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반대투쟁 , 무엇을 경계하고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최근 이명박 정부 반대투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물론 이것은 환영할 만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절실한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권리와 생존권을 사수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에 맞선 투쟁과 뗄 수 없이 연결되고 있는 것이 명백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실
미디어법 개악은 자본가들을 위한 이명박 정부의 모든 정책에 대한 비판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다. 또한 집회 및 시위에 대한 무차별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 용산참사에 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저항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쌍용차투쟁에서도 반동 정부의 개입은 적나라했다. 수천의 경찰을 투입해, 대규모 참사를 각오하면서까지 점거파업 대오를 밀어붙였다.
쌍용차 점거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무차별 구속과 강압적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대란설을 흘리면서까지 비정규직을 확대하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정부의 재원은 4대강 정비 사업처럼 불필요한 곳까지 대규모로 투입되고 있다. 반면 실업과 가난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 정책으로 물가는 계속 치솟고 있다. 고삐 풀린 집값은 서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위기에 처한 자본가들의 돈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해서만 정부의 힘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반동 정부의 탄압과 자본가를 위한 정책을 박살내기 위한 투쟁이 없다면 우리의 권리와 생존을 지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이미 자본가들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기세등등하게 날뛰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맞선 투쟁전선을 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계속 밀려날 수밖에 없다.
누가 진짜 이 정부에 맞서 싸울 수 있는가?
반이명박 투쟁을 말하는 세력은 많다. 민주당도 반이명박 투쟁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에 진정 맞서 싸울 의지가 없다. 자본가들을 위한 정책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아무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다만 이 자본가 정부의 패권을 놓고 한나라당과 다툴 뿐이다. 그들이 말하는 반이명박 투쟁이란 “자본가 세상의 권력을 한나라당에 넘겨주지 않고 민주당이 갖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권력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더라도, 자본가 세상은 그대로 우리의 목을 겨눈다. 그들이 노동자 민중에게 약속하는 것은 거짓이거나 기껏해야 노동자 민중을 자기 휘하에 거느리기 위해 투입하는 떡고물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기에 민주당은 결코 결연하게 이명박 정부에 대항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국회의사당에서 몸싸움을 하면서 자신들에게 필요한 몇 가지 사소한 양보를 끌어내는 데 집착할 뿐이다. 이런 ‘찻잔 속의 폭풍’과도 같은 요란한 쇼를 벌이면서 민주당은 노동자 민중의 반이명박 투쟁을 이 소란에 대한 관전 정도로 묶어두려 한다. 최종적으로는 반이명박 정서를 민주당을 권좌에 복권시키는 수단으로 둔갑시키려 한다. 당연히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본질(자본가들을 위한 정부)에 맞서지 않는다. 그것은 곧 노동자 민중의 분노가 민주당 자신에게도 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에 맞선 투쟁을 발전시키는 존재가 아니다. 이 투쟁을 자본주의 체제 내에 묶어두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둔갑시키려 발악할 뿐이다. 이명박 정부에 맞선 진지한 투쟁을 조직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노동자 민중이다. 노동자 민중이 자신의 요구를 내걸고, 민주당과 같은 세력이 반이명박 투쟁의 주도권을 가로채지 못하도록 확고히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 바로 이것이 이명박 반대투쟁이 나아갈 길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거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보낸 경찰병력에 단호히 맞서고, 온갖 탄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반이명박 투쟁전선을 사수하고 있는 투사들은 바로 노동자 민중이다. 촛불 시위, 용산철거민 투쟁, 쌍용차투쟁 등이 그것을 명백히 보여주지 않았던가?
불행하게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반이명박 전선을 민주당과의 야4당 연합전선으로 만들려 한다. 그래서 투쟁의 성과를 민주당에게 헌납하려 한다. 우리는 말한다. “그것은 반이명박 투쟁을 해체하는 것이오!” 실제로 민주당과의 공조에 사로잡혀 있는 그 동안 실질적인 반이명박 전선은 오히려 허물어져왔다. 현장과 거리에서의 단호한 투쟁을 공조를 통한 국회 캠페인이 대체해버렸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가?
