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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의 방향타 : 1호_필수유지업무제도, 공장점거파업을 전면에 제기하다!
 정책위  | 2008·02·21 19:18 | HIT : 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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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호40_필수유지업무제도.hwp (23.5 KB), Down : 704
  • (사노련에서 발행한 <사회주의자>1호에 실린 글입니다.)

    필수공익사업장 필수유지업무제도에 대해

    직권중재 무덤에서 부활한 필수유지업무제도

    공장점거파업을 전면에 제기하다!



    김태진 (궤도 노동자)



    1. 도철 파업전야제 - 필수유지업무제도의 첫 무대가 되다


    1월 31일 도시철도 고덕차량기지에서는 파업전야제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12시가 가까워지자 파업전야제에 참여한 노동자들의 핸드폰으로 문자메시지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한 노동자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분소장입니다! 필수근무자 명단입니다. 근무 조는 현재 조로 운영합니다. 필수근무자는 성○○, 이○○, 임○○, 문○○, 이○○, 전○○, 강○○ 이상 7명입니다. 내일 새벽4시 비상소집 시는 분소근무인원 전원 한 시간 내에 응소해야 합니다. 이상입니다. 홍○○


    이것은 도시철도 공사가 파업에 돌입할 시 “필수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업무”에 근무해야 하는 근무자 명단을 개별 노동자들에게 통보한 것이다. 이 통보는 바로 몇 시간 전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내려진 필수공익사업장의 필수유지업무 결정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내려진 것이었다.

    이처럼 정부와 자본은 필수유지업무란 신종 제도로 노동자의 파업권을 유린하려 하고 있는 순간에 도시철도 노조 집행부의 모습은 어땠는가? 파업예고 시간인 새벽 4시가 지나가고 있는 와중에도 노사협조주의 집행부는 교섭 테이블에 앉아 있었고, 결국 시간은 그냥 흘러갔다. 급기야 새벽 6시경 잠정합의로 파업투쟁의 불꽃은 완전하게 사그러 들었다. 2시간 정도를 기다리던 자본은 비상소집령을 해제함으로써 필수유지업무제도는 그 등장부터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다.

    이렇게 직권중재의 무덤에서 필수유지업무제도라는 반노동자적인 파업 파괴법이 부활하였다. 그리고 이 파업 파괴법은 태어나자마자 이명박 자본가정부의 “공공부문 민영화”와 “법질서 수호”라는 거대한 날개와 발톱을 달고 배회하기 시작했다.


    2. 직권중재와 필수유지업무제도


    직권중재제도는 1948년 이승만 자본가정부의 제헌헌법을 통해 등장했다. 법률적으로는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노동쟁의조정법을 통해 “공익사업장”의 “강제중재제도”로 등장했고, 공식적으로 2007년 12월 31일까지 유지되었다.

    그 내용은 “(필수)공익사업장의 노동자들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하기 위해서는 15일간의 조정기간을 거치고, 조정기간 동안은 일체의 쟁의행위가 금지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조정을 거치지 않는 쟁의행위도 불법이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중재에 회부하며(직권중재), 마찬가지로 중재에 회부되는 순간 쟁의행위가 금지된다. 그리고 중재를 통해 결정된 내용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이렇게 내려진 결정에 불복해서 투쟁하는 것 또한 불법이다.

    노동자의 투쟁권, 파업권을 유린하는 직권중재제도를 등에 업고, (필수)공익사업장의 관료자본가들은 노동자들에게 양보와 굴종을 강요해 왔고, 결코 자그마한 타협도 하지 않으려 했다.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나서는 순간 국가권력이 직접적으로, 그리고 자동적으로 개입하는 체제에서 단사 관료자본가들이 자신만만한 태도를 취했던 것은 당연했다.

    직권중재제도는 (필수)공익사업장의 “모든 노동자”의 투쟁을 불법화시켰다. 그러나 이 직권중재제도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었다. “모든 노동자”가 하나로 단결하면 직권중재제도는 무용지물이 된다. 불법의 굴레를 단호하게 박차고 파업에 돌입해버리면, 파업권은 간단히 사수될 수 있었다. “우리 모두 불법투쟁을 했다. 우리 모두를 해고해라!”고 당당하게 선언하는 순간, 파업권을 봉쇄하기 위한 직권중재제도는 효력을 정지당했다. 단결된 노동자들의 힘 앞에서 악질 반동 법안은 웃음거리가 되었다. 왜냐하면 법률상 ‘파업 참가자 전원을 해고’해야만 했지만, 그들은 두려움에 떨며 법 집행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의 단결된 파업투쟁 앞에 파업 파괴법은 눈 녹듯이 무력화 되었다.

