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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기사 : [9호]이명박 퇴진 투쟁의 깃발을 들자!
| 2008·06·30 12:39 | HIT : 2,867

이명박 퇴진 투쟁의 깃발을 들자!


최근 ‘광우병 대책위’ 내에서, 그리고 촛불 시위대 내에서도 향후 투쟁의 진로를 둘러싼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핵심은 ‘고시 철회, 재협상’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이명박 퇴진’을 내건 투쟁으로 대담하게 전진할 것인가이다. 이 논쟁은 촛불 시위대의 진로를 둘러싼 논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민주노총 총파업의 요구 및 진로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퇴진’ 요구를 검토하는 데서 쟁점이 되는 것은 다음의 몇 가지 항목들이다. 하나씩 검토해보자.

현 정세의 핵심이 무엇인가?

이미 정세는 이명박 정부의 한두 가지 정책을 둘러싼 항의와 저항에서 이명박 정부 자체에 맞선 투쟁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누구나 느끼고 있듯이, 이명박 정부는 이리저리 교묘하게 말을 바꾸고, 일시적으로 뒤로 물러나기도 하지만,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노동자 민중 죽이기 정책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이명박 정부 퇴진” 요구는 “이명박 정부 몰아내자”는 전면적인 요구에 비해 낮지만, 그럼에도 바로 그와 같은 자각을 반영하는 당면의 정치적 구호다. 당연히 이 구호는 투쟁의 수위가 더 높아지면 더 전투적이고 공세적인 구호로 대체되어야 할 ‘과도적 구호’다.

만약 ‘이명박 정부 퇴진’을 전면에 제기하지 않고 ‘쇠고기 재협상’ 정도에만 국한시킨다면, 이것은 이명박 정부에게 결정적인 순간에 퇴로를 열어줄 위험이 있다. 또한 제한된 쟁점에 국한해서만, 이명박 정부와 대립하는 모양새를 취할 뿐인 통합민주당과 같은 또 다른 자본가 정치세력과 차별성을 긋지 못한다.
‘이명박 정부 퇴진’ 요구는 이명박 정부의 퇴로를 봉쇄하고, 투쟁의 의제와 쟁점을 ‘쇠고기 문제’를 뛰어넘어 ‘민영화, 비정규직, 실업, 사회복지안전망, 물가폭등으로부터 노동자 민중 생존권 사수, 노동자 정부 수립’과 같은 반자본주의적 요구로 확장하는 데서 반드시 필요한 정치적 요구다.

퇴진 요구는 몰계급적 요구가 아닌가?

‘이명박 퇴진’ 요구는 우선 자본주의 의회 체제를 보호하겠다는 일념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와 대동소이한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과 같은 자본가 정치세력들과 명확히 차별성을 그을 수 있다. 나아가서 현재 투쟁의 성과를 통합민주당이나 심지어는 자유선진당과 같은 자본가 정치세력들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한 무기이기도 하다.

물론 ‘이명박 퇴진’ 요구 자체로는 다양한 성격을 가질 수 있다. 일부 급진적 자유주의 세력들은 ‘쇠고기 문제’에만 국한해서, 또는 ‘급진적 일반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이명박 퇴진 요구’를 내걸 수 있다. 이들과의 차별성은 ‘이명박 퇴진 요구’를 노동자 민중의 반자본주의적 투쟁 요구, 가령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민영화 분쇄, 무상 의료, 무상 교육 쟁취, 공공서비스 가격 인하, 모든 비용을 자본가들과 가진 자들이 부담하라!’, ‘물가 폭등을 조장하는, 자본가의 폭리에 반대한다! 대기업의 회계 장부를 공개하라! 유류값 폭등의 주범, 정유사를 국유화하라! 자본가의 이윤을 줄여, 물가를 동결하라!’, ‘자본가 정부 반대, 노동자 민중 정부 찬성’ 등의 요구를 이명박 정부 퇴진과 긴밀히 연결시킴으로써 그어낼 수 있다.

똑같은 물이라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된다. 노동자 민중의 반자본주의 투쟁과 결합된 ‘이명박 정부 퇴진’ 요구라면 노동자 민중의 계급적 요구로 당장에는 손색이 없다.  

퇴진 이후의 대안이 있는가?

혹자는 ‘이명박 퇴진 투쟁’이 승리했을 때 대안의 문제를 거론한다. 이것은 당장에는 자본가 권력을 대체할 노동자권력의 맹아들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현 상태의 약점을 거론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이것은 노동자민중 투쟁의 성과가 도둑질당할 위험성을 경고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를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명박 퇴진 투쟁’을 노동자 민중의 반자본주의 투쟁을 바탕으로, 즉 노동자의 독립적 투쟁조직과 고유한 계급적 투쟁 요구를 바탕으로 전면화시키는 데 있다. 나아가서 이러한 투쟁을 노동자권력의 맹아 창출과 연동시키는 데 있다.

‘쇠고기 수입, 유통, 판매를 작업장의 노동자통제위원회와 시민통제위원회가 통제하자! 그래서 위험한 모든 쇠고기를 추방하자!’는 요구를 제기할 수 있다. 이 요구는 작업장의 노동자 위원회와 거리의 서민들의 자주적 위원회들을 형성하고 서로 연결시켜 노동자권력의 맹아를 보여주는 적극적 의의를 가질 수 있다. 특히 노동자 정치총파업을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고, 여기서 형성된 전투적 파업위원회들을 “모든 기업들의 영업비밀 공개, 정유사를 비롯한 독점 기업들에 대한 노동자 산업통제”의 깃발 아래 결집시켜 나간다면, 그것은 결정적인 준비가 될 것이다. 

만일 이런 맹아들을 향해 전진하는 데서 성공했다면, 비록 당장 힘이 충분하지 못해서 이명박의 뒤를 잇는 또 다른 형태의 자본가권력의 등장을 허용하더라도 이 투쟁의 의미는 충분할 것이다. 이번 국면에서 투쟁의 성과를 바탕으로 노동자계급은 새로운 자본가권력에 맞서 더 대담하게 투쟁하면서, 진정한 노동자권력을 향해 진격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를 몰아내지 못했더라도 이 투쟁의 성과는 분명할 것이다. 이번 전투의 클라이막스는 다음 번 전투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결국 노동자 민중이 치켜들어야 할 당면의 구호는 다음과 같다: “노동자계급의 반자본주의 투쟁과 이명박 퇴진 투쟁을 하나로 결합시키자!”

최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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