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대연합 노선과 완전히 단절하지 못하는 다함께
용산에서 철거민 열사 다섯 분이 돌아가신 지 86일이 지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어떤 사과조차 없다. 오히려 3월 7일 시위를 빌미로 하여 수백명에 이르는 노동자, 철거민, 시민, 활동가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있다. 이 탄압의 한복판에 용산 범대위가 서 있다.
이명박 정권에 맞서 선두에서 투쟁하고 있는 용산 범대위 활동에 대해 <다함께>가 취하고 있는 입장은 동의할 수 없다. <다함께>는 “용산범대위는 이런 상황(대중 운동이 부활하기 전까지 소규모 항의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조건)을 인정하지 않았고, 기존 방식대로 평일 집회와 주말 집회를 고수했다”며 최근 용산 범대위 활동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열사투쟁을 하면서 평일집회와 주말집회를 하지 않는다면, <다함께>가 말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진상규명’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당장 규모는 작더라도, 꾸준하고 완강한 투쟁을 계속해야 더 큰 투쟁을 준비할 수 있다. MB악법 분쇄 투쟁과 같은 반이명박 투쟁이 성장하기 위해서도 용산 투쟁이 완강하게 진행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당장 용산 투쟁보다 더 규모있고 완강한 반이명박 촛불투쟁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도둑놈들과의 연합이 무얼 줄 수 있단 말인가!
용산범대위는 MB악법을 만들고자 하는 이명박에 맞선 언론노조와의 공동촛불문화제 및 촛불시민들에 대한 탄압에 맞서 공안탄압 분쇄 촛불문화제와 소환장 발부에 대한 대응을 전개하고 있다. 그런데 <다함께>는 열사투쟁에 직접 뛰어들지 않은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집회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용산범대위를 MB악법에 맞서 싸우지 않는 것처럼 비난했다.
이런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다함께>의 정치가 (범국민대회 공동주최에) “민주당이 참가하기로 결정했다면 민주당과의 공조를 중요시하는 시민단체들이 열의있게 참가했을 것”이라며 민주당과의 공조를 중요시하는 민주대연합 노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본가 정당인 민주당과의 공조, 민주대연합과는 확실히 손을 끊어야 한다. 민주당 등의 자본가 정당들은 노동자 민중의 투쟁의 성과를 도둑질하고, 투쟁이 전면적인 투쟁으로 전진하는 것을 차단하는 걸림돌일 뿐이다.
당장 한 두 번의 집회에서 인원이 조금 더 모이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 등 자본가 당들이 단물 빼먹고 도망치면 남는 것은 좌절과 패배감뿐이다. 게다가 이 도둑놈들은 국회 바깥의 대중투쟁을 국회 내의 입씨름과 거래로 바꿔치기 하는 전문가들이 아닌가?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들을 중심에 두고, 자본가 정치세력들로부터 철저히 단절하면서 독립적인 노동자 투쟁을 만들어야 진정 성과 있고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투쟁을 조직해낼 수 있다.
박준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