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우리 노동자들이 얼마나 높이 있는가를!
- 쌍용차 노동자들의 영웅적 투쟁의 기록
7월 20일 공권력 공장 진입 이후
7월 20일 30개 중대 이상의 경찰병력과 300명 이상의 용역깡패가 공장 안으로 진입했다. 이후 조합원들은 목숨을 건 전투를 수없이 벌이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더 없이 용감하게 싸웠다. 20일에는 정문 중심으로 격렬한 투쟁이 있었고, 정책부장 부인의 자살 소식을 들은 조합원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21일에는 정문뿐 아니라 조립 3, 4라인과 차체 쪽을 비롯한 전체 전선에서 전면 침탈이 시작됐는데 조합원들은 한 군데서도 밀리지 않았다. 곳곳에서 타이어에 불이 붙었다. 적들의 공격이 시작되면 보다 헌신적이고 용감한 동지들이 앞에 나선다. 이 살아 있는 모범들은 전체 조합원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
경찰은 헬기와 살수차를 동원해 최루액을 집중 살포하기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최루액의 고통을 이겨내며 자기 자리를 지켰다. 남문 쪽 바리케이드를 침탈하려는 공권력을 타격해서 저지하는 과감한 행동까지 조직해냈다. 쇠파이프와 꽃병을 동원해 타격하고 접전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퇴각하던 한 동지가 경찰들에게 잡힌 것을 보자 조합원들은 퇴각을 멈추고 다시 붙잡힌 동지를 구출해냈다. 예전에는 경찰들과 직접 맞닥뜨리는 것을 어려워했지만 공장점거 바리케이드가 위험에 처한 것을 조합원들이 직접 느끼기 시작하자마자 이처럼 분위기가 바뀌었다.
급기야 22일에는 100여명이 정문 앞으로 진입해 있던 공권력을 기습 타격하여 정문까지 약 80미터를 밀어내는 승리감까지 맛보았다. 이 과정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노동자들의 저항에 맞서기 어렵게 된 경찰은 테이져건을 발사했다.
23~25일 사이의 전투
23~25일에도 곳곳에서 처절한 투쟁이 벌어졌다. 조합원들은 적들의 공격양상에 변할 때마다 신속히 새로운 대응방법, 새로운 무기를 고민했다. 조합원들의 끊임없는 창조적 임기응변이 없었다면 바리케이드는 쉽게 뚫렸을 것이다. 조합원들의 자발성과 능동성에 입각한 전투체계와 조합원들 하나하나가 투쟁의 주체라는 자각과 결단이 없었다면, 투쟁의 지속은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적들 역시 바리케이드 이곳저곳을 쑤시면서 전진할 수 있을 만큼 전진하면서 우리를 압박했고 우리의 약점을 사소한 것까지 찾으면서 공격해왔다. 이제 적들은 어느 곳을 공격하면 되는지 알고, 화력을 집중시켰다. 숫자에서 불리한 대오가 진지를 지키기 위한 최상의 수 중 하나가 공격과 수비를 겸비할 수 있는 거점을 장악하는 것이다. 조립 3, 4팀 옥상과 도장공장 옥상이 바로 거점이었다.
적들은 지상 돌파가 쉽지 않자 옥상을 장악해서 우리의 공격과 수비를 무력화하려 했다. 조립 3, 4팀 옥상은 가장 치열한 전투 장소였다. 24일 수천 명의 경찰과 용역깡패가 살수차를 앞세워 조립 3, 4팀 옥상을 장악하려 했다. 프레스와 차체 바리케이드가 돌파당했고, 차체공장 옥상과 공장 안에 전경들이 진입했다. 조합원들은 적들 깊숙이 침입하여 적들의 동태를 살피고 곳곳에서 부분전투를 전개했다.
새총으로 쏜 볼트와 화염병이 날아다녔고 차량 여러 대가 불탔으며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25일도 전투의 양상은 비슷했는데, 계속된 전투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사기와 결의는 충천했다. 한 동지는 팔이 부러져 나갈 수밖에 없었는데, 정문에서 관리자들이 부축하려 하자 관리자들의 부축을 뿌리치며 당당히 걸어 나갔다.
