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 파산 1년 후 - 새로운 투기거품
월스트리트 5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리만브라더스의 파산이 세계 금융시스템과 경제의 완전한 붕괴로 내몰 뻔한 상황을 초래한지 1년이 되었다. 미국정부는 수조 달러라는 초유의 막대한 자금을 거대 은행들, 보험사들, 자동차회사들에 쏟아 부으며 완전한 붕괴로 나아가는 것을 가까스로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수명을 다한 자본주의의 사망선고를 유예하는 것일 뿐이다.
폐허 속에 재개되는 투기
자본가언론들은 폐허를 극복하고 경제가 회생되고 있다고 말한다. 살아남은 거대 은행들의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부동산 거래량이 다시 회복되고 있으며 지난 몇 달 동안 주식총액이 50% 가까이 뛰어올랐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자본가정부가 제공한 막대한 자금을 싹쓸이한 거대 은행들의 상황일 뿐이다. 리만을 인수한 영국계 바클레이즈 은행의 순익 100% 증가, 골드만삭스의 60% 증가, 베어스턴스를 인수한 JP모건의 36% 증가는 온통 인수합병과 구조조정, 구제금융으로 채워진 것들이다.
전반적인 은행들의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올 상반기 미국 전체은행 중 20%는 손실을 기록했고, 2007년에 3곳, 2008년에 25곳이던 파산은행의 수도 현재 이미 81곳을 넘어섰다. 모기지 연체율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신용카드 손실의 위험도 증대되고 있다. 3~5년 내 중소은행 1000여개 파산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며 2조 2천억 달러가 파산할 위험에 처해있다.
게다가 금융붕괴가 발생한지 1년도 되지 않아 또다시 파산전과 똑같은 투기가 재개되고 있다. 유가는 다시 70%이상 뛰어올랐고, 금값은 현재 1온스 당 1천 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들은 과거 붕괴 전에 그랬던 것처럼 기업들을 서로 사고파는 새로운 합병의 물결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지난 파산을 확산시켰다고 비난받고 있는 부채담보부증권(CDO)과 같은 투기적 투자가 거대한 규모로 또다시 발행되어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투기 증대의 근본에는 부채 거품의 증대가 있다. 지난 3달 동안 주요 주식 중개인들은 주식투자자들로부터 빌린 자금을 75%까지 증대시켰다. 투자자들은 이익과 함께 위험도 증대시키고 있다. 심지어 시몬 존슨과 같은 전직 IMF 관료조차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더 심각한 파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공식 실업률 9.7%
생산도 증가하여 제조업들에서도 이윤이 증대되고 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생산이 뚝 떨어진 불황의 시기에 6.6%까지 생산을 증대시킬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계급에 대한 거대한 공격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거대한 규모로 일자리를 없애면서 노동시간은 크게 증대시켰다. 그 결과 실업률은 26년 내 최대인 9.7%까지 치솟았다.
8월에만도 21만 6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정부가 실업 혹은 반실업으로 분류한 인구만 해도 3천만 명에 육박한다. 이로 인해 노숙학생들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실업의 증대, 주택 압류 등으로 올 상반기 노숙 학생들의 수가 1백만 명에 달하게 되었다. 이것은 2년 전에 비해 두 배이다. 이것이 자본주의가 생명을 연명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미국 자본가정부도 자신의 이익을 증대시키려고 서로 경쟁하는 자본가들을 위한 도구로 기능하고 있을 뿐이다. 심지어 정부가 투기적 거품의 증대를 막기 위해 개입하더라도 그것은 새로운 파산을 위한 도화선이 될 뿐이다. 정부는 위기의 원인을 해결할 수 없으며 단지 자본가들이 이익을 좇는 시도를 중단하지 않도록 손실을 벌충해줄 수 있을 뿐이다. 지난 2년 동안 미국정부가 투입한 기록적인 규모의 구제금융이 가져온 문제는 어떤 새로운 구제금융도 쉽게 정부의 파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더 크고 파멸적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정원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