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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55호][야간 옥외집회 허용 논란]노동자를 억압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체제
| 2010·07·02 10:21 | HIT : 3,760

야간 옥외집회 허용 논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은 계속되어야 한다!


6월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의 집시법 개악 시도가 결국 무산됐다. 따라서 7월 1일부터 야간 옥외집회가 전면 허용될 예정이다. 물론 섣부른 환상은 금물이다. 정권과 자본은 적절한 기회만 주어진다면 재차 집시법 개악을 시도할 것이다. 그들로서는 노동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입을 틀어막는 것만이 자신들의 체제를 지탱하는 유일한 방책이기 때문이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한나라당
 
2009년 9월 헌법재판소는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제1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현행법은 2010년 6월 30일까지 효력이 유지되고 개정안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7월 1일자로 효력을 잃는다. 그래서 정부와 여당은 올해 초부터 집시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고 동분서주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제출한 개정안은 옥외집회 금지시간을 현행 ‘해진 후~해 뜨기 전’에서 ‘밤 11시~오전 6시’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 헌재 결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면서 여전히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한 것이다. 호박에 줄긋고 수박이라고 우기는 격이다.
 
민주당의 입장도 본질적으로 한나라당과 별 차이가 없다. 가령 법안 통과가 무산된 후 민주당 관계자는 “관련 법 규제가 없어지면서 치안공백이 발생할 경우, 민주당이 먼저 법 개정을 얘기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대한민국에서의 집회와 시위의 자유
 
그런데 집시법 개악 논란을 논외로 하더라도 현행법에서 규정한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실제 보장되고 있는가? 최근의 몇 가지 사례를 보자. 얼마 전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기아차 본사 앞 집회신고를 내기 위해 무려 48시간 동안 사측 관리자와 경찰과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집회신고를 내는 것 자체가 고난과 투쟁인 것이다.
 
며칠 전 삼성 백혈병 관련 집회 금지통고는 더욱 비극적인 사례다. 반올림 활동가가 경찰이 새벽 5시부터 집회신고를 받는다고 해서 새벽 4시 반에 경찰서를 찾았지만 이미 새벽 3시 반에 삼성 관계자가 집회신고를 선점했다. 막대한 자금과 인력,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자본에 맞서 노동자가 법에 보장된 집회를 하는 것조차 하늘에서 별 따기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집시법의 문구를 형식적으로 어떻게 뜯어고치든, 집회 및 시위의 자유 같은 최소한의 민주적 권리조차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오직 가진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전유물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저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실체다.
 
법으로 보장된 한낮의 1인 시위조차 ‘불법집회’라고 우기며 탄압하는 저들의 행태를 볼 때, 법으로 보장된 야간 옥외집회 역시 “불법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우기며 탄압하려 들 것이다. 결국 해답은 법에 있지 않다. 노동자의 정치적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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