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청문회와 부정부패, 그리고 노동자 민주주의!
최근 총리 및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의 탈세, 투기, 위장전입 등의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운찬 총리 내정자,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 이귀남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누구 하나 이러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 대중들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부정부패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번의 인사청문회마다 논란이 일지 않았던 적이 없으며, 심지어 입각한 총리 및 장관이 중도에 실각한 경우도 한두 번이 아니다.
자본주의와 부정부패
대중들은 이렇게 질문하고 있다.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가? 노동자에게는 양보와 희생만을 강요하면서 이들은 자신의 부와 권력을 사용하여 온갖 특혜를 누려 오지 않았는가? 국민 중 집을 가지지 못해 셋방을 전전하는 사람이 거의 절반에 가깝다. 그런데 가진 자들은 부동산 투기를 해대는 것도 모자라 그 세금조차 내지 않고 있지 않은가?
뿐만 아니다. 자손대대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이들의 짓거리 또한 용서할 수 없다.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한 온갖 편법, 위법을 일삼고, 더 좋은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병역의무를 면케 하기 위해, 이중국적을 취득하고 수억을 들여 유학을 보내는 것이 바로 이들이 아닌가? 그러나 그 와중에 우리 노동자들의 삶은 어떤가? 날로 오르는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해 원하는 대학과 교육을 포기하거나 심지어는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가진 자들에게는 군대도 선택사항이지만, 노동자들의 자식들은 돈이 없어 서둘러 군대를 가려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가진 자들의 이러한 권력 남용, 만행들은 전혀 통제받지 않는다. 삼성 이건희가 아들 이재용에게 막대한 부와 권력을 물려주었지만 사법부는 이를 전혀 막지 못했고 응징하지도 못했다. 수천억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정몽구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 때로는 청문회 정국이 열리며 경제인, 정치인들의 비리, 부정부패가 심판받는 듯 하지만, 이도 잠시 시간이 흐르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매번의 사면 때마다 이들은 결코 빠지지 않는다.
부정부패를 막을 유일한 길 - 노동자 민주주의!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다. 자본주의 사회는 모든 권력과 민주주의로부터 노동자민중을 배제하고 있다. 4~5년에 한 번씩 선거가 있기는 하지만, 이로는 아무런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 자본가 정치인들은 선거 기간에만 온갖 기만으로 노동자민중을 위하는 척하다가, 당선이 되고 나면 오로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에만 그리고 자본가계급의 이익을 방어하고 확대하는 데에만 몰두하지 않는가? 노동자민중은 이에 속수무책이다. 작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그토록 높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그를 권좌에서 끌어내지 못한 것이 바로 자본가 민주주의의 한계를 드러내주는 적나라한 사례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노동자 민주주의>뿐이다. 노동자 민주주의, 즉 노동자 권력 하에서는 노동자들이 언제든지 공무집행자 혹은 자신의 대표자들을 소환하여 갈아치울 수 있는 권리를 갖기 때문이다. 과거 코뮌, 소비에트 등의 노동자 평의회 기구에서 대표자들은 언제든지 손쉽게 갈아치울 수 있었다. 언제나 노동자대중의 통제력이 확실히 발휘되는 그러한 기구야 말로 자본가들이 떠드는 민주주의보다 몇 천배 우월한 민주주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자 민주주의의 참된 본질은 그 형식에 있지 않다. 이것의 참된 본질은 노동자 민주주의는 <노동자 권력>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는 사실에 있다.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이해를 온전하게 대변하는 대표자를 선출하고 나아가 이들을 소환, 통제할 수 있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는 오로지 노동자계급의 총단결과 사활을 건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경제공황기 자본의 공격이 물밀듯이 들어오는 현재, 방어적 투쟁을 넘어서서 노동자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전망이 진지하게 고민되어야 할 때이다.
조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