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강연회 후기]
총체적 위기에 몰린 자본주의, 이제 진정한 사회주의를 얘기할 때
지난 10월 13일 민주노총 강릉시협에서 조합원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자본주의의 대안사회’를 주제로 사노련 오세철 교수(연세대 명예교수, 사노련 전 운영위원장) 초청강연이 있었다.
강연은 오세철 교수 자신이 사회주의자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서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 사회주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총체적 위기로 내몰린 자본주의의 현 상황과 전망에 대하여, 그리고 “자본주의는 가난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고 사람들을 생존경쟁이란 전쟁 속으로 몰아넣는 야만적 체제이며 따라서 사회주의가 인간이 진정 자유롭고 상호 호혜적 유대를 맺고 살아갈 수 있는, 자본주의 모순을 극복한 유일한 대안사회”라고 강연을 이어 나갔다.
자본주의 역사와 국제 사회주의 운동의 교차되는 역사의 고찰 속에서,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현재의 자본주의 발전 방향과 정세를 설명했다. 예를 들어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을 자본주의 위기 극복을 위한 필수적인 생존방식으로 설명함으로써 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해주었다. 또한 현 단계 자본주의 위기 극복의 방법으로 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과 함께, 1차 세계대전 당시 사회민주주자들이 애국주의로 전향해 배신한 것을 비판하면서 전쟁에 대해 노동자계급이 취해야 할 기본적 입장(혁명적이고 국제주의적인 입장)을 설명했다.
다음으로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유럽혁명의 실패와 러시아의 고립, 이후 러시아의 자본주의로의 회귀 과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스스로를 사회주의 국가로 칭하는 중국은 물론 북한을 비롯한 과거 동구권 국가들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아직 사회주의를 실현한 나라는 없다”고 했다. 또한 지금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베네주엘라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고민의 시작
2시간 남짓한 강의시간에 모두 담아내기에는 너무나 많은 내용이 이야기됐다. 오세철 교수는 최대한 쉽게 설명하며 강의를 진행했다.
강연을 마친 후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며 통일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북한은 맑스주의 관점에서 봤을 때 사회주의도 그 어느 것도 아닌 부패한 스탈린주의 국가, 노동자에 대한 억압체제를 통해 형성된 독특한 모순체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노동자는 하나다’ 즉 노동자 국제주의에 대한 철저한 강조를 하였다. 노동자 국제주의라는 큰 틀 아래서 북한 문제를 바라봐야 하며 남북한 노동자의 연대를 강조했다.
노동조합을 시작한지 2년째 되는 조합원들과 오랜 시간 노조 활동을 해온 조합원들 사이에 강연 내용에 대하여 느끼는 온도 차이는 있었다. 사회주의란 단어는 노동조합 활동이 막 시작된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경계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짧은 만남이 강연실을 떠나 어두운 길로 나서는 청중 속에서 다시 그리고 새로이 인간다운 세상에 대한 꿈과 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천적 고민의 계기가 되기를, 하나의 시작이 되기를 희망한다.
강릉지역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