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군사긴장 기도에 맞서 이명박 퇴진투쟁을 강화하자!
지배자들 간 대결
북한이 5월 25일에 2차 핵실험을 단행한 후 한반도를 둘러싼 지배자들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북한 지배자들은 핵실험 단행으로 단기적으로는 해외로부터의 지원 중단과 봉쇄가 경제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군사적 위협도 커지겠지만, 장기적으로 협상력을 증대시켜 더 많은 것을 얻어낼 가능성이 열린다고 판단한 것이다.
핵개발 능력 무력화를 대가로 경제 지원을 받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진행해온 6자회담과 대미협상이 지지부진하고 교착상태에 빠지자, ‘핵실험’이라는 보다 강력한 카드를 꺼낸 것이다. 북한정권은 이미 로켓발사를 시행하면서 군사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며 그것이 미국정부에 대한 압박용임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미국이 주도해 통과를 앞두고 있는 UN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은 북한에 대한 광범위한 무역·금융 제재를 비롯해 해상, 공중 봉쇄 등의 제재를 담고 있다. 이는 북한의 경제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 참여키로 결정하면서 한국 군함이 북한 선박을 해상에서 검문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처럼 남한과 북한, 미국 정부 사이의 알력과 이해대립이 한반도에 군사적 대결 분위기를 강화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에게는 고통이 전가될 뿐
문제는 이러한 대결의 결과가 고스란히 남북 노동자 민중의 고통으로 전가되며, 또한 대결을 구실로 노동자 민중의 저항을 억누르려 한다는 점이다. 군사적 대결이 불러올 수 있는 생존 위협은 차치하고서라도 그것으로 인한 군비 부담, 경제 봉쇄정책 등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상황에 놓여있는 북한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또한 군사대결을 이유로 북한정권은 노동자 민중에 대한 억압을 강화할 수 있는 명분을 축적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이명박 정권은 관변세력을 동원해 안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며 노동자 민중이 투쟁을 자제해야 한다고 떠들고 있다. 정권을 뒤흔들 수 있을 정도로 저변화된 분노가 폭발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북대결과 안보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군사독재시절에 늘 사용해 왔던 ‘북풍’을 또다시 이용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결국,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일본, 중국 등 제국주의 강국들, 남북한 지배자들의 대결은 남북 노동자 민중을 희생으로 내몰 뿐이다.
노동자의 국제적 단결을 내걸자!
한반도에서 군사적 위협과 대결은 패권을 위한 제국주의 지배자들의 간섭, 남북 지배자들의 정치경제적 이해를 위한 이전투구 때문에 끊임없이 발생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노동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지배자들의 간섭에 대해서 맞서 싸워야 하지만,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저당으로 삼는 남북 지배자들에 대해서도 맞서 싸워야만 한다.
미 제국주의에 맞서는 투쟁만 강조하는 것은 의도하지 않더라도 북한의 지배자들 아래 신음하는 북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의 권리를 외면하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 등 제국주의 지배자들과 남북 지배자들의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뒤얽혀 있는 상태에서 이 둘 모두에 맞선 투쟁 없이는 해결책을 도모할 수 없다. 군사적 위협과 대결을 끝장내기 위해서는 남북 지배자들의 군사적 긴장강화 기도에 맞선 투쟁이 필수적이다.
한국 노동자들은 한국 지배자들에 맞서 투쟁을 강화하고 국제적 연대를 확대해야만 한다. 이명박 정권에 맞선 투쟁을 조금도 주저하지 말고 더욱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또한 북한 정권이 아니라 북한 노동자 민중, 그리고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평화를 향한 연대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단결은 생명이고, 분열은 죽음”이라는 노동자계급의 가장 평범한 원칙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라도 가장 사활적인 원칙이기 때문이다.
정원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