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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기사 : [11호]물가조작과 투기로 범벅된 자본가체제,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 2008·08·08 14:33 | HIT : 3,141

물가조작과 투기로 범벅된 자본가체제,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물가폭등이라는 단어는 이제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흔하게 나돈다. 이명박 대통령 지시로 만들어진, 생필품 52개 품목의 MB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7.8%나 올랐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89.6%나 오른 밀가루 가격 탓에, 서민 생활에 직결된 품목들의 물가지수가 치솟았다. 자장면, 라면, 과자, 빵 등이 모두 10% 이상 올랐고, 일부 품목은 30%나 뛰었다.

오리발 내미는 도둑놈들

그런데 최근 국제 곡물가 인상흐름이 다소 주춤하면서 밀 시세가 떨어졌다. 동아제분·CJ제일제당 등 국내 제분업체들은 (아마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지난달 밀가루 출고가격을 8~13% 정도 내리게 됐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라면, 빵 등 관련 생필품 가격도 덩달아 내려갈 것이라고 누구나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헛된 것이다. 밀가루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라면 제조사로 잘 알려진 농심, 제과업계 1위인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은 상품가격을 내릴 생각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가령 해태제과는 “당장 내일 밀가루 가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둘러댄다. 가증스러운 궤변이 아닐 수 없다. ‘당장 내일 밀가루 가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가격을 올릴 기회가 생기면 단 한 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재빠르게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가!

물가조작

유가도 마찬가지다. 배럴당 150달러 수준으로 치솟던 국제유가가 12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아무런 체감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SK에너지, GS칼텍스, S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는 막대한 이윤을 긁어모았다. 가령 SK에너지는 올해 2/4분기에만 6~7천억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2004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주유소에 붙은 기름 값은 좀체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에는 국제 원자재 시세와 아무 관계도 없었고 영업수지도 좋았던 제지업체들이 종이가격을 15% 인상하려고 담합하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7월 30일자 <서울경제>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석유·사교육·자동차·이동통신·의료 등 5대 민생업종들의 담합 협의를 포착했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수요공급곡선’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더 많은 돈을 긁어모으려는 자본가들의 탐욕에 의해 물가가 조작되고 있는 실정이다.

투기

재벌 대기업들은 비열한 물가조작을 통해 경제파탄 책임을 노동대중에게 떠넘기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돈놀이에 여념이 없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총자산 70억원 이상의 제조업체 5,188곳을 대상으로 현금흐름을 분석했다. 그 결과가 가관이다. 제조업체이면서도 정작 설비투자 등 생산적인 지출은 3.9% 감소했다. 반대로 장기투자증권 등은 41.5%나 늘어났고, 단기투자증권 등은 무려 800%나 늘어났다. 이런 돈놀이에 쏟아 부은 비용이 평균 5,120,000,000원이니, 조사대상이 됐던 5,188곳 모두를 합하면 26,562,560,000,000원이나 된다.

물가를 내리는 데에는 돈을 쓸 수 없지만 투기에는 얼마든지 쏟아 부을 수 있다! 일자리를 늘릴 수는 없지만 투기거품은 무한정 늘릴 수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죽어도 못 내놓겠지만, 돈놀이라면 목숨 걸고 달려들겠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 자본가들의 모습이다.

부패하고 무능력한 자본가체제

그래도 어쩌겠는가? 오직 ‘이윤’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 자본주의 기업인 이상, 제조업이든 투기든 뭐든 돈벌이만 된다면 그 어떤 추악한 짓이라도 기꺼이 하는 것이 저들의 철칙이다. 바로 이것이 자본주의가 움직이는 방식이다.

물가폭등과 실업난이라는 현실만으로도 노동대중은 충분히 고통을 받는다. 그러나 더욱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본가체제가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재정부 장관이라는 자는 국민을 향해 ‘소비를 줄여 적응하라’는 개소리를 하고 있다. <매경이코노미>에 글을 쓴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씨는 “체감물가가 높은 것은 소비자들의 주관적 착각에도 주요한 원인이 있다.”며 잠꼬대를 한다. 전경련 회장은 이명박 정책의 “실제 효과가 나타나려면 1년은 돼야 한다”며 정부를 한껏 보듬어 안았다. 정부는 입으로는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실제로는 공공요금 인상을 주도하며 물가폭등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자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자신들의 체제가 낳은 손실을 노동대중에게 떠넘기기 위해 물가조작으로 은밀하게 사기치기,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대놓고 협박하기, 물가폭등은 착각일 뿐이라며 우롱하기, 금융노름판에서 히히덕거리기, 그리고 이에 항의하며 투쟁에 나서면 폭력으로 짓밟기 밖에 없다.

이런 자들에게 언제까지 우리의 삶과 미래를 맡겨놓을 것인가? 어리석은 탐욕, 부패, 무능력으로 범벅된 자본가들과 그들의 정부, 그들의 체제에 맞서 투쟁하는 것으로부터만 새로운 희망은 발견될 수 있다. 우리와 함께 자본주의에 맞서 투쟁하자!

오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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