26~28일, 소강국면
26~28일은 적들의 공격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소강상태였다. 체력은 이미 바닥나 있었고 전투의 피로도가 가중됐다. 조합원들은 투쟁의 외길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망의 부재 때문에 괴로워했다. 구사대는 무기를 보강했다. 대형새총을 본관과 TRE동 옥상, 연구소 쪽에서 쏘아대면서 조합원들을 계속 지치게 만들었다. 공권력 역시 27일 각 문으로 전경들을 전진 배치시키면서 대규모 진압훈련을 통해 조합원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7월 28일에는 경찰들과 살수차의 보호 아래 용역깡패들이 지게차 5대를 앞세우고 전면에 나서 정문 쪽과 버스하차장 쪽 바리케이드를 치웠다. 선봉대와 도장공장을 지키고 있던 조합원들이 치열하게 싸웠지만 바리케이드는 조금씩 치워졌고 포위망은 갈수록 좁혀졌다.
7월 27일 밤 지부장과 박영태 법정관리인의 비공개 만남이 있었고 우여곡절 속에 30일부터 8월 2일 새벽까지 수차례 교섭이 진행되었다. 교섭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경찰특공대 헬기를 비롯해 헬기 여러 대가 저공비행하며 조합원들을 압박했다. 조합원들은 교섭에 많은 기대를 걸었는데 지부장을 비롯해 간부들이 교섭에 너무 기대하지 말고 결렬시 투쟁을 준비하자고 조합원들을 추슬렀다.
그럼에도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기대가 컸다. 이 정도 투쟁의지를 보여주었으면 이제 적들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느냐는 기대와 함께 그 동안의 피 말리는 전투의 피로도가 영향을 미쳤다. 교섭 중간에 사측의 태도가 완강하다는 얘기를 듣자 조합원들 일부는 풀이 죽었다. 그 중 일부는 더 이상의 투쟁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릴 정도로 사기저하에 빠졌다. 하지만 대다수의 조합원들은 교섭이 결렬되면 최후의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마지막 남아 있는 힘을 쥐어짜기 위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깨지더라도 절대 스스로 포기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노동자의 자존심이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불굴의 전투
8월 3일은 사측이 전체출근 지침을 내려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었다. 출근한 구사대들과 용역깡패들은 지게차와 대형새총을 비롯해 각종 무기로 무장하고 맹렬한 공격을 시작했다. 경찰헬기는 최루액을 무차별적으로 쏟아 부으면서 구사대를 엄호했다. 조합원들이 사력을 다해 막아냈는데 구사대가 새총으로 발사하는 너트나 볼트가 워낙 커 수없이 부상을 당했다.
8월 4일과 5일에는 일일이 기록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전투가 벌어졌다. 8월 4일 용역과 구사대는 TRE동과 기숙사 옥상에서 조립3, 4팀을 향해 새총공격을 퍼부었고, 경찰 400명은 사다리차로 조립 3, 4팀 옥상으로 올라오려고 했다. 헬기와 살수차는 폭포수처럼 최루액을 쏟아 부었다. 차체 옥상까지 올라간 구사대 역시 새총으로 공격했고 경찰은 지상에서 진입을 시도했다.
부품도장 건물 앞에서도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 적들의 공격은 매서웠지만 조합원들은 사자처럼 용맹하게 싸웠다. 특히 조립 3, 4팀 옥상으로 사다리를 대고 올라오려는 특공대를 저지하기 위한 조합원들의 투쟁은 불굴의 용기를 상징하는 모범이었다. 끝까지 전선을 사수하려는 조합원들이 살수차의 물대포와 새총을 수없이 맞아가면서도 특공대를 저지했다. 조합원들은 괴물들의 맹렬한 공격에 무더기로 쓰러지면서도 장대와 쇠파이프, 벽돌을 놓지 않았고 옥상을 계속 방어했다.
프레스와 차체 쪽에서의 전투 역시 치열했다. 적들은 물리력에서 압도적이었지만 조합원들을 쉽게 굴복시키지 못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합원들의 자기희생이었다. 적들의 강해진 화력 때문에 버티는 것조차도 만만치 않았고 정신적, 체력적으로 너무나 지쳐 있었지만 조합원들은 모든 것을 다 바쳤다. 수십 일을 씻지도 못하고 주먹밥만으로 버티며 수천의 진압부대와 맞서 버틴다는 것이 기적이 아닌가?
숭고한 자기희생 정신 - 놀라운 투쟁을 보여주다!
