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동토론회 참가 후기
지난 2월 5일 서울토론회를 시작으로 당건설 운동의 전면화를 위한 전국토론회가 시작되었다. 사회주의노동자당 준비모임(사노준)이 이번 전국토론회의 한 주체가 된 것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사노준의 발제문에는 여러 가지 모호한 중도주의적 입장과 태도를 담고 있었다. 제2, 제3의 개량정당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중도주의적 입장과 태도는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로 나가지 못하며, 의도와 무관하게 개량정당으로 귀착되어 갈 뿐이다.
사노준은 자신의 모호한 중도주의 노선을 마치 노동자계급이 추구해야 할 사회주의 노선인 것처럼 포장하고자 했다. 사노준은 당건설 운동이란 명분 아래 활동가들 사이에서 중도주의 노선을 전면화시키려고 한다. 이것이 이번 전국토론회의 쟁점이다.
현장의 활동가들과 함께 하는 이번 토론회에서 무엇을 전면화해야 하는가? 공공연한 방식으로 사회주의 강령, 전술, 조직노선을 전면화해야 한다. 현장의 선진활동가들 사이에서 대대적으로 사회주의 노선을 공론화하고 전면화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사회주의 정당 건설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이것이 이번 토론회에서 무소속 현장 활동가들이 반드시 토론회 조직위원회의 한 주체를 구성해야만 했던 이유다.
사실 당건설 운동의 전면화는 거창하고 새로운 그 무엇이 아니다. 현장에서 투쟁하는 활동가들이 단순한 노조운동가로서가 아니라 사회주의 정치활동가로서 대중들 앞에 서는 것이다. 이 사회주의 정치활동가는 대중들과 접촉하는 모든 측면에서 사회주의 정치 노선에 입각해 있는가를 끊임없이 스스로 물어봐야 하며, 매 순간 대중들로부터 검증받는 것이다. 대중들이 우리를 신뢰할 만한 정치활동가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민투위 문제는 이것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다. 노조활동가한테 용납할 수 없는 일은 사회주의 정치활동가한테는 더더욱 용납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하고자 한다면, 심각한 오류를 저지른 그런 정치활동가들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제명을 조직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대중들이 민투위의 오류에 대해서 올바로 알게 해 사회주의 당건설 운동에 반노동계급적 요소들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고, 노동운동을 계급투쟁의 방향으로 일관되게 밀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사회주의노동자당을 건설하고자 하는 세력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재조직화’란 이름으로 배신을 용인하는 조직이 있다면, 그 조직은 계급운동과 분리되어 있는 조직인 것이다.
따라서 당건설 운동의 전면화, 즉 사회주의 노선을 광범위하게 실천할 계급의식적 투사들의 조직망 건설을 본격화하는 것은 몇몇 조직들만의 모임과 토론으로 완성될 수 없다. 다만 토론회를 통해서 일차적으로는 선진활동가들이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들, 그들이 주장하고자 하는 당건설의 상과 경로, 강령, 전술, 조직을 포함한 사회주의 활동노선에 대해서 서로 교류하고, 혁명적 사회주의 노선이 일반화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 나갈 뿐이다. 여기에 우선 사노련 동지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호소한다.
혁명적 사회주의 당건설 운동을 전면화시키자. 이것을 전국토론회만으로 다 해낼 수는 없다. 전국토론회를 넘어서서 현장에서 사회주의 노선의 핵심이 광범하게 토론될 수 있도록 조직하고 이 힘을 모아 앞으로 계속될 전국토론회를 강화시키자. 전국토론회를 혁명적 사회주의 노선의 올바름과 힘을 검증하는 자리로 만들어 나가자.
김상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