우리는 투쟁의 성과를 강탈당해서는 안 된다. 투쟁에 쏟은 단 한 방울의 피도, 땀도 결코 헛되이 날려버리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투쟁의 요구가 분명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의 관점에 분명히 서야 한다. 그럴 때만 이 요구의 깃발 아래 더 많은 노동자 민중이 결집할 것이다.
우선 우리는 우리의 계급적 요구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추상적인, 허구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라, 실업과 저임금, 비정규직화 등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 ‘해고 금지법’을, ‘비정규직 정규직화 법안’을 제정하라고 투쟁해야 한다. 기업의 법인세를 대폭 인상해 가난한 노동자 민중에 대한 생활지원금으로 투입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정부의 재정을 건설자본을 위한 4대강 살리기가 아니라 ‘쌍용차 국유화 등 부도기업 국유화를 통한 노동자 고용보장’을 위해 투입하라고 투쟁해야 한다. 모든 노동악법을 철폐하고 파업에 경찰 투입을 금지하라고 투쟁해야 한다.
이런 요구를 이명박 정부에 맞선 투쟁의 전면에 내걸고 현장에서 거리에서 투쟁하지 않는 한, 이명박 반대투쟁에서 노동자 민중은 다만 동원될 뿐 자신의 요구와 권리를 강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요구가 분명하면 할수록, 실업과 가난에 신음하는 노동자대중의 더 많은 수가 이명박 정부에 맞선 투쟁에 결집할 것이다.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우리의 투쟁도 그 연장선에 있다. 우리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미디어법에 맞서서, 모든 형태의 집회 시위 결사의 자유에 대한 억압에 맞서 단호하게 투쟁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리는 추상적인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지 않는다. 민주당의 거짓말을 더 많이 듣기 위해, 국회의사당에서의 소리만 요란한 권력다툼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아니다. 오직 노동자 민중의 투쟁의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 노동자 민중의 목소리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우리는 단호하게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다.
이처럼 자본주의에 맞선 투쟁의 한 부분으로서 반이명박 투쟁을 배치하지 않는다면, 이명박 정부에 효과적으로 도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른바 야4당 연합노선 하에 노동자의 생존의 요구들을 뒤로 빼고, 민주당 수준의 소심한 민주주의 캠페인에 머무는 동안, 이명박의 지지율을 꾸준히 상승해왔다.
대중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에게 절박한 일자리, 생활수준 개선 등의 문제와 무관하다면 저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또한 단호하게 전개하지 않는 반이명박 투쟁이라면 그것에 이명박 정부가 꿈쩍이라도 하겠는가? 시시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서민 경제를 위한 정책’ 등 갖가지 거짓 풍선을 띄우면서 위기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진정 이명박 정부에 맞서고자 한다면, 이제 자본주의에 맞선 노동자 민중의 투쟁의 요구들을 전진 배치해야 한다.
어디로 전진해야 하는가?
이러한 요구를 전면에 내걸고, 민주당과 같은 또 다른 자본가정당들과 독립해서 진군하는 노동자 민중의 반이명박 투쟁이라면 이 투쟁은 이 체제의 심장부에 도전장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이 투쟁은 “이명박 정부를 대체할 권력은 과연 누구의 권력인가?”, “만약 노동자 민중의 권력이라면 무엇으로 그것을 보증할 것인가?”의 문제와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자본가권력을 분쇄하고 노동자권력으로 전진하는 문제와 만날 수밖에 없다.
만약 이러한 권력 문제에 진지하게 대면한다면, 그것은 “이 권력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와도 필연적으로 마주친다. 방향은 분명하다. 실업과 착취가 없고, 충분한 생활수준이 보장되는 세상이다. 이것은 자본가들의 이윤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공장과 기계, 생산물의 소유권을 누가 가져야 하는가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대답이 ‘사회주의’라 믿는다.
최영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