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비리 - 뇌물과 비리는 자본의 권력독점의 당연한 결과
연일 박연차 비리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노무현 정권만이 아니라 건설사사장, 공기업사장, 청와대비서관, 정부관리, 국회의원, 시장, 언론사관료, 대학교수 할 것 없이 수많은 지배자들과 권력자들이 비리에 얽혀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이 사건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자신들까지도 관계되어 있음이 폭로되고 있다.
뇌물은 노동자착취를 확대하기 위한 수단
지배자들은 박연차와 노무현정권의 유착과 비리에 대해서는 호들갑을 떨면서도, 정작 비리의 본질에 대해서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있다. 박연차의 로비자금이 노동자를 착취해 조성한 것이라는 점은 애써 숨기고 있는 것이다. 로비자금은 태광실업이 노동자들로부터 강탈하여 축적한 수조원의 재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정치인들은 여기에 협력하면서 떡고물을 받아 처먹고 있는 것이다.
태광실업은 신발부문에서만 해도 베트남 호치민시와 중국 산둥성에 2만9천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며 3천5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 최대 나이키 러닝화 주문 생산업체다. 태광실업은 그곳 노동자들에게 극도의 저임금착취도 모자라, 기준치의 최고 177배나 되는 유독물질 톨루엔에 노출된 죽음의 노동환경에 노동자들을 내몰아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다.
권력의 주인공이 바뀌어야!
자본가들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이러한 뇌물수수 사건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바로 자본가 정당의 정치인들이 자본가들과 한 식구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건 민주당이건, 그들은 국회에서 서로 잡아먹을 듯 으르렁대는 것처럼 보이지만, 노동자 투쟁에 대해서는 똑같이 모든 권력을 동원하여 짓밟는 한통속일 뿐이다. 그들은 자본가들의 재산과 노동자 착취를 보호하고 강화하기 위해 권력을 동원하는 것을 합법적으로 포장해주는 자본가의 파수꾼이다.
결국 권력이 한줌 자본가들의 착취를 위해서가 아니라,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민중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사용될 때만 뇌물과 비리는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권력이 소수 특권계급에 의해 독점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 노동자민중이 아래로부터 통제할 수 있을 때 온갖 비리는 사라질 수 있다. 요식적인 법원판결이 아니라 대중들이 언제든지 아래로부터 소환할 권리를 갖고, 정부의 모든 주요 의사결정권이 노동자민중에게 전면적으로 부여되는 새로운 세상으로 전진하는 데 기대를 걸어야 한다.
정원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