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들만 배채워주는 민영화 망령, 투쟁으로 쐐기를 박자!]
공공부문 노동자들이여, 정부의 ‘민영화 유보’ 농간을 분쇄하자!
[2008년 7월 5일 총파업특보 4호 | 뒷면]
점점 더 많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지금처럼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이르고 있다. 이명박이 집권 전부터 거론했던 공기업 민영화 계획이 촛불시위의 위력 앞에 주춤거리고 있다.
이 기회에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민영화 정책에 단호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미 이명박 퇴진을 외치고 있는 촛불시위 대열과 함께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총력투쟁에 돌입해야 한다. 오늘 국가기간산업 공투본 결의대회에 모인 노동자들은 바로 그 기회를 움켜쥐기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투쟁 확대를 막기 위한 정부의 술책
지금 이명박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촛불정국’이 전체 노동자의 단결투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놀랄만한 열정과 패기로 이명박 정부에 맞서고 있는 미조직 노동자들과, 오랜 투쟁의 경험을 갖고 있는 조직 노동자들이 하나의 대열로 뭉친다면 가공할 만한 힘으로 정부를 압박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투쟁의 김을 빼야만 했다. 이명박 정부는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협상을 했다며 이쯤에서 그만 시위를 정리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투쟁하는 대중은 정리할 생각이 없었다. 당연하다! 이미 문제는 쇠고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외국 언론조차도, 현 상황의 바닥에는 빈부격차에 대한 깊은 분노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상당수 노동자들이 촛불시위의 핵심을 쇠고기 문제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투쟁은 서민의 삶을 파탄으로 몰아넣는 이명박 정책에 대한 일괄 반대로 나아갔다.
결국 정부는 서민의 생활고를 달래주는 척 하는 떡고물을 내놓았다. 물, 전기, 가스, 건강보험 등 서민 생활과 직결된 4대 부문의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발표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거리로 나온 미조직 노동자들의 환심을 사려는 술책일 뿐만 아니라, 투쟁 결의를 모으기 시작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전열을 흐트러뜨리려는 술책이기도 하다.
기만 술책을 분쇄하자!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으로 나아가자!
저 발표 뒤 해당 사업장들에서는 ‘이제 민영화는 물 건너간 것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굳이 파업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정부에서 민영화를 안 하겠다는데도 파업을 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이야기, 심지어 저 4대 부문과 관계없는 철도에서까지도 민영화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근거 없는 추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한다’는 대통령의 한 마디가 저 술책의 기만성을 단적으로 폭로한다. 촛불정국이라는 소나기만 그친다면, 잠시 주춤했던 민영화 공격은 날개를 펴고 공기업 현장을 유린하기 시작할 것이다. 결국 지금의 유리한 기회를 놓친다면,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훨씬 더 불리해진 처지에서 이명박 정부의 공격에 맞선 투쟁을 강요당하게 될 것이다.
오늘 공투본 결의대회에 달려온 동지들이라면 과연 무엇이 현 상황의 진실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현장의 상당수 노동자들이 ‘바로 지금이 기회이며, 때늦기 전에 기회를 움켜쥐어야 한다’는 결론을 자신감 있게 붙잡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이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두 달이나 촛불시위를 전개해온 미조직 노동자들이 이명박 퇴진을 외치고 민영화 반대를 외치고 있는 지금, 정작 공공부문의 조직 노동자들이 ‘민영화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라는 괴담에 휘둘린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지금 당장 총파업에 돌입하지 못하더라도, 총파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에 지금 당장 착수해야만 한다. 그 출발점은 아직 자신감 있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현장의 동료들을 설득하고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어떻게?
(1) 우선 공공부문 조직 노동자들이 미조직 대중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들은 민주노총의 실질적인 총파업을 갈망하고 있다. 공기업 노동자들의 더욱 적극적인 민영화 반대투쟁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조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열렬한 지지를 보낼 태세를 갖추고 있다. 촛불시위에 적극적으로 참가해서 그 힘을 느껴보자. 그리고 그 힘을 여러분의 현장 곳곳으로 실어 나르며, 실질적인 총파업 동력을 만들어 나가자!
(2) 철도의 외주화, 발전의 ERP, 모든 공공부문의 필수유지업무 등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파업투쟁을 요구하는 사안들이 현장을 휘젓고 있다. 이러한 사안들을 놓치지 말고, 즉각적인 현장투쟁으로부터 출발해 실질적인 총파업 동력을 형성해나갈 수 있다. 지금 당장 총파업에 돌입할 수는 없다며 손 놓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착실하게 해나간다면, 점차 자라나는 활력을 바탕으로 얼마든지 더 큰 투쟁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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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아라! 밑바닥 노동자 분노가 화산처럼 터져 나오도록!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4,000원, 월급여환산 836,000원으로 고작 6.1% 인상이 결정되었다. 이미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5%에 달하고, 체감물가지수가 7%대를 돌파한 상황이다. 즉, 가난한 노동자에게 6.1% 최저임금 인상은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을 뜻한다.
게다가 지난 7.1부터 ‘주40시간 노동제’가 20~50인 사업장으로 확대되었는데, 노동조합이라는 방패막이가 없는 경우 자본가들은 이 제도를 악용해 ∎기본급삭감(휴무토요일 무급) ∎연월차축소·통폐합 ∎생리휴가무급화 ∎잔업수당축소 등 엄청난 임금삭감을 단행한다. 최저임금이 6.1% 인상되더라도, 이들에게는 실질임금은커녕 명목임금조차 줄게 된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최저임금 6.1% 인상에 민주노총이 합의해 주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총파업투쟁을 코앞에 둔 6월27일 새벽에! 지지율 7.4%의 청와대조차 민주노총이 합의해준 사실을 찬양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가난한 노동자의 권리에 관심이 없단 말인가?
그러나 여기에는 다른 진실이 있다. 지난 수년간 밑바닥 노동자들의 삶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해왔다.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는 미명 하에 지난 1년간 실시된 비정규법은, 오히려 대량 계약해지와 외주화로 비정규직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
여기에 물가폭등으로 세계 경제위기가 피부에 와 닿게 되자, 거대한 위기 앞에 민주노총도 정부도 사용자들도 모두 얼어붙었다. 그러나 위기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일용직 노동자, 실업자,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들의 상당수는 촛불집회에서 이명박 정권과 전투를 벌이며 불만과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지금 촛불도 무섭지만, 하반기 경제 위기로 나타날 새로운 촛불이 더 무섭다”고 고백한다. 그렇다! 언제까지 가난한 노동자들이 인내하며 살 수 있겠는가? 저항하지 않으면 내 생존조차 지킬 수 없음을 가슴 속에서 느끼고 있지 않는가! 억누르고 짓밟힌 불만과 분노는 반드시 화산처럼 터져 나올 것이다. 가장 밑바닥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솟구치는 것! 촛불집회는 그 1막1장을 열어주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