    필수유지업무제도는 외형적으로는 파업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직권중재를 폐지한 산물로 등장했다. 그렇다고 해서 파업권이 보장된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파업의 실질적인 효과를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필수유지업무제도의 목적이다. 파업을 노동(근무)하지 않는 노동자들의 휴일집회 정도로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방식이다.


    (1)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된 업무는 파업과 무관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2) 운영의 비율은 노사간에 협정을 맺거나 노동위원회가 결정한다. 실제적으로는 도시철도 사례처럼 노동위원회가 전권을 갖고 결정한다.

    (3) 필수유지업무 운영을 위해서 필수근무자를 개별로 지명한다.

    (4) 필수근무자는 파업을 하지 못한다.

    (5) 하나의 필수공익사업장 노동자들이라도 다음의 두 가지로 분할된다. 첫째 필수유지업무와 그렇지 않은 업무의 노동자. 둘째 필수유지업무의 노동자 가운데 필수근무자와 비필수근무자.

    (6) 필수공익사업장의 노동자들 가운데 비필수유지업무 노동자와 비필수근무자는 파업이 가능하다.

    (7) 필수공익사업장 노동자들의 파업 시 파업참가인원의 50%에 대해서는 대체인력투입, 신규채용 등이 가능하다.

    (8) 파업의 진행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긴급조정권 발동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필수유지업무제도는 집단적인 단결과 생산을 중단시키는 파업을 근원적으로 봉쇄하고자 하는 “직권중재제도의 교묘한 개악 판”이다. 직권중재에 맞선 투쟁이 “모든 노동자”의 단결을 절대적인 조건으로 요구했다면, 필수유지업무제도는 바로 이 점을 착목하여 노동자들을 개별로 분할시켜 단결을 해체하는 것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더 악랄한 악법이다.

    직권중재제도는 노동자들 모두에게 “불법 딱지”를 붙임으로써 모두가 함께 저항하도록 밀어붙였다. 그러나 필수유지업무는 매일 매일 같이 생활하며 일을 하는 노동자들을 파업이나 투쟁시기에는 이제 합법파업이 가능한 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노동자로 쪼갠다. 불법이냐 합법이냐를 떠나 함께 단결하고 투쟁한다는 노동자의 단결을 해체하고, 서로 분열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파업이 선언돼도, 누구는 불법 파업의 굴레를 쓰고 누구는 합법 파업의 권리를 보장받는 상황에서는 단결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점을 교묘하게 파고든 것이다.

    대부분의 조합주의자들은 이 사실 하나에만 주목하고 필수유지업무제도를 비난한다. 좀 더 성실한 조합주의자들은 이 제도의 허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들은 노동자의 투쟁력에 주목하기보다 단지 제도적 측면에만 집착하면서 소심한 대응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이들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필수유지업무제도가 우리 노동자계급 전체에게 주문하는 투쟁의 과제와 요구, 근본적이고 노동해방지향적인 운동의 건설이라는 차원에서 이 악법을 뛰어넘는 투쟁의 대안, 역사적인 경험에 기초한 대안을 창출할 사활적 필요성이다.


    3. 직권중재를 무력화시켜 온 노동자 투쟁의 역사


    직권중재제도가 도입된 이래 공익사업장으로 분류되었든, 필수공익사업장으로 분류되었든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권은 공히 원천적으로 부정되었다. 지하철, 철도, 통신, 병원, 발전, 가스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합법적”인 파업이란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애초부터 투쟁에 나서는 순간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따지지 않았고, 또 그렇게 투쟁을 전개해 왔다.

