 명이 증가했고 중단율(자퇴생수/총학생수)도 0.012에서 0.017로 상승했다.
가난 때문에
학업중단 이유에는 학습 또는 학교생활 부적응, 가정형편이나 불화 등 여러 유형이 있다. 그러나 결국 모두 경제적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전문계(실업계) 고등학교에서 학업중단율이 전체 평균의 2배에 이르고, 특목고에 비해서는 4.3배나 높다는 점에서 이런 사실이 드러난다. 대학생의 경우에도 소외계층 학생들의 학업중단율이 평균의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석에 따르면 2006년~2008년 소외계층 특별전형으로 국공립대에 입학한 신입생 544명 가운데 45%인 245명이 현재 휴학 중이거나 제적됐다. 가난과 사교육으로부터의 소외, 이로 인한 가정불화와 학업의지 상실 등이 청소년, 청년들로 하여금 학업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교육경쟁이 노동자계급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이미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은 터무니없는 소리가 되어버렸다. 오늘날의 경제․사회 구조 속에서 ‘교육을 통한 계층상승’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럼에도 우리 노동자계급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어떻게든 성공하라고, 없는 돈 들여가며 자녀들에게 학원․과외 등 사교육을 시키려 애쓰지는 않은가? 그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지 않은가?
노동자계급의 자녀가 사교육을 받는 것이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 일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라도 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사회, 떼돈 들여 사교육 받지 않고서는 인간대접 받을 수 없는 사회, 바로 이 자본주의 사회야말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노동자계급의 자녀가 사교육으로 경쟁하여 자본가계급의 자녀에게 승리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우리가 한 달에 20만 원을 투자하면, 저들은 200만 원~400만 원을 들인다. 아니, 얼마나 더 들일지 알 수 없다. 이미 서너 살 때부터 명품유치원이니 뭐니 해서 유치원비로만 연간 1~2,000만 원을 쓰는 자들이다.
자본주의를 넘어선 곳에 미래가 있다
게다가 꿈을 잃어버린 것은 청소년들뿐만이 아니다. 청년들 또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거리를 헤매거나 방구석에 처박혀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할 일은 무엇인가? 미래에 대한 꿈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노동자계급의 아이들과 청년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바로 자본주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상상력과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힘, 즉 노동자계급의 총단결투쟁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는가? 이를 통해서 무상교육과 교육정상화, 완전고용과 인간적인 노동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 아니겠는가? 이러한 투쟁의 과정에서, 우리의 아이들과 청년들은 다른 미래를 향한 꿈을 키우지 않겠는가?
조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