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파병, 이슬람 민족주의, 국제주의
2001년 9·11 사건 이후 미국과 영국 연합국은 빈라덴과 알카에다 척결을 이유로 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벌여, 아프간을 9년째 점령하고 있다. 미국 오마바 정권은 지난 2월 ‘아프간 재건 - 극단세력 제거’에 초점을 맞춘 새 전략을 발표한 뒤, 아프간에 2만1천명의 병력을 증파한 바 있다. 최근 오바마 정권은 아프간 서부 파라지역을 공습하면서,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백린탄을 사용해 130여명의 민중을 대량학살했다.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민간인지역에서 백린탄 사용은 금지돼있다.
미국의 대 아프간전쟁 의미
세계 자본주의 경제위기 때문에, 미국의 경제적 (금융수단) 조치들이 ‘약발’이 먹히지 않자, 오바마가 선택한 것은 결국 군사력을 통한 대 아프간 전쟁 강화다. 그렇다면 미국은 대 이라크 전쟁 이후에, 왜 다시 대 아프간 전쟁을 강화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프간이 에너지 전략의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카스피해와 중동의 석유 및 가스자원을 더욱 확실히 확보하기 위해, 아프간을 에너지 전략의 요충지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세계 자본주의 위기에 처한 각국들은 천연가스와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전형적인 자원전쟁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코리아’ 위상에 맞는 아프간 파병?
다음 달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명박 정권은 지난 6일 재정지원과 민간재건팀 파견 규모를 대폭 늘리는 아프간 지원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아프간 파병문제는 단순히 아프간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중동에서 우리나라 경제이익을 창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5월 12일자 <민중의소리> 기사).
이러한 강조로 미루어 볼 때, 이명박 정권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계기로, 한미동맹 강화를 대중적으로 선전하면서, 아프간·중동지역 천연가스와 석유를 둘러싼 자원획득 전쟁에 미국과의 공조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코리아’의 제국주의 본성이 드러나고 있다.
이슬람 민족주의와 국제주의
미국의 꼭두각시 정부가 아프간에 들어섰지만, 수도 카불을 제외한 지역과 파키스탄 지역은 이슬람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급속히 세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 죽음을” 구호로 내걸고, 자살폭탄테러와 같은 극단적인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은 이슬람 국가수립을 통한 민족주의적 단결을 지향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의 국제적 단결을 파괴해왔다. 심지어는 제국주의 세력과 다양한 형태의 공조를 통해 공산주의자와 노동자계급, 민중의 저항을 탄압한 바 있다.
1991년 이라크 노동자계급과 민중봉기에서 탄생한 투쟁기구인 ‘쇼라’(평의회)는 후세인 정권에 맞서 투쟁을 전개했다. 이라크 쇼라를 주축으로 활동했던 세력은 지금까지도 미국과 이슬람 부르주아 세력에 투쟁하면서, 노동자계급과 민중을 중심으로 노동자 민중 평의회에 기반한 정부를 향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 투쟁은 전세계 노동자 투쟁의 소중한 한 부분이다. 당연히 이 투쟁은 노동자의 국제적 단결이란 국제주의로 향해야 한다.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를 향한 투쟁은 이슬람 민족주의와 절연해야 한다.
남궁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