    그래서 “합법적” 파업은 단 하나도 없었지만 이것이 노동자의 파업권 봉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대신 대규모의 전투적 “불법 파업의 홍수”를 불러왔고, 그런 식으로 노동자의 파업권은 사수되고 확대되었다. (88년 철도 기관사 파업, 89년 지하철파업, 94년 전기협․전지협 공동연대파업, 99년 지하철파업, 02년 발전․철도․가스 파업, 03년 철도파업, 04년 궤도6사 파업, 05년 조종사 파업, 06년 철도파업 등등)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면서 등장한 주요 구호 가운데 하나가 “악법은 어겨서 깨뜨린다!”였다. 이것은 부당한 체제의 법과 제도에 대한, 가증스럽고 썩어 문드러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우리 노동자들의 거대한 분노와 노동자 투쟁의 정당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그 대투쟁을 두 손으로 건설한 노동자들에게 자본주의 체제의 법과 질서, 공권력은 더 이상 공포의 대상도, 신성불가침의 대상도 아닌 자본가계급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기만적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체제의 법률 따위를 거슬러서 전개하는 노동자 투쟁은 너무나도 정당하고 당연한 것이었다. 노동자들의 투쟁을 가로막고, 영원히 임금노예의 사슬로 묶어두려는 모든 것들은 투쟁의 대상이었을 뿐이다.

    노동자들의 투쟁의지가 살아있고 자신감이 충만한 전진의 시대에는 악법이 악법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았다. 즉 악법의 족쇄를 노동자들은 거꾸로 동지적, 계급적 단결의 문제로 상승시켜 냈다. 그래서 직권중재는 현실에서 대립하는 두 계급에게 정반대의 의미로 작동했다. 자본가들의 입장에서는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단결과 투쟁의 힘을 분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투쟁으로 떨쳐나선 노동자에게 직권중재는 곧 자본가 국가권력의 진정한 실체를 가장 직접적으로 폭로하고 자각하는 수단이 되었다. 투쟁에 돌입하는 순간 노동자들은 불법이라는 딱지를 받아야 했으며, 곧바로 폭력 경찰과 대면해야 했다. 하지만 위에서 든 투쟁의 사례처럼 직제개편이든, 변형근로제 폐지든, 민영화 저지든, 주5일제든 노동자들은 정부와 싸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파업이 합법이냐 불법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 자신의 절박하고도 정당한 요구가 우선이었다.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두려움 없이 전면에 내세우고, 그것을 투쟁으로 밀어붙이려는 노동자들에게 “불법파업 딱지”는 명예로운 훈장 이상이 결코 아니었다.

    그렇다! 주요한, 역사적인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 모두는 직권중재라는 제도 때문에 결코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투쟁 과제와 요구를 악법의 위험 때문에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과감하고 대담하게 무시하고 뛰어넘어 자신의 계급적인 힘과 단결에 의지해 실현하겠다고 결심한 순간, 직권중재는 브레이크에서 ‘투쟁의 가속 페달’로 역전되었다. 직권중재에 대한 노동자들의 대답은 완전한 파업의 자유 쟁취였고, 이 자유는 대담한 불법파업을 통해 현실에서 바로 집행되었다.

    직권중재든, 필수유지업무제도든 파업의 완전한 자유 쟁취는 여전히 노동자들의 주요한 투쟁 요구이고, 슬로건이다. 필수유지업무제도에 대해서 우리는 전면적인 악법철폐투쟁을 제기하고 나가면서 ‘파업권 쟁취’의 깃발을 높이 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 깃발은 필수유지업무제도를 “개선”하고 독소조항을 ‘누그러뜨리는 차원’에 맞춰져서는 안 된다. 특히 필수유지업무제도(악법)를 폐지하여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할 때까지는 노동자 투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할 때 그것은 기회주의가 될 것이다.


    4. 필수유지업무제도는 새로운 그러나 전환을 요구하는 투쟁의 조건과 계기일 뿐


    필수유지업무제도는 두 가지 차원에서 우리 노동자운동에 방향과 길을 묻는다. 첫 번째로는 자본주의체제와 국가권력의 본질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노동조합적인 단결이 아니라 계급적 단결의 문제를 던진다.