거대한 투쟁은 최고의 자기희생을 요구한다는 점을 조합원들은 헌신적인 투쟁으로 입증했다. 바지를 벗으면 다리가 온통 피투성이인데도 붕대를 싸매고 온몸을 로보캅처럼 무장한 채 다시 투쟁에 나서는 동지들, 쇄골이 부러지고 당뇨병 때문에 발이 썩어가도 나가지 않는 동지들, 교대인데도 한 시간도 쉬지 않고 벽돌을 나르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는 동지들. 그들은 투쟁의 거인이었고 무적의 노동자군대였다. 극한의 어려움 속에서도 투쟁은 전진했다. 그것을 지속하고 강화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했던가? 어느 혁명가의 말처럼 그것은 아주 사소한 것으로 대중의 선진층이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었다.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즉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 것, 특히 자신의 약점을 숨기지 않는 것, 대중을 우습게 여기지 않고 모든 것을 솔직하게 대중들과 토론하는 것이다.
대의원들의 3분의 2 이상이 일찍부터 전선에서 이탈한 상태였다. 이처럼 간부대오가 많이 무너졌지만 지부장을 비롯해 남은 간부들은 일선을 뛰며 가장 위험한 곳에 나섰다. 구멍이 뚫릴만한 곳을 점검하고 조합원들을 독려하고, 사기를 진작시켰다. 특히 야전사령관 역할을 했던 동지들, 조직의 허리 역할을 담당한 조장 동지들의 뛰어난 활약이 있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단결과 전투력이 유지됐다. 용감하고 단련된 지휘관이 있을 때 조합원들은 당황하지 않았고, 겁먹어 물량을 낭비하지도 않았으며, 투쟁과정에서 발생하는 이견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조립 3, 4라인 옥상전투
새벽부터 전투가 시작됐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점거파업의 운명이 조립 3, 4라인 옥상에서 위기에 처해 있었다. 경찰들은 대형크레인 세 대를 통해 컨테이너를 옥상에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빈 컨테이너 한 개를 올려 옥상위에 보호막으로 설치한 합판, 천막 등을 쓸어내었고 컨테이너를 더 띄우면서 계속 착륙공간을 확보하려 했다. 조합원들은 컨테이너에 꽃병과 신나를 쏟아 부으면서 결사적으로 저항했다. 크레인과 연결되어 있는 컨테이너 줄에 밧줄을 걸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이후 경찰특공대가 탄 두 대의 컨테이너가 옥상에 투입됐다. 특공대는 고무총과 테이저건을 쏘며 착륙을 시도했다. 한 조합원이 컨테이너 안 틈새에서 특공대가 쏜 고무총에 맞았는데 충격이 너무 강해 바로 코피를 쏟았다. 경찰들의 고무총 발사에 움찔하고 특공대가 헬기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것에 잠시 신경을 쓴 사이 특공대들은 옥상에 진입했다. (경찰의 잔인한 진압장면과 살인진압 계획은 인터넷에서 “경찰을 위한 변명”이라는 동영상을 찾아보면 잘 알 수 있다.)
조합원들은 최후의 순간에도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다. 경찰특공대가 옥상에 올라와 살인적인 진압을 진행하는데도 그것을 모르고 옆에서 새총으로 다른 경찰을 공격하면서 자신의 임무를 계속 수행했던 동지들도 있었다. 불행하게도 교섭이 결렬된 이후 며칠간 이탈자가 많이 발생해서 옥상 사수조 인원이 줄어든 상태였다. 인원을 최대한 유지하긴 했지만 교대가 힘들기 때문에 진이 다 빠질 정도로 너무나 힘겨운 상황에서 전개된 전투였다. 전투경험이 아주 풍부한 동지들도 부족했다. 결국 사다리차를 통한 진입은 막을 수 있었지만, 크레인과 컨테이너를 동원한 입체작전에는 역부족일수밖에 없었다.
포위되다!
조립 3, 4라인 옥상에 경찰이 올라왔고 우리가 밀리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다른 전선에 알려졌다. 가장 완강하게 장기간에 걸쳐 저항한 전선이 무너지자 전세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게다가 도장1공장 옆에 붙어 있는 예비군 대대에 불이 나면서 이것이 도장1공장에 옮겨 붙을 것을 우려해 도장1공장을 사수하는 조합원들에게 퇴각지침이 내려졌다. 도장1공장을 빼앗긴 후 전세는 더욱 불리해졌다. 도장1공장에서 구사대가 사방으로 새총 공격을 가하자 프레스와 차체 쪽도 위험에 처해졌고 연이어 퇴각명령이 내려졌다. 프레스와 차체 쪽에서 빗발치는 새총에 맞아가면서도 일당백의 용기로 싸웠던 조합원들은 눈물을 머금고 퇴각했다.
