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적반하장 공격, 언제까지 앉아서 당할 것인가?
공황이 깊어지면서 자본가들의 공격도 더욱 발악을 하고 있다. 저항 수단이 없는 미조직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정리해고 하더니 이제 조직된 노동자들한테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위니아만도, 쌍용차, 대우버스에서 정리해고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그 동안 대중투쟁으로 번질까봐 조직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아직 물량축소 ․ 휴업 등 탐색전에 머물렀던 데서 이제는 정면대결을 선포하고 있다.
조직노동자에 대한 공격 개시
그 동안 떠들어오던 고통분담 일자리 나누기라는 기만적 이데올로기조차도 이제는 거추장스럽다는 듯이 벗어던진 채, 자본은 노골적인 일자리 빼앗기를 자행하고 있다. 자본의 거짓 선동에 휘둘리는 개량주의자들이 ‘고용만 지킬 수 있다면 임금삭감도 감내할 수 있다’며 우리 내부를 교란시키고 있는 동안 자본은 임금강탈 전쟁에서 승리한 후 이렇게 고용학살 전쟁으로 옮겨오고 있다.
임금 양보가 고용을 지켜주기는커녕, 이렇듯 거침없이 정리해고로까지 공격을 옮겨가도록 자본의 자신감만 더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데는 채 몇 달도 걸리지 않았다. 이미 ‘일자리 나누기’는 공공부문에서 해고 바람을 몰고 오는 것이었고, 신입사원 연봉을 28% 삭감하고, 월 임금 100만원의 6개월짜리 비정규직을 늘리는 것임이 드러났다. 임금삭감, 구조조정 전면화, 최악의 비정규직 양산 등 자본이 저질러놓은 경제위기의 고통을 온통 노동자가 떠안는 이 기막힌 현실을 그대로 놓아둘 것인가!
자본의 적반하장 공세를 박살내기 위해서는, 먼저 자본가들이 저질러놓은 위기는 자본가들이 그 대가를 치러야 함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자본가계급은 노동자에게 위기를 전가하기 위한 공격에 혈안이 되어 있다. 세계 도처에서 자본과 정부에 의해 고용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석 달 동안에만 15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중국에서는 지난 해 2천만 명이 정리해고 당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에서도 한 달에 수만에서 수십만 명씩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그래서 이 나라들에서 노동자들은 “왜 저들의 위기를 우리가 떠안아야 하나”하고 자본가들에게 분노의 화살을 날리면서 지금 거대한 시위와 총파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 동안 투쟁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일본 같은 나라에서조차도 노동자들이 시위와 파업투쟁에 나서고 있다.
개량주의를 믿지 말라
MB 악법에 맞서 투쟁한다는 민주당은 노동자계급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임금삭감, 정리해고, 비정규직 양산에는 ‘반대한다’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 오히려 MB정부와 총자본의 잡셰어링에 동의하고 있다. 우리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다른가? 소수 의석의 한계를 극복한다며 민주당과 연합해 MB악법 저지를 위한 국회투쟁에 올인한 이들 진보정당의 의회주의자들이 민주당의 배신에 치를 떠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 모든 정당들이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개혁을 이루고자 하는 이상, 자본주의 정상 가동을 위해 노동자계급의 희생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10여 년간 실패한 의회투쟁에 목매고 있을 뿐이다. MB정부를 파산시킬 수 있는 있는 힘을 가진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조직하지 않는다. 10만 명이 넘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양대 당원들에게 총파업투쟁을 조직하라고 절대로 하지 않는다. MB정부를 비판하지만 결코 MB정부의 그 어떤 정책도 막아내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담하게 포문을 열자
조직노동자들에게까지 공세가 확대된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말할 것도 없고 금속노조, 공공운수연맹이 움츠리고 있다. 공공운수연맹은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축소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는 기자회견 이후 이렇다 할 사업을 전개하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역시 모든 해고 금지, 비정규직을 포함한 총고용 보장, 주35시간제 도입을 통한 일자리 창출,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 200조의 10% 사회환원 요구를 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해 놓고서도 아직까지 투쟁을 조직하지 않고 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 정리해고로 쫓겨난 노동자, 휴업 등으로 반 토막 난 임금으로 허덕이는 노동자,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고 있는 청년실업자들, 하루에도 수십 수백씩 망해가는 중소영세 자영업자들 이 모두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가 절박하다.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감지덕지하고 일해야 하는 이 사회에 대한 투쟁의지는 넘쳐난다. 문제는 정부의 반노동자적 잡셰어링에 맞서 노동자적 방식의 일자리 창출을 제시하는 대안세력이 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담한 투쟁만이 이 문제를 해결해준다.
상급단체의 관료화와 과감한 투쟁에 대한 유보적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격의 직접적 대상인 단위사업장 현장의 노동자투쟁을 강도 높게 조직하는 것이다. 금속노조 240개 사업장 중 186개 사업장이 구조조정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사업장의 처지가 비슷하므로 한 사업장의 투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사업장과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반대투쟁을 전면적, 전국적인 투쟁으로 확대하자! 금속 대대에서 결의한 모든 해고 금지와 비정규직 총고용 보장, 주35시간 노동제 쟁취, 재벌의 사내유보금 몰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전면에 내걸고 말이다.
지금 노동자계급에 앞에는 자본주의의 정상화를 위해 공황의 고통을 온통 뒤집어쓰고 파멸할 것인가 아니면 그토록 꿈꾸어왔던 자본주의를 철폐하고 노동해방 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인가의 갈림길이 놓여 있다.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투쟁의 길로 나서자!
양효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