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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과 쟁점

[사노련 재판투쟁] 국가보안법의 계급적 실체와 헌법 제1조 논쟁
 사노련  | 2010·07·10 10:49 | HIT : 2,447
[▲ 모든 노동자투쟁에는 자본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는 잠재력이 감춰져 있다. 자본가들은 그 잠재력이 깨어나는 것을 병적으로 두려워한다.]

사노련 재판 - 국가보안법의 계급적 실체를 드러내다 !

사노련 재판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재판의 정치적 성격이 전면적으로 드러나고, 부르주아 자본주의 사상과 노동자계급 사회주의 사상 사이의 투쟁이 본격화하는 것은 물론 ‘피의자 신문’ 단계에 이르러서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진행되고 있는 ‘증인신문 과정’은 마치 예고편처럼 재판의 정치적 성격과 핵심 쟁점들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노동자투쟁에 대한 두려움
  
우선 재판과정은 정부를 대변하는 검찰의 입장을 통해 노동자운동에 대한 현 정부의 병적인 증오와 두려움을 드러내고 있다. 검찰은 이랜드, 뉴코아, 쌍용차, 현대차 울산, 전주 공장 등에서 노무관리 실무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켰다.
  
이들을 증인으로 부른 검찰의 의도는 분명했다. 노동자투쟁에 대해 사노련이 지지하고 동참했던 것을 증명하고, 이로부터 처벌의 정당성을 끌어내는 것이다. 집회와 투쟁에 사노련 동지들이 참석한 사진을 들이밀면서 확인을 요청하는 것이 검찰의 주요 신문 사항이었다. 사노련 동지들을 전혀 알지 못하는 증인들에게서까지 확인을 받으려 애쓰는 과정은 애처로울 정도였다.
  
그러나 재판에 회부된 사노련 동지들은 이미 최초진술을 통해 “노동자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것, 나아가서 노동자투쟁에 올바른 방향을 부여하려 노력하는 것은 사회주의자들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임무”라고 당당히 밝힌 바 있다. 사노련 동지들은 노동자투쟁에 더 헌신적으로 결합하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길 뿐이다.
  
우리는 노동자투쟁에 결합한 사실을 조금도 감출 생각이 없다. 그럼에도 검찰이 노동자투쟁 개입 증거들을 애써 제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검찰의 판단은 이렇다. “노동자투쟁에는 자본주의를 철폐하는 무시무시한 힘이 숨어 있다. 노동자투쟁에 적극 참여하고 사회주의적 방향을 제시하려는 사노련의 행위는 이 무시무시한 괴물을 불러오는 극히 위험한 행위다.”

우리는 답한다. “그렇소!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투쟁에 그러한 거대한 힘이 담겨 있음을 확신하오!”

노동자의 자주적 투쟁에 대한 혐오
  
하지만 노동자투쟁에 담겨 있는 ‘새로운 세상을 향하는 거대한 힘’은 사회주의자들이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노동자대중의 자주적 투쟁을 통해 노동자 스스로 깨닫고 형성해가는 것이지 누군가 외부로부터 주입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다만 사회주의자들은 그러한 깨달음을 촉진하고자 노력할 따름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자기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노동자계급의 거대한 자주적 힘을 승인하며, 굳건히 신뢰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동자계급이 스스로의 투쟁 경험을 통해 자본주의 철폐의 방향으로 전진하도록 이끄는 가장 강력한 힘은 자본주의의 착취와 억압, 모순 그 자체다. 자본주의로부터 그것들을 지워보라! 사회주의자들의 어떤 강력한 선동도 노동자들을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양규헌 동지가 증언대에서 말했듯이, 마치 노동자투쟁이 사노련과 같은 단체들의 배후조종에 의해 등장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노동자운동에 대한 ‘모독’이다. 자본가계급의 정신을 반영하는 정부와 검찰은 노동자계급이 스스로 투쟁을 판단하고 노동자운동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힘과 의식을 갖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정부와 검찰은 노동자계급을 로봇처럼 조종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업신여기고 있다. 사장이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통제하고 조종할 수 있다고 망상하듯이, 정부와 검찰도 똑같이 망상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노동자투쟁에 의해 사장의 망상이 산산조각 나듯이, 거대한 노동자투쟁은 정부와 검찰의 망상을 산산조각 낼 것이다. “당신들은 노동자대중의 거대한 힘과 결의 앞에 머리를 숙여야 할 것이다!”

