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노동부, 경총에게 전략사업장들의 총파업을 선사하자.
15일 이명박과 재계는 화기애애한 간담회를 했다. 이명박은 “국가고용전략회의를 매달 열려고 한다”면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기업이므로 고용전략회의는 기업을 지원하는 회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바로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선진국이 되려면 기업들이 자유롭게 채용하고 해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고, 세제나 규제의 글로벌 스탠더드화가 함께 국내투자는 물론 해외투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석래가 말하는 “자유롭게 채용하고 해고할 자유”는 자본가가 원하는 최고의 ‘경영권’이다. 비정규직을 기한과 업종에 상관없이 무한대로 채용할 권리, 정규직조차 맘대로 해고할 권리를 경영권이란 이름으로 갖고 싶어 한 것이다. 이는 96~7년 노개투 투쟁 후 15년간 싸워온 자본과 노동의 투쟁에서 자본이 최후의 승자로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도이다.
노동조합을 무력화해라
재계에 대한 이명박의 답변은 명확하다. 이명박은 최근 통과된 노조법을 거론하며 “일자리와 노사관계는 밀접한 관계”라며 “정부는 노사관계 선진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확고한 생각을 갖고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가계급의 자유롭게 채용하고 해고할 권리는 노동조합의 동의와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에서 자유로운 해고를 그냥 허락할 민주노조는 없다. 따라서 이명박의 선택은 최근 통과된 노조법을 근거로 민주노조 무력화(말살)에 집중포화를 쏟겠다는 것이다.
전략사업장 통제당할 것인가 전면전의 선봉장이 될 것인가
이명박과 재계의 의도는 19일 청와대, 노동부의 발표에 의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청와대와 노동부는 “파업 시 파급효과가 큰 사업장 15곳--현대차, 기아차, GM대우, 금호타이어, 코레일, 발전5개사 등--을 정부가 집중관리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동차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노사분규가 자주 일어나는 사업장 300여 곳에 대해서는 사업장별로 담당 감독관을 지정해 면밀한 노사관리에 들어간다. 정부 차원의 노동조합 통제가 강화된 것이다.
현장조직력을 갖고 저항할 수 있는 모든 노동조합을 통제, 무력화시키겠다는 적들의 과감한 공세를 분쇄해야 한다. 민주노조운동의 마지막 숨통을 끊어버리겠다는 재계와 정부의 도발을 정면돌파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해 노동조합이 무력화되면 정리해고의 자유가, 비정규직 고용의 자유가 노동자의 머리를 덮칠 것이다.
승부수--전략사업장들의 공동총파업으로 민주노총 총파업을 견인해야
적들의 도발은 역으로 우리에게 기회와 전술을 가르쳐주고 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선언을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듣는 정부와 재계지만 전략사업장 및 파업 가능한 핵심사업장들의 공동파업은 여전히 두려워 한다는 사실을. 이미 적들의 도발로 단위사업장의 개별자본에 맞선 투쟁조차 이명박 정부와의 투쟁으로 상승시켜 승리하지 않고선 안 되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런 사실을, 그런 상황을 인정한다면 두려움 없이 ‘정리해고 분쇄, 비정규직 분쇄,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분쇄’ 등을 내걸고 이명박 정부에 맞선 정치총파업으로 전진하자.
산업과 업종을 불문하고 전략사업장들도 하나로 뭉쳐 공동총파업투쟁을 조직하자. 전략사업장 노조 분쇄를 내건 이명박 정부와 재계의 총공세 앞에 전략사업장들의 공동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각오로 덤벼들자. 전략사업장 공동총파업은 이명박 정부에 주눅 들어 있는 여타 사업장들을 앞에서 견인하면서 민주노총 총파업선언을 넘어서서 실질적인 총파업을 향해 진격해야 한다.
정원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