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0조원 영업이익 뒤에 숨겨진 노동자 민중의 삶
삼성전자가 올 3분기(7~9월) 결산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매출액 36조원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의 경영실적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단다. 한달 평균 이익이 1조원을 넘은 셈이다. 이런 실적은 본격적인 경기침체 이전인 지난해 3분기와 견줘, 매출액은 18.9%, 영익이익은 177.0%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2004년 1분기 최대 영업이익(본사기준 4조90억원)을 웃도는 것이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11%대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 3조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내게 되면, 연간 영업이익 규모가 2004년 이후 5년 만에 1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는 지난해(5조71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언론들은 삼성전자의 최대실적을 경쟁보도하며 삼성 추켜세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과 엄청난 이익 뒤에는 수많은 노동자 민중의 눈물이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1.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2008년 환노위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김상희 의원은 "1998년 이후 삼성전자 기흥과 온양공장에 근무한 노동자 중 18명이 백혈병에 걸리고 이중 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백혈병 발병은 2007년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23살 황유미 씨가 사망하면서 공장 밖으로 알려졌다. 이삼십 대 나이에 백혈병은 흔하지 않은 암이다. 그런데 이 노동자들은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산재승인도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위험물질에 노출된 상황에서 삼성의 노동자들은 일하고 있다.
2. 삼성자본에 맞선 비정규직 다윗들
경기도 평택 소재 삼성 1차 협력업체인 동우화인켐에 2008년 5월 비정규직 노조가 결성됐다. 그러나 노조가 결성되자마자 사측은 '노조활동'을 이유로 11명의 노조간부 전원을 해고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노조 죽이기'에 나섰다. 노조탄압의 뒤에는 삼성이 버티고 있었다. 삼성은 동우화인켐의 납품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거래를 단절하겠다는 협박을 가해왔다. 동우화인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년이 넘게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3. 태안참사 삼성重 책임 56억원으로 제한....사고 피해 추정 5천억 넘어
법원이 2007년 12월 발생한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 삼성중공업의 책임한도액 및 법정이자를 56억 3400만원으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3월의 일이다.
삼성중공업은 이 사고와 관련해 배상책임을 50억 원으로 제한해 달라는 선박책임제한절차 개시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중공업은 피해 주민들이 별도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56억원 이상의 배상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이 금액 외에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앞서 태안 기름유출 사고 피해 주민들은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며,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은 사고 피해액을 5663~6013억 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4. 삼성의 초일류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혈"
삼성은 일방적인 거래중단, 계약해지를 무기로 하청업체에 제품단가를 후려치는 일들이 다반사이다. 여기에 하청업체는 제품단가 인하압력을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시키고 있다. 2007년 3월에는 삼성의 애니콜 밧데리를 생산하는 쎌콤의 노동자 300명 전원을 정리해고하기도 했다. 애니콜의 단가를 맞추기 위해 하청 거래를 중국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동안 삼성의 핸드폰은 쎌콤 노동자들과 같은 하청노동자들의 저임금을 바탕으로 엄청난 이익을 보았지만, 쎌콤에서 10년 근무한 노동자의 월 통상임금은 68만 원선으로 최저임금에도 못 미쳤다. 쎌콤 노동자들의 사례는 삼성의 막대한 영업이익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시사해준다.
안시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