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노동자들이 다시 뭉치고 있다!
5월10일 오후2시 부산역광장에서 6천여 명의 화물운송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경유가 인하 △운송료 인상 △표준요율제 시행 등을 내걸고 ‘화물운송노동자총력결의대회’가 열렸다. 최근 운수노동자들이 ‘광우병 쇠고기 운송거부’를 선언하며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은 덕도 있겠지만, 이날 대회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었다.
이미 휘발유값을 뛰어넘기 일보직전의 경유가 고공행진으로, 화물노동자들의 삶은 벼랑 끝이 아니라 이미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이다. “밀려도 너무 밀렸다!” “달려도 달려도 적자운행, 이대로는 못산다!” “운전대 잡으면 빚더미·신용불량, 운전대 놓으면 실업·노숙신세!”
화물연대 김달식 본부장은 이날 대회에서 “경유가 인상과 운송료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한계에 온 만큼 앞으로 한달간 정부 대책이 없는 한 총파업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졸린 눈을 비비고 휴게소 칼잠을 자면서도, 치솟는 경유가와 운반비를 대느라 죽음의 도로를 운행하는 화물노동자들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최초로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날 대회에서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비조합원 수백명이 참여하여 화물연대 가입원서를 쓰고 당당하게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는 사실이다. 2003년 물류를 멈추는 화물연대 5월 총파업 당시에도, 3월부터 주말집회가 있을 때마다 1천명씩 미조직노동자들이 화물연대로 가입하며 아래로부터의 역동적 투쟁이 총파업으로 나아가지 않았던가!
오래 전부터 비조합원들은 화물노동자들의 총력투쟁이 아니고서는 자신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없음을 느껴왔고, 운수노조와 화물연대는 “무임승차는 안된다. 함께 싸우는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왔다. 이런 현실에서 조직된 노동자들이 먼저 부산역광장 대규모 집회를 열자 비조합원들이 이에 화답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유가 인상으로 똑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 건설노조 덤프트럭 노동자들도 함께 했다. 덤프연대(현재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의 탄생 또한 화물연대의 2003년 파업투쟁으로 강한 영감을 받으며 시작되었던 것 아니던가!
이날 새로 가입한 노동자들도 부산역에서 제5부두까지 힘찬 행진에 동참했다. 새 얼굴들이 대오에 합류하자 조합원들의 기세도 활기로 충만했다. 업무특성상 개별성이 매우 강하고 서로 만나기조차 어려운 화물노동자들이 다시 뭉치고 있다! 화물과 건설노동자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다시한번 역동성을 만들어낼 6~7월 투쟁을 조직하자!
부산지역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