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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노해연-46호] 집회는 계급투쟁의 격전장이 되어야 한다!
 정책위  | 2008·05·12 12:00 | HIT :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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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회는 계급투쟁의 격전장이 되어야 한다!





    노동자계급은 자신의 진정한 힘을 느낄 때 노동해방을 향해 전진할 수 있다. 노동자계급의 진정한 힘은 착취의 자본주의를 끝장낼 수 있는 유일한 계급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접하는 노동자들이란 임금노예의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축 처진 어깨의 노동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이 세상을 재창조할 유일한 계급이라는 사실은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자본의 이윤을 멈추는 파업을 진행할 때, 임금노예였던 노동자들은 파괴와 창조의 노동자계급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또한 집회와 시위를 통해 노동자계급의 집단적 힘을 느낄 수 있고 착취의 세상에 파열구를 낼 수 있다. 그러기에 자본가계급은 노동자의 집회 시위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아내고 그 위력을 약화시키려 한다. 하지만 집회가 계급 간의 격전장이 되고 참가하는 노동자들이 엄격한 규율과 결의를 갖추고 있을 때, 집회는 계급투쟁의 생생한 훈련의 장이 된다.  
      그러나 요즘의 집회는 그러한 팽팽한 긴장이 사라졌다. 특히 총연맹이나 상급단체가 주도하는 대규모 집회는 맥 빠진 요식행위가 되었다. 집회는 명망가들의 화려한 말잔치와 형식적으로 할애된 투쟁 사업장의 연설, 길고 지루한 행진으로 마무리된다. 이렇게 집회가 대중동원의 형식적 행사가 되어버리자 집회에 임하는 노동자들의 정신과 태도도 달라졌다. 규율은 찾아볼 수 없고 집회의 곳곳에서는 술판이 벌어진다. 이처럼 무기력한 집회가 계속된다면 노동자들은 계급으로 각성할 기회를 상실하고 자신 안에 담긴 힘을 표출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비해 보수단체의 집회를 보면 연사들의 선정적인 선동과 뒤따르는 공권력과의 과감한 충돌로 집회를 통해 노리는 참여대중의 보수적인 성향 강화라는 목적을 충분히 실현시킨다. 그러나 노동자의 집회를 보면 투쟁하고자 하는 대중의 열망과 자본의 공권력 사이에 관료들의 바리케이드가 있다. 지난 10월16일 전비연 출범식과 전국비정규직노동자대회는 근래에 보기 드문 대규모집회였다. 덤프연대를 위시한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집결한 대회였다. 힘차게 파업을 전개하고 있었던 덤프연대 노동자들과 투쟁사업장들, 노동자계급 내 가장 전투적인 부위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이 결집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건강한 대중이 모였음에도 집회는 정적이었다. 연사들의 연설은 날카로운 정치적 선동이 되지 못했고 광화문인지 탑골공원인지 헷갈리던 행진은 결국 맥없이 탑골에서 멈추었다. 전비연에서 조직한 선봉대는 전투경찰과 몸싸움을 전개하며 대오를 전 차선 점거로 이끌었지만 민주노총 관료들은 본대오를 전진시키지 않음으로서 선봉대는 고립되고 말았다. 역동적인 집회로 상승할 수 있는 기회가 관료들에 의해 차단되고 선봉대만의 실천투쟁은 사회자의 폐회선언으로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되었다.
      집회는 당대 운동의 문화적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집회는 이데올로기, 공연, 시위, 노동자민주주의의 현 단계를 보여준다. 계급의 이데올로기가 선동과 선전물, 구호의 형태로 드러나고 노동자문화의 성과를 향유할 수 있을 뿐더러 적들과의 가두전이 펼쳐지며 투쟁수위가 노동자대중의 동의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집회와 시위를 통해 단련된 노동자는 공권력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단사에 갇혀 있던 시야는 계급의 시야로 확장된다. 그러나 이것은 노동자계급의 관점 하에 조직된 역동적인 집회일 경우에만 가능하다. 관료들에 의해 형식적으로 조직된 집회는 오히려 노동자의 전진을 가로막는다.
