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위기전가에 맞선 공동투쟁만이 살 길이다!
2009년 여름 전해투 전국순회투쟁을 전개하며
이명박은 쌍용차투쟁에서 정부가 물러선다면 자신감으로 무장한 수십, 수백 배 늘어난 노동자군대와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에, 쌍차투쟁을 짓밟기 위해 사력을 다해 덤벼들었다. 이에 맞서 우리는 결사적인 투쟁주체를 현장에서 형성하는 것과 함께 공동투쟁으로 전선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뼛속 깊이 배웠다.
현장으로부터의 공동투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
비타협적인 현장투쟁이 담보되지 않는 한 공동투쟁의 활성화는 불가능하다. 그간 단사차원의 노동조합운동 체계 내에서는 정치적인 투쟁으로의 전진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습성이 만연해왔다. 공동투쟁의 경우에도 너무도 쉽사리 현장투쟁을 폄하하면서 이슈파이팅, 언론플레이 등으로 쪼그라들다가 결국 무기력한 해산과정을 밟아왔다. 단사를 뛰어넘는 공동의 현안으로 응집하고 투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인 것을 ‘현장’과 괴리된 것으로 여기는 모든 관점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그간 노동조합운동에 만연한 개량주의 노선에 정면으로 맞서는 전투적 노동해방운동의 노선을 복원하는 것이다. 지난 10여년 간 노동자운동의 후퇴와 더불어 파생된 개량주의 노선은 운동의 관료화와 더불어 급속히 현장의 투쟁을 ‘타협, 굴종, 양보, 희생’으로 귀결시켜왔다.
이에 대한 정면대응과 독자적인 실천을 구축하지 않는 한 실제적인 전투적 공동투쟁은 요원한 것이 사실이다. 바로 노동조합 체계와 고착화된 습성에 갇히지 않고, 현장에서 투쟁하는 각계각층의 동지들이 주체가 되어 공동투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2009년 여름 전국순회투쟁을 전개하며
전해투 여름 전국순회투쟁은 그것을 위한 작은 노력의 하나다. 전국 각지의 투쟁하는 동지들이 개별화된 상황에서 하나의 응집력 있는 투쟁으로 결집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우선 공동투쟁의 촉발을 위해 주요 현장투쟁을 전개 중인 동지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간담회를 통해 현장투쟁 활성화와 이것이 지역·전국 차원의 공동투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을 논의하면서, 단사 사안조차 경제위기 국면에서 자본의 위기전가에 따라 발생하는 공통의 사안임을 확인하려 한다.
자본가들의 공격의 결정체는 ‘해고’다. 임금노동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노동자계급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인 ‘해고’는 자본가들의 위기 탈출의 심장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것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다면 모두가 죽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단 한 명의 해고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동으로 투쟁할 때 그것은 개량주의 노선과 정면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다.
공동투쟁의 확산을 위해 지역, 업종, 정규직·비정규직의 차이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다. 전해투 순회투쟁을 통해 이를 조금씩 만들어나가는 것은 물론 노동조합 공식체계를 뛰어넘어 아래로부터 투쟁하는 동지들의 공동결의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또한 민주노조운동에 만연한 개량주의 노선과 대립하는 전망을 갖는 활동가들과 함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현장에서부터 작은 시작을 만들자!
투쟁현장에서 만난 동지의 말 속에서 침체를 뚫고 힘차게 전진할 노동자운동의 희망을 본다. “이런저런 법적, 행정적 소송 다 졌다. 그러나 별로 신경 안 쓴다.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고 현장에서 끝까지 투쟁하면 반드시 이길 것이다.”이미 현장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은 경험을 통해 비타협적으로 투쟁하는 것이 최선임을 확신하고 있고, 법안에 함몰되는 투쟁은 의미가 없음을 알고 있고, 노동자가 단결해 투쟁한다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역사적 진실을 알고 있다.
짧고 미숙한 준비기간으로 순회투쟁이 예상보다 더 힘 있게 전개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현재 수준과 역량만 따질 것이 아니라, 작지만 의미 있는 활동이 더 큰 투쟁의 소중한 씨앗이 된다는 것을 확신하며 전국순회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의 동지들! 이런저런 여건, 조건 따지지 말고 더욱 광범위하게, 다양한 방법으로 자본의 위기전가에 맞선 공동투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그것만이 노동자가 살 길이다!
전해투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