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대우차 투쟁을 넘어서 승리로 진격하자! 쌍차 노동자들이여!
쌍용자동차 법정관리인단은 2,646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로 표출되었다. 86%가 넘는 조합원들이 파업에 찬성했다. 조합원들은 투쟁을 원하고 있다.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지난 2001년 대우차 투쟁은 쌍차와 위니아만도를 비롯한 공황기 노동자 투쟁에 소중한 교훈을 던져준다. 2001년 1월 16일 대우차는 2,794명의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했으며, 2월 16일 1,754명의 정리해고 명단을 통보했다. 당시 대우차 투쟁은 구조조정에 맞선 전체 노동자 투쟁의 상징이 되었다. 불행히도 이 투쟁은 승리하지 못했다. 다수 조합원들을 투쟁으로 집결시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약점이었다.
2001년 2월 16일 정리해고 발표직후, “모든 조합원은 공장으로 집결하라”는 대우차노조의 지침이 떨어졌다. 그러나 충격적이게도 정리해고 통보자들조차 집결하지 못했다. 물론 경찰의 봉쇄도 커다란 타격이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2000년부터 시작된 투쟁이 지리한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발생했던 조합원들의 피로도, 자신감 결여에 있었다.
특히 사측의 정리해고 입장발표 후 명단통보가 이루어진 한 달 동안이 분수령이었다.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투쟁돌입이 필요했던 그 기간 동안 공장점거파업은 결행되지 못했다. 반면 희망퇴직 모집 등 현장을 흔드는 탄압을 자본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전면화시켰다. 그 결과는 비극적이었다. 순식간에 역관계는 자본에게 넘어가버렸다. 파업돌입선언은 너무나 늦어버렸다!
비극을 되풀이하지 말자!
2001년 대우차 정리해고에 맞선 쟁의행위 찬반투표 찬성률은 53%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9년 4월 쌍용차 쟁의행위 찬반투표 찬성률은 86%가 넘는다. 조합원들의 투쟁 열의가 조금이라도 식지 않게 과감한 투쟁전술을 배치해야 한다.
쌍용차지부는 구체적인 투쟁일정을 어용들이 득실대는 대의원대회가 아니라 조합원들의 투쟁의지가 어용들을 제끼면서 발휘될 수 있는 조합원 총회(집회)에서 공개적인 토론에 붙이면서 시급히 투쟁일정을 잡아야 한다. 정리해고자 명단발표 때까지 투쟁을 미뤄서는 안 된다. 발표시점을 넘겨서 투쟁에 돌입하려 한다면, 정리해고자와 정리해고를 피해간 조합원간의 분열 앞에서 투쟁의 기세는 형편없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자본가들이 결정적으로 바라는 바다.
나아가서 사측의 희망퇴직 기도를 정면으로 박살내야 한다. 희망퇴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지부가 선언하더라도, 사측의 일방통행식 희망퇴직 시도를 사실상 그냥 방치한다면 투쟁의 기세는 약화되고 만다. 역관계가 사측 주도로 넘어가버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역관계를 반전시킬 노동자의 공세적 투쟁이다. 그 방법이 무엇이 있겠는가? 전면적 투쟁을 시급히 앞당기는 것이다.
어차피 자본과 한 판 승부를 봐야 한다면 조합원들이 노조의 지침에 따라서 공장으로 출근하는 비율이 높은 지금, 한마디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단결투쟁해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펄펄 살아 있는 지금 투쟁의 고삐를 단단히 움켜줘야 한다. 7일 발표한 노동조합 자구안처럼 ‘양보’를 통한 명분축적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를 활화산처럼 솟구치게 만들 공세적인 투쟁전술과 단호한 집행이 필요하다.
당장부터 공장을 노동자의 텐트촌이 뒤덮게 만들자! 그곳에서 투쟁의 역동성과 조합원들의 보다 적극적인 활동력이 분출할 것이고, 어용 대의원들의 준동을 차단하는 힘이 아래로부터 건설될 것이다. 그리하여 공장점거 총파업이란 결정적 깃발이 때늦지 않게 올라올 수 있을 것이다! 2001년 대우차 노동자의 패배는 2009년 쌍용차 노동자의 승리로 부활할 것이다!
박준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