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폭등의 고통을 노동자 민중에게 떠넘기는 이명박 정부
지금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3차 오일쇼크’, ‘경제공황’이 코앞에 닥쳤다는 주장은 불안감에 젖어있는 자본가들의 심정을 보여준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의 금융당국자들은 잠을 못 이룬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국제 경제동향은 심상치 않다.
무더기 경제파산 위기
세계적 원자재값 폭등과 금융경색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국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국제원자재가 폭등과 금융경색은 계속된 장기불황과 함께 증대된 외채를 각국 정부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남미의 아르헨티나가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로 평가되는 2001년보다도 더 심각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정도 차만 있을 뿐 베네수엘라, 페루, 볼리비아, 우루과이 등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흔들리긴 마찬가지다. 아르헨티나가 쓰러진다면 순식간에 도미노 붕괴효과에 휘말릴 분위기다.
베트남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수입은 석유제품과 각종 원자재 등의 가격폭등으로 64%나 급증했다. 6월 소비자물가만 26.8%가 폭등했다. 국제 투자은행들은 이미 베트남에 대해 외환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상태다. 베트남이 쓰러지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물론, 인도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국가경제파산 0순위로 꼽히고 있으며 루마니아, 카자흐스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도 위태롭다.
이처럼 안정된 착취질서를 무너뜨리고, 그동안 쌓아온 거대한 부를 휴지조각으로 전락시킬 공황의 유령이 떠도는 상황에서 자본가들이 잠을 못 이루는 것은 이해할만 하다. 이를 반영하듯 ‘주가폭락설’, ‘9월 대란설’ 등 괴담이 떠돌고 있으며, 정부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돌파할 경우를 대비한 고유가 비상조치 시나리오까지 준비해 두었다. 그런데 이미 유가가 140달러를 돌파했으니 괴담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물가폭등의 부담을 노동자민중에게 전가하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원자재값 폭등으로 인해 이윤이 줄어들고 착취경제가 무너지는 것에 대해서만 걱정이지, 노동자민중의 삶이 파탄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아니, 오히려 우리의 삶을 파탄으로 내몰고 있다. 그들에게 노동자민중의 소비물가를 안정시킬 의지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똑같은 원자재가 폭등상황에서도 한국의 5월 수입물가는 44.6% 증가한데 반해, 독일의 수입물가는 5.7% 증가에 머물고 있다. 그 이유는 달러화의 전반적인 약세 상황에서 유로화 환율이 13.7% 떨어지면서 유가폭등의 충격이 완화되고 있는 반면, 이명박 정부는 수출의 비중이 훨씬 높은 한국자본가들의 이윤을 보장해주기 위한 고환율정책으로 환율을 11.7%로 올리면서 유가폭등 충격을 배가시켰기 때문이다. 가까운 일본과 대만의 수입물가상승률도 우리의 1/3에도 못 미친다. 그 결과, 전기전자 업종은 영업이익이 116.9%나 급증했고,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1540억 원으로 82.1% 늘었다. 자동차와 조선업체가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은 101.3%, 운수창고 업종은 120.6%나 급증했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자본가들의 이윤을 유지시켜주기 위해서 세계적 물가폭등의 부담을 노동자민중에게 전가할 뿐만 아니라, 물가폭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민중에게 그 결과는 생존권의 파탄이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이미 6%에 다다른 생활물가지수가 두 자리 수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노동자민중의 삶은 더욱더 고통스러워진다. 그것을 대가로 외환보유고는 유지되겠지만, 구매력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생산확대와 투자는 더욱 어려워지고 경제의 투기화는 더욱 가속화 될 뿐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더 큰 파국의 길을 열고 있을 뿐이다.
자본가들에게 다른 길은 있는가?
내각개편에도 불구하고 유임된 747공약의 설계자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6일 기자들과의 세미나 자리에서 경제성장률만을 높이려한다는 지적에 대해, “서민들이 직장을 잃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용돈이 줄어드는 것이 나은지 선택해야한다”고 말했다. 물가가 폭등해 소득이 줄더라도 직장을 갖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하고 군소리하지 말라는 협박이 아닌가! 감세를 하면 고소득층, 대기업만 혜택을 입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들이 감세 혜택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왜 이명박 정부는 이처럼 거침없이 자본가들을 대변하고자 하는가?
자본가가 탐욕스런 이윤창출활동을 중단한다면 그는 더 이상 자본가가 아니다. 오래전에 이미 자본주의는 그 충분히 발전한 생산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노동자민중의 구매력사이에 커다란 괴리를 낳았다. 그 괴리가 커질수록, 협소한 시장을 사이에 둔 자본가들간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생산확대를 통한 이윤창출은 더욱 힘들어진다.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대자본은 노동자민중은 물론 소자본들까지도 희생시키는 대가로 시장을 유지하거나 조금이라도 확대하고자 한다. 또한 시장의 독점과 담합, 투기, 노동자민중에 대한 착취 강화를 통해서만 이윤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투기가 매우 불안정해질수록 노동자민중에 대한 착취강화에 목을 매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의 상황이 바로 그렇다. 이명박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FTA를 통한 시장 맞교환, 민영화(사유화)를 통한 이윤주머니 창출, 노동운동탄압과 착취강화, 자본가들을 위한 감세는 자본가들에게 절박한 요구이다. 자본가들이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 이상 다른 길은 없다.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으로 나아가자!
자본가들은 경제위기에 닥칠 때마다 고통을 분담하자고 앵무새처럼 반복해왔다. 김영삼도 김대중도 노무현도 똑같이 그랬고, 이명박은 더 노골적이다. 물가가 폭등하니 기업이 어렵고, 기업이 수출을 확대하고 살아남아야 노동자의 일자리도 유지된다고 협박한다. 그것도 몽둥이를 들고 협박하고 있다. IMF 위기를 겪으며 김대중은 고통분담을 통해 경제가 회복되면 그 성과를 나누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삼성과 현대에서 볼 수 있듯이 자본가들은 위기를 틈타 막대한 부를 축적하여 세계적인 기업들로 탄생한 반면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절반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전락한 현실이다. 또다시 그러한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 자본가들의 이윤탐욕을 위해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재물로 바치지 말자! 이명박 자본가정부에 대한 저항은 이미 시작되어 타오르고 있다. 과감하게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으로 전진하자!
정원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