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탄압 : 겁먹은 개가 크게 짖는다
4월 30일 경찰은 진보넷 사무실에 들이닥쳐 사노련 홈페이지와 이메일 등 자료를 압수해갔다. 이어서 5월 7일에는 범민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의장과 6명의 간부를 연행, 구속시켰다.
자유민주주의 - 헛소리
탄압의 칼날은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에게 휘둘러지고 있다. 이른바 전문시위꾼을 전원 색출하겠다며 수백 명의 촛불시민들에게 소환장을 뿌려댔다. 촛불정국이 재현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며 겁먹은 정부와 경찰은 우익관변집회를 제외한 모든 집회와 시위를 금지시키는 중이다.
강제철거에 저항하던 시민들을 불태워 죽이고, 택배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던 동지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이 이 체제다. 그리고 이에 맞서 싸우는 모든 행위는 이른바 ‘불법폭력’이 된다.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추모제를 열면 ‘불법집회’, 노동자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투어를 하는 것조차 ‘범죄행위’로 낙인찍힌다.
자본가들과 그들의 정부가 입에 달고 다니는 자유민주주의는 완전한 허상일 뿐이다. 정부를 찬양하는 집회는 경찰의 보호를 받지만, 정부에 반대하는 집회는 진압봉에 난타당한다.
무엇이 자본가정부를 그렇게 만드는가?
한국에서 조금이나마 민주적 권리가 확장됐던 시기는 80년대 말 이후다. 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세에 움찔한 지배계급은 6·29선언이라는 기만적인 양보로 사태를 무마하려 했다. 그러나 바로 뒤이은 7·8·9월의 노동자대투쟁이 독재정권의 목을 쥐고 흔들었다. 노동자계급의 대대적인 투쟁을 통해 비로소 노동3권과 집회·시위·결사의 자유 등 기본권을 살려낼 수 있었다.
게다가 경제적 조건에서, 80년대 말은 잠시나마 상대적으로 호황기였다. 자본가들 입장에서도 차라리 일정한 양보를 통해 노동자투쟁을 서둘러 잠재우고, 하루라도 더 호황의 단맛을 보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두 가지 조건이 모두 크게 달라졌다. 첫째, 노동자들의 정치적 열망을 국회의원 간의 대리 말다툼으로 가두는 의회주의, 지역과 부문으로 노동자의 단결을 쪼개고 당장의 이익을 위해 장기적·근본적 이익을 포기하게 만드는 조합주의가 노동자운동의 기세를 후퇴시켰다. 둘째, 무엇보다도 지금은 자본주의의 토대가 격렬하게 요동치며 끝을 알 수 없는 위기로 빨려들었다. 자본가들은 노동자를 죽여야 자신들이 살 수 있다는 절박함에 사로잡혔다.
다른 길이 없다
자본가 살리기를 위해 전면적으로 노동자 죽이기에 나서야만 하는 것이 자본가 정부다. 이런 노동자 죽이기 정책을 집행하는 이상, 이 정부는 제2의 촛불투쟁, 제2의 노동자대투쟁이 자본가들과 이명박 정부를 끝장낼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피할 길이 없다. 그렇기에 저들에게는 다른 길이 없다. 모든 저항과 투쟁의 초점을 짓밟는 것, 그동안 허용돼왔던 약간의 자유와 권리마저도 철저하게 봉쇄하는 것, 그것뿐이다. 민주주의가 폐기되고 정부가 나날이 반동화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길이 없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대적인 노동자투쟁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 현장과 거리를 장악하는 노동자대투쟁만이 정부를 무릎 꿇릴 수 있다는 것을 87년의 노동자들이 이미 보여줬다. 겁먹은 개의 울부짖음에 우리가 주춤거리면 재수없이 물리기밖에 더하겠는가? 주먹을 불끈쥐면 겁먹은 개는 도망가기 마련이다.
오연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