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프레시안]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과 촛불투쟁이 하나로 결합하여
전체 노동자계급의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나아가자!!
[2008년 7월 2일 총파업 특보 3호 | 앞면]
조직노동자들! 민주노총 조합원들! 두 달 넘게 꺼지지 않고 타오른 ‘촛불’이 애타게 찾던 그 이름이다. 조직노동자들이 드디어 조직적 대오를 갖추고 나서는가? 이명박 정부의 핏빛 폭력이 미쳐 날뛰기 시작하고 촛불이 탄압의 광풍 앞에 흔들리며 분노로 온몸을 떨고 있는 지금 마침내 총파업이 촛불을 횃불로 활활 타오르게 할 것인가?
촛불투쟁에 보답해야 한다
그 동안 두 달 가까이 계속된 촛불시위와 거리투쟁에서 조직노동자들은 대부분 개별로 참가했다. 파업투쟁을 전개했던 화물운송 노동자들과 건설기계 노동자들과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민의 일원으로 참가했을 뿐이다. 벌써 한 달 전부터 수많은 촛불 대중들이 그렇게도 절절하게 파업을 호소하고 촉구했건만 노동조합들이 미적대고 심지어는 외면하다 보니까 조합원들로서는 어쩔 수 없이 개별로라도 참가를 해 왔던 것이다.
조직노동자들은 집단으로 움직일 때, 특히 파업이라는 무기를 사용할 때 쪽수 이상의 힘을 발휘하지만, 개별로는 단지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의 힘밖에는 보탤 수 없다. 이 자명한 사실을 촛불 대중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조직노동자들의 파업을 그토록 목 타게 외쳐온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총파업 선언이라는 것이 결국 금속노조의 2시간 파업이라니. 그 동안 선두에 서서 촛불투쟁을 여기까지 끌고 온 미조직노동자 자매 형제들 앞에서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촛불투쟁이 없었다면 취임 초기 기세등등한 이명박 정권이 지금 ‘경제 살리기’를 앞세워 노조운동 탄압과 민영화, 구조조정, 정리해고 등 노동자 죽이기 공격에 한창 광분하고 있을 상황이었을 것이다.
동지들! 촛불투쟁 덕분에 초토화될 위기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계기를 붙잡았다고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현장에서 실질적인 총파업이 조직될 수 있도록 분투해야 한다. 그래서 이제 총파업과 촛불이 결합하여, 조직노동자들과 촛불의 미조직 노동자들이 하나 되어 노동자계급으로 이명박 정부/자본가계급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그것이 촛불투쟁에 보답하는 길이고, 촛불을 살리고 확대 강화시키는 길이다.
임박한 대공황 - 자본가들이 노동자 살육전에 착수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촛불을 살리고 미조직 노동자들을 아울러서 단일한 노동자계급으로 투쟁하지 않으면 안 되는 더 절박하고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지금 미국발(發) 경제위기와 기름값 폭등이 겹치면서 세계대공황의 먹구름이 덮쳐오고 있다. 자본가들은 이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 민중들에게 떠넘겨서 살아남기 위해 발악을 하기 시작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조직노동자와 미조직노동자, 금속과 공공 등등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이 자행될 상황이다. 자본가들 제 놈들이 경제위기를 만들어놓고 되레 ‘경제위기’를 들이대며 노동자 민중들을 협박하고 위축시켜 저항을 포기하도록 현재 사전 공세를 펴고 있다. 98년 외환위기 때 ‘고통분담’을 내세워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자행했던 공격을 포함하여 이제까지의 노동자 죽이기 공격들을 오픈 게임 쯤으로 보이게 할 만큼 노동자계급을 상대로 한 자본의 전면적인 살육전이 예상된다. 말 그대로 죽느냐 사느냐의 전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미조직 노동자들의 촛불투쟁과 전면적으로 결합하지 못하고, 전체 노동자계급으로 단결하여 싸우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멸의 길을 걷는 것이다. 지금 못 싸우면 나중에 미조직 노동자 대중들과 분리된 상황에서는 싸움도 제대로 못해보고 ‘노조 집단이기주의’ 공세 앞에서 사회적 고립과 여론의 뭇매를 돌파하지 못한 채 무너져버릴 것이다. 노동자계급으로 단결해서 싸워야 할 때 안 싸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왜 쇠고기 문제로 우리가 파업해야 하느냐’는 따위의 이야기는 현장에서 빠르게 제압되어야 한다. 사측의 논리에 감염 되어서건 후진적인 조합원들의 정서에서 나온 것이건 이런 주장들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나오도록 만든 것 자체가 현장활동가들의 임무 방기이다. 현장활동가들이 왜 촛불투쟁과 조직노동자들의 투쟁이 결합되어야 하는지 설명하고 선전 선동하는 것을 게을리해서다.