    첫 번째와 관련해서 검토하자. 자본가정부들이 노동자에게 (필수)공익사업장의 필수공익노동이라는 빛나는 이름을 붙여준 대신 노동자의 모든 권리를 모조리 봉쇄시켜 놓고 자본가정부, 자본가계급의 이익에 무한한 희생과 착취를 강요하지만, 정작 그 자본가 정부가 하는 일은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건설된 거대한 생산수단들을 개별 사적자본가들의 호주머니 속으로 집어 쳐 넣는 것이다. 이른바 민영화나 외주․하청, 자회사 등의 명목으로 수많은 자본가들의 주린 배를 채워 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필수공익사업장과 필수유지업무제도를 통해서 국가기관 소유의 사업체뿐만 아니라 개별 사적 자본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예를 들면 대한항공이나 아사아나항공, KT, 각 이동통신, 병원 등의 노동자들도 이 족쇄에 묶어 놓았다. 실제로 국가가 이 자본가들의 노동착취를 법적,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공공부문의 민영화를 일정에 올리고 있다.

    필수공익사업이라는 것이 결론적으로는 자본가들에게 필수적인 이윤을 보장하기 위한 사업일 뿐이라는 점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에게는 공익을 운운하지만 그 공익의 실체가 자본가들에게 이윤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필수공익이라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국가가 자본가들의 이윤과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도구일 따름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노동자들이 자본가들이 규정한 공익사업이라는 허울에 노동자의 권리를 유보하거나 포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진정한 공익, 전체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들의 노동이 그 온전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본가정부와 자본주의 체제라는 껍질을 단호하게 깨 부셔야 한다. 노동자들이 실질적으로 산업을 통제하고 운영할 때만이 공공부문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이 모든 민중들에게 진정으로 기여하는 노동, 사회적인 노동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필수유지업무제도는 노동자들을 단사로만 분열, 분할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사 내의 직종과 직렬, 작업 조까지 세부적으로 분열, 분할시킨다. 물론 자본가들의 일상적 노무관리 방식이 개별 노동자 모두를 분열, 분할 통제하지만, 필수유지업무제도는 국가권력이 직접 개입을 한다. 이런 점에서 필수유지업무제도는 노동자 개개인에게 국가권력과 맞설 수 있는 결단과 용기,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다.

    수천 명의 해고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 조건에서 일상적인 경제적 요구로 투쟁을 시작한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는 분명하다. “내가 파업에 나서는 순간 내 일자리는 이름 모를 또 다른 노동자들에 의해 대체된다. 그리고 나의 동료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가지고 나가지만 나는 불법의 모든 굴레를 감수해야 한다.” 지하철을 예로 들면 파업 시 승무 노동자들은 대부분 필수근무자로 지명되어 열차를 운행하고, 역무나 정비창 노동자들만 왜소하게 합법적인 파업집회를 한다. 신호나 철도토목 노동자 일부는 필수근무자로 지명되어 근무를 하고 그렇지 않은 노동자들만 파업에 참여한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합법적인 파업권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들 스스로 파업을 포기할 것이다. 의미 없는 파업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파업이 아니라 내 자리를 누군가에게 대체당하며 그냥 집회를 하는 것일 뿐이다.” 생산의 중단이라는, 단결과 투쟁의 힘, 파업의 힘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가 없다. 교섭에 가할 수 있는 그 어떤 압력장치도 없다. 사측은 무한정 파업을 지속시킨다.

    결국은 분할된 노동자들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더 높은 계급적 단결의 의식과 사상으로 노동자 자신을 발돋움시키지 않는다면 투쟁은 노동자 내부로부터 붕괴될 것이다.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요구되는 단결의 수준은 이제 전혀 다른 조건으로 전환된다. 필수근무자로 지정된 노동자들은 불법을 감수하고 전체 노동자들의 단결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의식과 결단으로 무장해야 하며, 합법파업이 가능한 노동자들은 합법의 울타리에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그것을 뛰어 넘어 대담한 투쟁으로 나가야 한다.


    이런 두 가지 방향을 통일시킬 의식적 사상적 준비와 그에 적합한 투쟁의 구체적인 형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5. 필수유지업무제도는 곧 노동자들에게 공장점거파업을 정면으로 제기한다.


    직권중재제도는 모든 노동자들이 한날 한시에 파업으로 떨쳐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무력화될 수 있었다. 물론 그것조차도 엄청난 결단과 용기, 자각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공권력과 정면으로 맞서 우리 노동자들은 훌륭하게 이에 맞선 투쟁을 영웅적으로 전개해 왔다.

