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국가 재정, 언제까지 노동자들이 책임질 것인가?
정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발표로만 내년에 400조원을 넘는다. 물론 이것은 최소한으로 산정된 것이다. 한나라당 안효대 의원은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채무가 공공부문 전체 빚이 아닌 일부에 불과하며, 정부부채로 따지고 보면 688조4000억원에서 최고 1198조원에 달한다(아시아경제신문)”고 국회에서 지적했다. 조세연구원 보고서는 “국가채무와 재정위험요인을 포함한 국가부채는 986조원으로 추정돼 있다.(아시아경제신문)”고 말했다.
누가 무엇을 위해 빚을 끌어다 쓰고 있는가?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소속 28개 회원국 중에서 한국은 2009-2010년 사이 국가부채 증가율이 30.6%로 최고였고 평균(12.6%)의 2.5배였다.”고 한나라당 정양석 의원은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채무는 108조2천억원, 1인당 국가채무는 216만원이나 늘었다.”고 민주당 강봉균 의원은 말한다. 정말이지 천문학적 빚이 국가재정에서 쌓이고 있다. 누가 우리들의 두 어깨 위에 어머어마한 빚더미를 올려 놓고 있는가? 그리고 그 천문학적 돈은 어디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가?
사장들이 내는 법인세 인하는 국가채무 증대의 대표적인 주범이다. 이명박 정부 재임시 5년간 약 90조원을 사장들은 덜 내게 된다. 멀쩡한 강을 파헤치고 콘크리트로 도배해 건설자본의 먹잇감을 제공하는 이른바 4대강 살리기에 들어가는 돈만 해도 22조원이다. 사정은 뻔하다.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만큼 자본가들과 부자들은 만만세를 외치고 있다.
빚 갚기를 강요당하는 노동자들
부자들의 만만세 뒤에서 노동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국가부채의 위험수위가 높아지면 질수록 빚 독촉장은 아무런 혜택도 본 적이 없는 노동자들 앞에 도착하고 있다. 복지예산과 노동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되고 있다. 교육예산은 추경예산 대비 2009년에만 1조 4천억원이 삭감됐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지원 예산, 공공부문 비정규직대책 추진단 예산, ‘희망근로사업’(실업자) 예산 등 그나마 쥐꼬리만큼 있던 노동자를 위한 예산은 싹둑 잘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돈을 부자들을 위해 퍼준 나머지 그것만으로는 국가부채를 처리할 수가 없다. 경제성장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져야만 세수가 늘어나는데, 그것은 불가능하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정부가 제시한 2011년부터 5% 지속성장은 내수부문의 성장기여도가 4% 이상 되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아시아경제신문)고 지적했다.
현 정부에게 남은 방법은 무엇인가? 바로 노동자들을 더 강하게 쥐어짜는 것이다. 갖가지 명목으로 노동자 민중의 세금부담을 늘리는 것이다. 국민연금 지급액은 줄이고 부담액은 늘리는 것이다. 특히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공기업 선진화방안”이다. 임금을 동결 및 삭감하고, 복지비를 대폭 축소하며, 외주 용역화, 정리해고를 확대하는 것이다. 만약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전면적인 저항이 없다면, 그들은 꼼짝없이 희생양이 되고 말 것이다. 부자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간 돈을 벌충하기 위해 이들 노동자들이 호주머니를 털리고 해고를 당하며 높은 노동강도에 신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엄청난 빚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이것은 정의의 이름으로 단호하게 거부되어야 마땅하다. 노동자들은 쓴 것이 없다. 그리고 연대보증을 서지도 않았다. 쓴 자들은 사장들과 부자들이며, 연대보증을 쓴 작자들은 자본가 정부의 상층 관료집단이다. 이들이 책임져야 한다. 법인세 인하가 아니라 대폭 인상을 통해 자본가들이 돈을 토해놓게 만들어야 한다. 투기꾼들의 재산을 몰수해야 한다. 국민의 재산을 마음대로 전용하면서 자본가들의 호주머니에 찔러준 정부의 핵심 관리들을 구속하고 재산을 몰수해야 한다.
누가 그것을 할 것인가? 천문학적 국가부채에 아무 책임이 없는 사람들, 하지만 그 부채의 책임만을 강요당하고 있는 사람들, 바로 노동자계급이다. 절대 물러나서는 안 된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이 파렴치한 자본가 정부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이 정부에 책임을 묻는 단호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 모든 노동자들은 이 투쟁을 우리 자신의 투쟁으로 받아안아야 한다. 언제까지 부자들과 반동 정부 관료들을 위해 죽어나갈 것인가? 언제까지 재주는 우리가 부리고 돈은 그들이 챙기도록 방치할 것인가?
최영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