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공황의 고통, 우리는 기필코 전진해야만 한다!
정부와 자본가 언론들이 경제위기가 사실상 끝났다는 메시지를 전파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 세계경제와 관련한 희소식들을 전하느라 열심이다. 경제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는 희망을 퍼뜨려서 반정부 반자본주의 ‘소요사태’ 조짐을 잠재우겠다는 목적이다.
실제로 대량해고와 실업, 임금삭감과 복지축소로 인한 대중의 고통과 불만이 거대한 계급투쟁으로 터져 나올 가능성은 도처에 널려 있다. 정부와 자본가들이 내세우는 경제성장률 호전이나 주가상승 같은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고통은 조금도 완화되지 않고 있다. 사기술은 밥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없다! 그러한 거짓 희망을 전파하려는 저들의 수작은 먹혀들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자본의 위기 전가
현재 세계경제의 이른바 ‘회복’은 거품 붕괴를 다시 더 큰 거품을 일으켜 임시로 땜질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은 협의통화(현금통화와 단기간 출금이 가능한 예금)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8.5%나 늘어난 362조1,113억 원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7월에 발표한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7개월간 주택담보대출은 22조5천억 원이나 늘었다. 이명박 정부가 천문학적 액수의 돈을 풀어 경기부양이라는 이름으로 증시 활황과 아파트값 폭등을 일으킨 것이다. 이것은 곧장 경기회복의 증거가 되어 복음처럼 전파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적으로 막대한 돈을 정부가 풀고 악성 인플레이션을 조장한 덕분에 발생한 거품이다. 실제 경기는 조금도 회복 기미가 없다. 올해 3월을 기준으로 10대 그룹의 상장사 사내유보금은 233조698억 원으로, 작년 3월에 비해 6.59%나 늘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기업들의 실질 설비투자액은 37조7천73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9조5천5백84억 원으로 20.2% 감소했다. 결국 경기는 더욱 하강할 조짐을 보이는데 다만 정부가 빚까지 끌어대면서 막대한 돈을 풀고, 은행 또한 위험을 감수하고 주택담보대출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마치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처럼 거짓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거대한 정부 재정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이것을 공공부문 민영화와 서민 복지비용 축소를 통해 벌충하려 할 것이다. 결국 거품을 다시 일으켜 자본가와 부자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쏟아 부은 돈을 이런 식으로 회수하려 할 것이다. 꺼져가는 자본주의 체제를 다시 부양시키기 위한 비용을 노동자 민중에게 모두 전가시키려 할 것이다. 이미 그것은 본격화되고 있다.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 상반기 협약임금인상률은 1.4%로, 98년 이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의 성과금이 작년 말 이래 사라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임금인상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막대한 돈이 풀려 인플레이션이 발생, 물가는 계속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은 절대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주택 값은 폭등하고 있다. 특히 전세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은행은 위기가 본격화되면 금리를 대폭 인상할 것이다. 거품 확대의 효과는 결국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저당 잡히면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 재정과 은행의 돈 풀기 작전으로 이뤄지고 있는 거품 확대는 정부 재정이 바닥나고 은행이 부실대출로 동반 부실화가 일어나면 곧장 터질 것이다. ‘더블 딥’이라는 더 큰 파산행렬이 덮칠 수 있는 것이다. 주택 값 폭등 조짐 앞에 빚을 내 집 구입에 나서고 있는 서민들은 조만간 곡소리를 내면서 파산할지 모른다.