    직권중재제도가 필수유지업무제도로 변경되었다고 해서 본질적으로 변화된 것은 없다. 다만 더 큰 더 근본적인 방향으로 우리 노동자들이 진군해야 할 필요성을 더 직접적으로 이 제도는 요구하고 있을 따름이다. 불법의 굴레를 깨고, 공권력과의 물리적 투쟁을 넘어 생산의 실질적인 주인이 누구인가 하는 물음을 우리 노동자들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운동의 단계와 상황에 도달한 것뿐이다. 노동자투쟁은 역사적으로 이러한 과제에 대해 “공장점거파업”을 제기하였다.

    공장점거파업은 새로이 발명된 것이 아니라 가장 전통적인 노동자투쟁의 한 형태다. 필수유지업무제도에 맞선 투쟁의 의미에서 공장점거파업은 노동자들 사이의 모든 분할과 분열의 장벽을 일거에 허물어버린다. 더 이상 노동자들을 합법파업과 불법파업 노동자로 나누지 않는다. 필수유지업무 노동자와 비필수유지업무 노동자, 필수근무자와 비필수근무자간의 모든 분할과 분열의 장벽은 무너진다.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시간 때우기 문화공연과 시시한 집회가 아니라 핵심 생산 거점을 장악함으로써 실질적인 생산의 중단을 만들어낸다. 파업을 해도 자본가들이 정상적으로 이윤을 착취하는 현상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직권중재제도에 맞서 투쟁한 노동자들의 경험은 이미 자본주의체제가 옭아 맨 불법의 굴레를 뛰어넘었다. 공장점거파업은 이 점에서 직권중재제도에 맞선 초기 투쟁 경험을 더욱 더 확대할 것, 더 과감하게 전진할 것을 주문한다. 이명박 정부가 공언하고 있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노동자들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도록 요구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우리 노동자들은 어디로 후퇴할 곳도 피할 곳도 없다. 앉아서 죽을 수는 없다는 점은 너무도 명백하다.


    6. 현실적 조건과 과제


    조합주의자들은 필수유지업무제도의 미흡한 점에 대해 분통을 터뜨린다. 하지만 그것의 방향은 법의 재개정 정도이거나 제도의 허점을 찾으려는 노력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필수유지업무의 범위와 비율을 최소화할 것인지, 그것을 위한 교섭의 논리와 힘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집중되어 있다. 이것은 조합주의 운동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하지만 상황은 이것조차도 용이하지 않다. 그리고 실제 필수공익사업장의 절대 다수는 도시철도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어떤 기교가 필요한 시대는 아니다. 노동자투쟁이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시기라면 기교는 노동자투쟁의 풍부한 전술의 일부가 될 수 있겠지만, 현재와 같은 조건에서 기교만을 찾는 것은 곧 노동자계급투쟁의 무덤이 될 것이다.

    필수유지업무제도가 임금노예를 영속화시키는 또 다른 족쇄가 될 것인지, 아니면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향한 투쟁에 위대한 영감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스스로 새로운 세계를 건설해 나가는 재료가 될 것인지는 이제 노동자 자신의 두 손에 달려 있다. 굴종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라는 이 단순한 질문 앞에 정부와 자본가들은 노동자를 세워놓았다. 우리 노동자들은 지난한 투쟁의 경험을 통해서 이미 첫 번째 답을 알고 있다. 악법철폐투쟁이다! 산업과 생산에 대한 노동자 통제를 위한 투쟁이다! 공장점거파업투쟁이다!

    이러한 투쟁의 과제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운동의 성격이 근본적인 운동으로 재조직되어야 하며, 그러한 노력과 투쟁이 없다면 공장점거파업과 같은 형태는 아마도 논의조차 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노동자 운동이 공장점거파업을 전면에 올리기 전까지 노동자들은 불가피하게 정권과 자본의 탄압과 공격을 온몸으로 맞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금 바로 이 시점부터 우리 운동을 근본적인 운동으로 재조직하기 위한 치열한 투쟁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혁명적인 노동운동의 건설, 정치적인 운동의 건설, 이를 위한 노동자 대중의 교육과 조직사업을 전면에 배치해야 할 것이다.

    다시 상황은 우리 노동자들에게 87년 대투쟁의 역사와 기억을 떠올릴 것을 요구한다. 노동자대투쟁 이후 끊어진 혁명적 투쟁의 전망을 다시 곧추세우도록 요구한다. 노동자 투사들! 우리의 소중한 힘과 능력을 쇠락하는 조합주의 운동의 연장에 허비하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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