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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55호]스마트폰 : 어른을 위한 장난감?
| 2010·07·02 10:33 | HIT : 3,905

스마트폰 : 어른을 위한 장난감?


어른을 위한 장난감이라고도 불리는 스마트폰이 노동현장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코오롱그룹에서는 8,000여대를 도입했고, 서울의 도시철도공사에서는 6,500여명의 노동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외환은행도 비정규직을 포함해 모든 노동자에게 6,000여대의 스마트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밖에도 두산그룹, 삼성증권, 삼성SDS, 한진해운, 포스코, 현대하이스코, 대한항공, 아모레퍼시픽, CJ제일제당 등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이른바 모바일 오피스를 구현한다며 스마트폰을 뿌렸다.
공짜라서 좋겠다고? 천만의 말씀!

스트레스
 
안 그래도 오만 가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데, 스마트폰 도입 때문에 노동자들은 또 하나의 중대한 스트레스에 짓눌리게 됐다.
 
도시철도노조에서 기술분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도입효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거의 절반이 일을 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답변했다. 오히려 3분의 2에 가까운 62.4%가 “전보다 노동강도가 매우 강화됐다”고 말한다. 게다가 무려 92.4%의 노동자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고용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응답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인터뷰들도 하나같이 이와 같은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편하다고 생각했지만 족쇄가 따로 없다.(제약업체 노동자)” “스마트폰을 지급받고 나서 장소와 상관없이 업무를 해야 하는 부담감이 생겨 퇴근 개념이 없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생명보험사 노동자)” “회사 내에서 젊은 친구들이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이야기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꾸 뒤처지는 것 같기도 하고.(특히 나이든 노동자들이 많이 느끼는 내용)”

자본가들의 돈벌이 수단이 노동자의 목을 조른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시설점검, 물류 및 자재관리, 부서 간 업무요청과 결재, 가맹점이나 거래처 관리 등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캐나다의 한 연구기관이 2007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스마트폰 도입 이후 노동자 한 명당 하루 평균 1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중 154일 간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매년 효율성이 38% 증가하고, 노동자 1인당 약 4,000만원의 가치를 추가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1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성과를 노동시간 단축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획기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토대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불안을 날려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장비는 이렇게 인간을 위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우리 생각일 뿐이다. 이윤 증대를 삶의 원리로 삼는 자본가들은 이런 유용함을 오직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들에게 ‘1시간의 절약’이란 노동자들로부터 1시간의 공짜 노동을 쥐어짤 기회를 뜻할 뿐이다. 업무효율을 높여 더 많은 노동자들을 잘라내겠다는 협박 무기로 악용하고, 회사에 있을 때나 집에 있을 때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일을 처리하라고 요구하고, 거기에서 나타나는 업무능력을 근거로 노동자들 간의 경쟁을 더욱 부추겨 노동강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인류의 발전적 성과물도, 이렇게 자본가들 손에 들어가면 노동자의 목을 겨누는 흉기로 돌변한다. 오직 ‘이윤 증대’라는 목표 밖에 모르는 자본주의가 모든 것을 흉측하게 망가뜨린다.

오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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