      집회를 노동해방을 향한 우리 계급의 이데올로기를 드러내고 자본의 문화를 압도하는 우리 계급의 문화를 드러내고 자본에 맞서는 과감한 투쟁의 장으로 사고한다면, 집회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조직 과정, 집행에 이르기까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정세가 요구하거나 정세를 선도하는 긴박성 속에서 집회를 상정하고 노동자대중을 상대로 집회의 의미와 내용을 선전해야 하며 사전에 선봉대 또한 조직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집회 참여에 대한 결의와 긴장감을 높여야 한다. 실제 집회는 노동자대중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조합원 발언이나 퍼포먼스를 배치하고 투쟁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연사들에게는 연설 주제를 세분화하여 필요한 내용을 사전에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 가두에서의 투쟁은 사전에 선동대와 선봉대를 나누고 본대오는 선동대에 의해 가두투쟁의 일주체로 조직되어야 한다.
      물론 집회는 축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TV를 통해 보는 화려한 자본의 축제가 아니라 노동자계급이 자신을 만천하에 분명한 지도계급으로 드러내는 투쟁의 축제이다. 무기력한 집회를 방관하지 말고 투쟁하는 대오를 중심으로 집회의 판을 바꾸는 작업을 조직해야 한다. 정형화된 집회는 문제제기만으로 깨어지지 않는다. 전투적인 사업장을 묶어내고 투쟁하는 대오를 연결해 단일한 대오를 만들어야 한다. 총연맹이나 상급연맹의 눈치를 보며 독자대오를 회피하는 투쟁사업장의 간부들을 질타하고 노동자대중으로부터 승인된 독자대오를 형성하며 실천투쟁과 선동을 조직해 대중이 집회에 역동적으로 참여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투쟁의 열망이 실천적으로 표출될 때 이때의 지도부는 대중 자신이 된다.
      가두에서의 즉각적인 무장과 이의 민주적인 운영은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토론 속에서 결정되며 이러한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토론을 거친 결정사항은 대중의 의연한 참여를 불러일으킨다. 이미 정해져 있는 관료의 계획을 무너뜨리고 나아갈 때 관료라는 바리케이드는 자연스럽게 해체된다. 관료의 벽을 넘어선 대중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역동적인 군대가 된다. 그 집회가 적들의 압도적인 힘에 의해 진압된다 하더라도 자주적으로 참여한 대중이라면 후일 더 큰 투쟁을 다짐하며 퇴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노동자대중의 계급성을 강화할 것이며 집회 후 그날의 무용담을 이야기하며 자연스레 공권력과 자본가권력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런 집회는 과거 전노협 시절에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노동자대회는 원천봉쇄를 뚫고 무장한 노동자들이 결집하는, 투쟁의 긴장감이 넘치는 역동적인 집회로 치러졌다. 이것은 근본에서 볼 때 현장 노동자대중의 주도성이 관철되고 전투성이 고양되며 활동가들이 노동자계급의 투쟁정신으로 무장해있던 상승기 노동운동의 산물이었다. 당연히 여전히 하강국면을 거치고 있고 비정규직 투쟁을 중심으로 작은 반격이 모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와 같은 집회문화를 단번에 조직하는 것은 거의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집회를 노동자의 계급적 각성과 단결의 장이자, 아래로부터의 솟구치는 노동대중의 의지가 제대로 발휘되고 그들이 단사와 업종을 뛰어넘어 하나로 단결하는 노동자의 전투학교로 발전시키기 위한 시도는 지금 당장부터 최대한 모색되어야 한다. 현장에서의 투쟁이 우선이지만, 이것의 보조 축으로 집회를 발전시켜 상승하는 노동운동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이제는 집회를 관료들이나 명망가들의 말의 잔치로 만들지 말고 투쟁의 장, 전투의 장으로 바로 노동자계급의 투쟁과 해방의 장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체계적인 모색이 작더라도 하나씩 차분히 준비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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