공황을 격화시키는 자본주의
세계자본주의의 이윤율은 결코 상승하지 않고 있다. 조금이라도 상승한 부분이 있다면, 이것은 전적으로 대량해고와 임금삭감으로 착취율을 높인 결과다. 그러나 이것은 한계가 명확하다. 노동자에 대한 이러한 공격은 그렇지 않아도 가뜩이나 부족한 시장 수요를 더욱 줄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질 설비투자액의 대폭 감소와 사내유보율 증가는 이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본가들은 노동자를 아무리 살육해서 고통을 전가시키더라도, 이윤율을 쉽사리 회복시킬 수 없기에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현금보유액만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금고에서 썩고 있는 이 천문학적 현금보유액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주식과 부동산, 금, 석유 등을 헤집고 돌아다니면서 엄청난 투기행각을 저지를 것이다. 아니 이미 저지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의 효과를 내는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다음은 어디일 것인가? 투기와 거품이 터진 그 자리에 공황의 충격은 배가되어 이 사회를 덮칠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노동자에게 “사회주의냐 야만이냐”라는 절체절명의 질문을 던질 것이다.
생존권투쟁과 권력투쟁의 결합
노동자 민중이 죽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투쟁할 수밖에 없다. 쌍용차투쟁과 같은 결사적인 항전이 곳곳에서 터져 나올 것이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단일한 계급투쟁 전선으로 연결되어 자본가정부를 타도하고 노동자정부를 수립하는 투쟁으로 나아가야만이 이 자본주의 공황의 고통을 끝장낼 수 있다는 것이 대중에게 분명해지는 시점은 점점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대중의 생존권 투쟁이 이러한 권력 쟁취투쟁,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과 결합하는 것을 가로막는 현 시기 최대의 내부적 장애물은 개량주의자들과 노조관료들의 투항적인 모습이다.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처럼 “쌍용차투쟁과 같은 전투적 투쟁은 안 되고, 자본주의를 인정하는 가운데 교섭과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사실상 투항노선을 갖고 있는 배신적 지도자들이 바로 장애물이다. 이러한 지도력을 허물고 노동자계급 속에서 새로운 혁명적 대안 지도력을 세워내는 것이 현 시기 선진활동가들의 절실한 임무다.
금호타이어 노조 지도부처럼 자본의 협박에 굴종해 양보교섭으로 일관하고, 거의 모든 것을 다 내주면서도 ‘정리해고를 막아내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는 투쟁 회피적 지도부를 갈아치워야 한다. 그러나 금호타이어에서는 지도부의 갈팡질팡에도 불구하고 95%의 인원이 집회에 결집하고 공장점거투쟁을 결의한 바 있다. 이 강력한 노동자대중의 잠재력을 일깨우며 책임지는 대안 지도력을 모든 현장에서 선진활동가들이 건설해나가야 한다. 이것만이 계속 확대될 것이 분명한 이 공황 앞에서 야만으로부터 노동자계급이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계급협조 민주대연합 정부가 아니라 노동자정부!
선진활동가들은 정리해고, 구조조정 분쇄 등 생존권 방어투쟁을 개량적 조합주의적 목표로 제한하는 것에 맞서 권력투쟁,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과 뗄 수 없이 결합시켜야 한다. 또한 이명박 정부 퇴진투쟁, ‘민주주의 후퇴’에 맞서는 투쟁과 자본의 위기전가에 맞서는 생존권 투쟁을 단일한 계급투쟁으로 결합시킬 수 있을 때에만 또 하나의 자본가정부를 세우는 것으로 투쟁이 왜곡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회주의로 전진할 때만 우리는 공황 앞에서 자본가계급이 불러오려 하는 야만에 맞서 해방될 수 있다.
재벌 몰수 ․ 국유화, 기간산업 국유화와 모든 은행 ․ 금융기관의 단일 국영은행으로의 통합을 단행할 노동자정부만이 현 시기 공황의 고통을 끝장낼 수 있다. 이러한 이명박 정부 퇴진, 노동자정부 수립을 위한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동자 생산통제’, ‘노동조합의 전투적 재편’, ‘노동자 정당방위대 구성’, ‘총파업 비대위 구성’을 행동강령으로 하여 노동자 총단결 투쟁전선을 건설하자! 계급협조 민주대연합정부가 아니라 이러한 노동자 단결전선을 기반으로 한 노동자정부 수립을 통해 자본주의 공황의 고통을 끝장내자!
양효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