표현과 사상의 자유
  
‘표현과 사상의 자유’의 문제에서도 정부와 검찰의 입장은 명백히 드러난다. 검찰은 ‘표현과 사상’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위험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표현과 사상’을 넘어서서 ‘행동과 실천’으로 확대되면 이런 ‘표현과 사상’은 제한되어야 마땅하고 금지 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행동과 실천으로 나아가지 않는 표현과 사상이라면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누군가 “당신이 노동조합이 필요하고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표현할 자유는 인정하겠지만, 당신의 확신을 가지고 노동조합을 건설할 행동의 자유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인권에 대한 가장 철저한 위협이 아닌가? 차라리 생각이 없는 것이 낫지, 자기 확신을 기반으로 실천할 자유를 박탈당하는 인간처럼 불행한 인간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것은 정부와 검찰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사회주의 사상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상에 입각한 사회주의자들의 실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사노련은 답한다 :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상은 더 이상 사상이 아니다. 게다가 사회주의 사상은 오직 실천과 연결될 때만 자신의 오류를 수정하면서 발전해나갈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는 실천의 사상이다! 우리는 실천을 멈출 생각이 전혀 없다!”

*          *          *

헌법 제1조 해석을 둘러싼 논쟁

김수행, 강내희, 김세균 교수가 증인으로 발언했다. 물론 이 증인들은 사노련 회원도 아니고, 일부 영역에서 사노련의 입장과는 차이가 나는 입장을 갖고 있는 분들이다. 그럼에도 검찰과 증인들 사이의 공방전에서 몇 가지 쟁점들이 등장했다. 그 중 하나를 먼저 소개한다.

헌법에 대한 해석
  
검찰은 사노련의 주의 주장이 대한민국 헌법과 충돌한다는 점을 강조하려 노력했다. 이에 대해 증인들은 적절하게 반박했다. 핵심은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대한 해석이었다. 검찰은 이것을 “자본주의 체제와 부르주아 정치체제를 보호하는 것이 헌법의 핵심 정신”이라는 각도에서 접근했다.

반면 증인들은 “민주공화제는 국민들이 스스로 경제체제와 정치체제를 판단하고 선택하는 체제다. 따라서 자본주의 체제와 부르주아 정치체제를 반대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 중 하나”라는 각도에서 접근했다. 즉 정부와 검찰은 민주공화제를 “자본주의 공화국”으로 왜곡시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노련의 입장도 그렇다. 김수행 교수가 항의했듯이, “자본주의가 유일한 사회체제라고 보는 것은 정부와 검찰의 잘못된 편견이다. 자본주의를 능가하는 더 우월한 사회체제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와 검찰의 태도는 단순히 편견 이상의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정부와 검찰은 자본가계급의 지배체제, 즉 자본주의를 보호하고 이에 대한 어떠한 도전도 불온시하면서 억압하겠다고 작정하고 있다. 현재의 정부와 검찰은 ‘자본주의 공화국’ 이외의 의미로 민주공화제를 해석할 생각이 전혀 없다.
  
둘 중 하나다. 첫째는 민주공화제가 표현하는 ‘자유민주주의’란 결국 ‘자본주의 체제’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자본가계급만의 민주주의, 즉 노동자계급에 대한 자본가계급의 독재’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둘째는 현 정부와 검찰은 ‘자유민주주의’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진짜 헌법파괴 세력은 바로 정부와 검찰이라는 것이다.

그 무엇이든 사노련은 정부와 검찰에 맞서 투쟁할 수밖에 없다. [차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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