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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기사 : [44호]한 해를 돌아보며 -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생각한다!
| 2009·12·30 17:40 | HIT : 2,187

한 해를 돌아보며 -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생각한다!


2007년 12월 이명박이 당선됐다. 이명박을 권좌로 밀어올린 강부자들의 의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정도로도 성에 차지 않는다. 부자들의 이익을 더 강력하게 관철시킬 정부를 세우자’는 것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한층 강화된 공격을 누구나 직감했다.  

2008년 하반기 세계경제위기가 폭발했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 이미 예고됐던 공격을 가속화시키고 철저하게 밀어붙이는 박차였다. 경제위기 하에서 가난과 실업의 수레바퀴 밑에 더 처절하게 깔려야 하는 노동자들 앞에 ‘정부의 지원’ 대신 ‘잔인한 억압과 착취의 몽둥이’가 춤추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2009년이 밝았다.

2009년 - 그들의 계획

19세기, 20세기 초의 전성기와 비교한다면 세계자본주의 체제는 20세기 후반 이후 항상적인 불황과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붕괴하는 체제였다. 이것은 자본가들 사이에서 국적을 불문한 무한경쟁을 불러왔고, 그것은 전 세계 노동자계급에게 항상적인 착취강화와 억압을 강요해왔다. 2008년에 발발한 경제위기는 그러한 추세와 경향을 더 철저하게 강요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이 경제위기의 뿌리는 결코 절단되지 않았다. 세계자본주의에 완전히 붙들려 있는 한국자본주의는 세계경제위기가 조금만 진화해도 총체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체제의 이러한 반동성은 이명박 자본가 정부의 행위를 규정했다. 이 정부는 더 전면적인 도발을 꾀했다. ‘저항할 수 있는 숨구멍을 완전 봉쇄하라! 그래야 마음 놓고 자본가 공화국을 완성할 수 있다!’ ‘이 체제를 뒤흔들 수 있을 만큼 저항할 수 있는 숨구멍’은 과연 어디인가? 생산을 멈춰 자본가의 이윤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자본주의 착취체제를 일거에 마비시킬 수 있는 존재, 바로 그 힘을 통해서 ‘더 이상 이대로는 살 수 없다’고 느끼는 광범위한 노동자 민중에게 저항의 가능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존재는 바로 조직된 노동자운동이었다. 

결국 2009년을 관통하고, 나아가서 2010년을 관통할 그들의 계획의 심장부에는 “조직된 노동자계급을 분쇄하라”는 구호가 각인되어 있었다.

조직된 노동자들을 겨냥한 공세가 발발하다!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사이에 한시라도 전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2009년 전선의 특징은 무엇인가? 2009년의 전선은 전선이 ‘조직된 노동계급운동 대 자본가계급’ 사이에서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었다. 물론 민주노조가 조직된 사업장에서는 항상 치열한 전투가 진행돼왔다. 그러나 2009년 이전의 몇 년 동안 그 전투는 주로 사업장 내부에 머물렀고, 전투의 양상은 전면전보다는 탐색전에 가까운 것이었다. 

모든 것을 내던진 격렬한 전투는 주로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아직 제대로 조직됐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비정규직 운동의 상황에서 이 전투는 주로 소규모 게릴라전 양상으로 진행됐고, 그 결과는 일방적인 경우가 많았다. 다수가 미조직 상태에 머물러 있는 비정규직 대중을 고려한다면 이 투쟁들은 미조직된 부위의 투쟁에 가까웠다. 

2009년은 그 이전 수년간의 양상과는 사뭇 달랐다. 한국 자본가계급이 건넨 결투의 장갑은 ‘조직된 노동자운동’ 자체를 향해 던져졌다. 당연히 전장은 민주노조로 조직된 핵심 사업장으로 이동했다. 쌍용차, 화물연대, 금호타이어, 캐리어, 철도 등 한국의 조직된 노동자계급을 상징하는 노동조합들이 전쟁터로 초대됐다.

한 해 동안 무엇이 일어났는가?

