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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57호]행복해지고 싶다면...
| 2010·07·30 21:51 | HIT : 4,383

행복해지고 싶다면...


자본주의 하에서 노동자의 삶의 기반이 하나 둘씩 무너져가면서 사회적으로는 ‘행복’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는 듯하다. 하루에도 수십 권씩 쏟아져 나오는 행복을 주제로 한 책들은 역설적으로 지금 우리 사회가 얼마나 ‘행복’이 결여돼 있는지 떠들어대고 있는 것 같다.

당신의 삶은 즐거운가?

최근 각종 조사기관에서 각국 행복지수를 순위로 매겨 여기저기서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의 조사(어제 했던 일은 즐거웠는지, 최근의 일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배웠는지, 당신의 생활이 자랑스러운지 등의 질문)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행복도를 발표했는데,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1~5위를 모두 차지했다. 이 나라들은 자본주의에 사회주의적 색채를 어정쩡하게 가미한 사민주의 나라들인데, 이렇게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사회복지정책을 오랫동안 써왔던 나라들이 그나마 삶의 여유를 조금이라도 찾아주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반면 갤럽의 조사에서 ‘세계 최고의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은 14위에 그쳤다. 자본가들은 흔히 ‘행복은 경제적 수입 정도와 직결돼 있다’는 사고방식을 암암리에 조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미국 사례가 보여준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10여년 전 내전을 겪은 코소보보다도 더 낮은 56위를 차지했다. 우리 노동자들이 얼마나 희망과 기쁨을 자본에게 빼앗기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경제만 발전시키면 최고다!”라고 외치며 경제성장론으로 자신들의 모든 죄악을 뒤덮으려는 자본가들과 이명박 정부의 기만성이 폭로되는 대목이다.

행복한 현장?

OECD 국가 중 가장 긴 노동시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노동자들에게 행복의 조건은 곧 현장의 노동조건이 어떤가에 상당히 좌우된다. 때문에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노동자의 단결된 힘을 키우기 위해서 끊임없이 싸워왔다. 그러나 자본의 현장통제는 노동자들을 옴짝달싹 못하고 일만 하는 기계로 만들어버린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리시키고, 현장의 활력을 제거하고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뭉개기 위한 자본의 공작이 계속되고 있다. 같이 근무하던 노동자가 사고로 죽었는데도 작업중지권이 주어지지 않아 계속 일을 해야 하는 노동자에게 ‘행복’은 너무나도 먼 얘기일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노동강도 완화, 임금인상, 그리고 무엇보다 현장권력 쟁취! 이 모든 것이 노동자들에게는 정말 최소한의 행복을 위한 조건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가 ‘정말 행복한 노동자’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행복의 조건

이번 조사결과를 놓고 갤럽은 ‘탄탄한 사회적 네트워크’, ‘인간관계에 더 많은 가치 부여’, ‘서로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사회’ 등이 행복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같이 착취, 억압, 경쟁으로 점철된 자본주의와는 인연이 없는 것들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자본주의를 넘어서야만 할 것이라고 갤럽의 조사결과는 암시하고 있다.

김상기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력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를 비롯한 전통적인 북유럽 사민주의 국가들 또한 최근의 경제위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사회복지를 점차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자본의 세계화에 따른 자본이동과 이로 인한 자본가계급의 힘의 우위가 국가재정 능력의 감소와 결합하면서 복지축소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이 나라들에서조차 노동자의 단결된 투쟁력이 유일한 무기라는 점은 여느 나라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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