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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 [57호]불법을 불사한 스페인 지하철 노동자 파업
| 2010·07·30 22:05 | HIT : 3,939

불법을 불사한 스페인 지하철 노동자 파업


5월 12일, 스페인 사회당 자파테로 정부는 150억 유로 긴축안을 발표했다. 6월부터 공무원 임금을 5% 삭감하고, 올해 연금지급액을 동결하며, 2,500유로의 출산수당을 삭감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때맞춰 자본가언론은 마치 공무원들이 철밥통에다 고임금을 받는 노동귀족인 것처럼 매도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그런 매도에 굴복하지 않았다. 공무원 노동자 200만 명이 6월 8일 파업을 벌이고, 거리시위를 벌였다.

지하철 전면파업으로 마드리드 교통 완전마비

7,500명의 마드리드 지하철 노동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마드리드 시장이 ‘임금을 5% 삭감하겠다’고 발표하자, 노동자들은 6월 22일 총회를 열어 28일부터 3일간 파업하기로 결정했다. 노동자들은 24일 시의회 앞에서 시위를 벌여 경찰과 충돌했다.

6월 28일 파업 첫날은 한국의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는 기초서비스 조항(50% 수준의 업무 유지) 때문에 지하철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날 4,000명이 모인 집회에서 노동자들은 29일부터는 기초서비스 조항을 무시하고 전면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이런 전면파업은 2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노동자들이 이렇게 ‘불법’을 마다하지 않고 대담하게 전면파업에 나선 것은 노동자들의 분노가 얼마나 거센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전면파업 때문에 하루 200만 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이 완전 마비돼, 마드리드의 중심가 및 주요 도로가 거의 주차장으로 변했다.

파업을 연장하고 대체근로 저지하다

이렇게 전면파업을 통해 노동자들이 자신의 위력을 드러내자, 스페인 정부는 “이 파업은 더 이상 파업이 아니다. 기초서비스 무시는 범죄다”, “이 파업은 정치파업이다”, “기초서비스를 이행하지 않는 이상 협상은 없다”며 길길이 날뛰었다. 내무부 장관은 지하철을 운행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파업 3일차인 30일에도 기초서비스를 무시하고 전면파업을 계속했다. 그리고 파업에 불참한 일부 노동자들이 작업하지 못하게 막았다.

관료들의 파업파괴 책동을 넘지 못하다

하지만 30일 노조관료들은 50% 기초서비스 조항을 지키면서 목, 금요일까지만 파업하고, 주말엔 “마드리드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파업을 중단하자고 파업노동자들을 꼬드겼다. 그리고 7월 5일엔 1주일간 협상해보고 나서 재파업할지를 12일에 결정하자며 파업의 맥을 끊으려고 애썼다.

협상을 통해서는 정부를 한 발짝도 물러서게 할 수 없다는 게 다시 한 번 분명해졌다. 그래서 12일 노동자들은 투표를 통해 14일, 16일 기초서비스를 유지한 채 파업을 다시 하기로 결정했다.

한 번 맥이 끊긴 파업을 이 정도 이상으로 다시 활성화하기는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 결과 정부와 노조관료가 잠정합의해서 내민 1% 임금삭감안(애초의 5% 임금삭감안에서 약간 완화된 공격안)이 7월 19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8.3%의 지지로 받아들여졌다.

노동자투쟁의 가능성과 과제를 정확히 보여주다

마드리드 지하철파업은 자본가정부의 비열한 책임 떠넘기기에 맞서 노동자들이 대담하게 떨쳐 일어설 수 있으며, 대담하게 파업하면 세상을 뒤흔들면서 자본가정부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노조관료들이 노동자계급의 힘을 두려워하며, 자본가정부와 자본주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파업 파괴에 나섰을 때 이들까지 과감하게 제치고 계급적이고 정치적인 투쟁으로 단호하게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노동자들에게 부족했다.

이런 파업을 통해 제대로 배우고 전진할 수 있다면 스페인에서든 한국에서든 노동자들은 이번 지하철파업 때보다 훨씬 더 자본가들과 정부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다!

김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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