잠재되어 있는 반자본주의 투쟁의 요소들
지금 촛불투쟁의 다수를 이루고 있는 미조직 노동자들은 단순히 ‘미친 소 저지’와 재협상으로 투쟁을 한정하지 않고 있고, 설혹 이명박이 재협상 선언을 한다 하더라도 투쟁을 멈출 수 없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은 투쟁에 나서게 만든 계기일 뿐, IMF 사태 이후 10년간 나락으로 떨어진 생존권과 사회 양극화에 대한 누적된 불만과 분노가 이명박의 노골적인 친자본가 정책으로 터져 나온 것이다. 미조직 노동자들이 그 동안 조직적 투쟁의 경험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불만과 분노를 ‘이명박은 물러나라’ 이외의 다른 정식화된 요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선진활동가들은 이 미조직 노동자 동지들이 자기 투쟁의 강령적 표현을 발견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것은 ‘반이명박’을 넘어서는 ‘반자본주의’ 투쟁강령 이외의 다른 것일 수 없다. 그것만이 온전하게 이 동지들의 뿌리 깊은 불만과 분노, 그리고 이 투쟁의 마르지 않는 동력과 급진성을 담아낼 수 있다. 잠재되어 있는 반자본주의 투쟁의 요소들을 끌어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이명박의 ‘경제 살리기’ 공세를 깨부수는 조직노동자들의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과 촛불투쟁이 하나로 결합하여 전체 노동자계급의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확대 상승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당면 총파업투쟁의 상은 ‘촛불’을 살리고 확대시키는 투쟁이며, 동시에 노동자계급을 결집시켜 반자본주의 전면전을 열어젖히는 투쟁이다. 총파업투쟁의 이러한 임무를 망각하고 파업의 목표를 단사와 산별의 임단협 관철로 제한하려는 관료들의 파업 기조는 빠르게 불식되어야 한다. 대공황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자본과 정권의 핏빛 살육전이 착수되고 있는 정세 속에서 전체 노동자계급의 결집을 외면하고서 얻어내는 금속노조 중앙교섭 타결은 곧 아무 것도 보장해 주지 못하는 허망한 모래성으로 판명될 것이다.
당면 총파업의 임무 - 우리 계급의 명운이 걸려 있다
현장활동가 동지들은 지금 어느 때보다도 총파업투쟁의 막중한 임무를 새겨야 한다. 경제위기의 재앙을 모두 노동자계급에게 떠안기기 위한 자본가계급의 총공격 앞에서 노동자계급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이며 파멸의 늪에서 노동자계급을 구해내는 문제이다. 미조직 노동자들의 촛불투쟁과 결합하는 총파업, 전체 노동자계급을 결집시켜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나아가는 총파업! 이러한 총파업의 상과 기조가 조합원 대중들에게 불어넣어져야 한다. 조합원들이 왜 무엇을 위해 총파업을 하는지 명확히 의식하고 자각해야 한다. 쇠고기 문제로 파업? 임단협 관철을 위해 파업? 다 아니다. ‘우리’ 단사의 문제로 파업? 도 아니다. 우리 계급의 명운을 놓고 파업한다. 우리 계급을 살리는 총파업이다.
7월 5일 촛불투쟁에 최대한 많은 조합원들을 참가시켜서 우리 계급의 투쟁 기운을 공유하게 하고, 미조직 노동자들과 함께 어깨 걸고 선두에서 투쟁하도록 하자. <가자! 노동해방>도 7월 5일 동지들과 다시 만날 것이다. 동지들, 투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