가장 평범한 노동자 민중의 눈으로 상황을 검토해보자. 무시무시한 힘으로 회사를 좌우하면서 막대한 실리를 챙겨온 귀족노조로 부르주아 언론들에서 규정돼왔고, 실제로 여러 번의 과감한 단사파업과 총파업으로 자기 힘을 과시해온 조직된 노동조합들이 힘 한 번 못쓰고 패배한다면 가장 평범한 노동자 민중은 무엇을 느끼게 될까? 그것도 바로 자신을 향해 퍼부어지고 있는 공격 즉 대량해고, 임금삭감, 노동강도 증대, 단협해지, 노조 파괴에도 조직된 노동자들이 변변하게 대항하지 못한다면 말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그들은 ‘조직된 노동조합들조차 그런 상태라면 애당초 승산이 없다. 탈출구는 없으니 잠자코 있자’라고 느낄 것이다. 한 발만 잘못 딛어도 바로 가정파괴가 일어날 만큼 열악한 현 상황에서 그들의 다수가 그것 말고 무얼 느낄 수 있을 것인가?

2009년은 두 가지 측면 모두를 보여줬다. 금호타이어, 캐리어, 지하철 등에서는 조직된 노동조합이 자신의 힘을 제대로 동원하지도 않은 채 백기 투항하는 편을 선택했다. 이것은 그 사업장 노동조합에게나 민주노조운동에게나 전체 노동자 민중에게나 재앙이었다. 
하지만 다른 흐름도 있었다. 쌍용차 점거파업은 한국의 조직된 노동운동이 결코 순순히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반대로 죽을 각오로 저항에 나설 힘과 의지가 명백히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전투적 거리시위를 조직한 화물연대, 7일간의 필공파업을 전개한 철도노조 등에서는 쌍용차노동조합만큼 완전한 형태로는 아니지만, 이후 결연한 전투에 나설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조합원 대중이 보여줬다. 
이 상반된 두 측면 모두가 등장했지만, 종합할 때 2009년을 압도한 흐름은 전자의 패배적 흐름이었다. 이것은 2009년 전체 전선의 힘의 균형추가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계급의 수중으로 넘어가도록 만들고 말았다.

그러나 아직 결판나지 않았다!

후자의 흐름이 왜 전자의 흐름을 압도하지 못했던가? 바로 이것이 모든 민주노조의 활동가들, 혁명적 투사들이 질문해야 할 것이다. ‘압도적 다수의 평범한 노동자 민중이 아직 각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노조운동이 고립됐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단히 현상적인 진단이 아닐 수 없다. 결코 그렇지 않다. 매일 매일 불안감에 떨며 살아가고 있는 그들, 정부가 매일 하는 짓거리가 일자리를 지키는 것도 힘겨운 수천만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명 재벌, 수만 명 강남부자들을 더 큰 부자가 되게 만드는 것임을 알고 있는 그들은 마음 속 깊이 분노하고 있다. 희망을 갈구하고 있다. 정세는 조직된 노동자계급에게 무한히 유리하다. 

진정한 약점은 그 반대편에 있다. 노동조합 등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이 자기 힘을 온전히 동원하고 서로 강철 동아줄로 연결시켜 강력한 힘으로 벼려내지 못한 것이다. 조직된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투쟁을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들 전체의 요구와 하나로 연결시켜 전체 노동자계급 투쟁으로 확대하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라는 하나의 구심 주위로 단결해 모든 힘을 총동원하는 부자들의 체제 앞에서 기가 질려 도망치거나 타협을 구걸하는 비참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최선의 경우에도 쌍용차처럼 처절하게 싸웠지만 민주노총 총파업의 지원사격을 받지 못하고 전체 노동자 민중의 투쟁으로 확대되지 못하면서 힘에 굴복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쌍용차의 수백 명 노동자들이 그토록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 총파업으로 들고 일어나는 수십만 민주노총 대오는, 나아가서 그 투쟁과 함께 터져 나오는 수백만 노동자대중의 힘찬 진출은 이명박 정부 따위는 능히 제압할 수 있다. ‘전체 노동자계급의 요구를 함께 걸고, 자기 투쟁을 전체 노동자계급 투쟁의 한 부분으로 간주하는 조직된 노동자운동의 형성’이 관건이다. 그 방향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실천할 수 있는가가 2010년의 운명을 가늠할 것이다. 모든 노동자 투사들은 그러한 실천을 통해서 자신이 진정 노동자 투사인지를 스스로 입증해야만 한다. 바로 이들과 함께 사노련은 ‘노동해방을 향한’, ‘우리 노동자계급의 진짜배기 노동자당을 향한’ 진군을 계속할 것이다.

최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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