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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기사 : [52호]진취적인 노동자투쟁들이 여기에!
| 2010·05·17 20:33 | HIT : 2,216

진취적인 노동자투쟁들이 여기에!


민주노총이 “천안함 장병들의 장례일정과 국민정서를 고려해” 4월 28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유보한 반면, 천안함 사태 앞에서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들은 아무것도 ‘유보’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이 투쟁을 유보한 직후인 4월 30일 새벽,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근심위)는 전임자 수 제한에 대한 날치기 표결을 강행했다. 투쟁의 무기를 포기해버린 민주노총은 ‘닭 쫓던 처량한 개’ 신세가 되고 말았다.

대중의 절실한 요구를 내건 투쟁은 유보될 수 없다!

‘유보’하지 않은 사람들은 또 있다. 바로 현장 노동자들이다. 천안함 사태를 핑계로 한 민주노총 지도부의 투쟁 포기와 달리, 현장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절박한 생존권 요구를 내걸고 힘차게 싸웠다.

▲ 건설노동자 투쟁

새벽별 보고 출근해 해질녘 퇴근하는 건설현장의 고질적 장시간노동 철폐와 “임금삭감 없는 8시간 노동제 쟁취”를 위해 건설노조는 투쟁을 조직해왔다. 그리고 애초 예정대로 4월 28일 파업과 1만 명에 달하는 상경투쟁을 강행했다. 또한 철도노조 파업에 맞춰 민주노총이 소집한 5.12 총력투쟁집회가 철도파업 철회로 김이 샌 반면, 건설노조는 ‘8시간 노동제’ 쟁취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울산건설기계지부 파업 지원을 위해 5.12 울산집결투쟁이라는 독립적인 투쟁계획을 결의하고 집행하기도 했다.

▲ 이화여대 청소노동자 투쟁

그뿐이 아니다. 올해 1월에 조직되기 시작한 이화여대 청소노동자들은, 4월 28일로 총파업 일정을 예고하고 지속적인 총회와 집회투쟁을 전개한 결과, 파업 전날인 4월 27일 마침내 임금 5만2천원 인상을 비롯한 각종 복지혜택을 쟁취했다. 노조 결성을 가로막기 위해 사측이 올해 초 임금 6만원을 인상한 것까지 합하면 무려 11만원대의 임금인상을 쟁취한 것이다. 여기에다 이화여대 청소노동자들은 전임자 1명을 새롭게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투쟁의 결과로 비조합원들도 속속 단결해, 조합원 수도 160여명으로 늘었다.

▲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투쟁

1천여 명 정리해고라는 사측의 공격에 맞서 시종일관 투쟁을 연기하고 끝내 굴욕적 타협을 한 금호타이어 정규직지회와 달리,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는 체불임금과 기본급·상여금 삭감안에 맞서 4월 27일부터 부분파업, 4월 30일부터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5월 8일 직장폐쇄에 나섰지만 파업노동자들은 거점을 곡성공장으로 옮기며 투쟁을 이어갔고, 마침내 식당 비정규직 노동자들까지 파업에 동참하며 투쟁의 파고를 올려갔다.

▲ 금속노조 경기지부 투쟁

금속노조 경기지부 역시 금속노조·민주노총의 투쟁 유보에도 불구하고, 4월 28일 예정된 파업을 조합원 총회로 바꿔 무려 1,200 조합원을 집회로 조직했다. 투쟁의 기세를 올리며 최근에는 안산 인지컨트롤스 사측이 직장폐쇄를 풀고 조합원 전원을 현장에 복귀시키는 데 합의했으며, 이젠텍분회도 오랜 투쟁 끝에 단체협약 체결에 성공했다.

핑계를 찾을 것인가, 전망을 뚫기 위해 방법을 찾을 것인가

물론 이러한 투쟁들이 모두 승리로 끝난 것은 아니다. 이화여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완승으로 끝났지만, 건설노조 울산파업은 호흡을 가다듬고 장기전으로 나아가고 있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2개의 투쟁사업장들은 민주노조 사수의 과제는 쟁취했지만, 현장복귀 후 사측의 노동탄압에 맞서 싸워야 할 과제를 남겼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파업투쟁은 비록 사측 개악안을 일부 막아내기는 했지만, 기본급 3%, 상여금 50% 반납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저런 핑계로 투쟁을 유보하다 끝내 양보로 귀결된 투쟁들은 앞으로도 자본의 추가 공격이 이어질 것이 분명한 반면, 핑계대지 않고 투쟁을 밀어간 사업장들의 경우 자본의 공격이 움찔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출발점은 바로 여기여야 한다. 1년에도 수십 번의 천안함 사태를 겪고 있는 노동자를 살리기 위해, 노동자대중의 가슴을 움직이는 절실한 생존권 요구로부터 출발해 자본가들의 이윤을 직접 공격하는 공세적 요구를 내건 노동자 살리기 투쟁! 투쟁일정을 연기했다가 사정없이 뒤통수를 얻어맞은 민주노총의 모습과 비교해보자. 어떤 길이 승리로 나아가는 방법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오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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