복지동 옥상과 도장공장을 제외하고 전 공장을 장악한 공권력은 6일까지 자진해서 나오면 선처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던졌다. 도장2공장 안으로 쫓긴 조합원들은 이제 독안에 든 쥐 신세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 지부의 계획이 도장공장 안에서 강하게 버틴다는 것이었지만, 실제 전선은 도장공장이 아니었고 도장공장 주위의 바리케이드와 옥상이 되어 있었는데 그것을 빼앗겨버린 것이다.
투쟁의 기세가 약화되다!
사기가 떨어졌다. 협상 결렬 이후 이탈자가 급격히 늘어났고 어젯밤에도 60여명 가까이 공장을 떠난 상태였다. 이미 투쟁의 기세가 가라앉고 있었는데 도장2공장 안으로 밀려 고립된 후에는 조종불능 상태에 빠졌다. 76일을 버틴 진실한 노동자들, 변함없이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던 평조합원들의 마음속에 불안감과 고립감이 가득 찼다. 낮에는 쪽팔려 못 나가지만 밤이 되면 많은 대오가 빠져나가리라는 얘기가 오갔다. 심지어 혼자 나가면 구사대에게 죽도록 맞으니 같이 나갈 사람을 모은다는 소문도 흘러 나왔다. 열 받은 조합원이 도장공장에 불 지르면 어떡하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러한 사기저하와 퇴각의 심리가 확대된 것은 위기의 순간 공포에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 아니다. 물론 공권력의 잔인한 진압에 대한 공포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고립감, 바닥난 체력, 조직 유지에 대한 불안감, 가족에 대한 걱정, 연대의 부족, 그날까지도 계속됐던 사측의 집요한 회유와 협박, 투쟁 전망의 부재 등 복합적 요인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즉 상황 전체의 산물이었다.
조합원들의 급격한 이탈 분위기는 누구나 느낄 수 있었다. 이제 투쟁이 싫어서가 아니라 이토록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회사에 정나미가 떨어져 그만하겠다는 조합원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지부장이 저녁에 전체 조합원을 모아 오늘 하루만 버티자고 호소했고, 내일은 어떻게든 교섭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교섭이 안 되면 대국민담화도 하겠다고 하면서 타결의지를 보였다. 겉으로는 일정 진정 기미가 나타났지만 이날 밤에도 30 이상의 대오가 빠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위대한 점거투쟁이 이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마지막 날
협상의 날이 밝았다. 지부장은 오후에 집행위원장들과 조장들을 모아 가합의안을 설명했다. 48(무급휴직, 영업전직) 대 52(희망퇴직, 분사) 기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974명 기준인지, 파업대오 기준인지, 언제까지 참가한 사람을 파업대오로 할 것인지, 무급휴직 신청 인원이 넘쳤을 때 희망퇴직과 분사 인원을 어떻게 선정할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조합원들의 불만과 답답함은 48%를 구제한다 해도 파업대오가 다 구제가 안 되는 것으로부터 발생하고 있었다. 희망퇴직 분사를 인정하면 나중에 정리해고 투쟁의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에 희망퇴직과 분사를 인정하지 말고 그 부분에 대한 합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집행부 역시 실무협의를 통해 ‘파업대오’ 중 희망퇴직과 분사로 나간 사람들을 우선 채용하는 문제를 삽입시키겠다고 했다.
가합의안과 교섭보고대회 때 비정규직에 대해서 고용보장하기로 했다는 내용으로 발표되었는데 실제 합의안을 보면 비정규직에 관한 것은 확약서이고 ‘기고용 계약이 해지된 일부 인원에 대하여 회사 내 업체에 취업을 알선한다’고 되어 있다. 사측이 원청사용자성 문제 때문에 끝까지 비정규직 관련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는데 발표 내용과 사실이 다른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합의안에 대한 혼란이 남아 있다.
개별적인 불만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진정으로 투쟁을 계속하자는 대안을 가지고 제기되는 것은 아니었다. 나갈 사람 나가고 200~300명이라도 남아서 끝까지 저항하자는 목소리는 있었지만, 조직적인 목소리는 아니었다. 곳곳에서 토론과 논란이 벌어지는 와중에 일부 동지들은 짐을 싸기 시작했다. 결국 도장2공장 앞 승리3거리에서 450명의 조합원들이 마지막으로 보고대회를 열고 파업을 마무리했다.
조합원들은 정부와 자본의 야만적인 공격에 맞서 최선을 다한 서로를 격려했고, 이후 새로운 투쟁을 결의했다. 그렇다. 그들의 모습은 결코 패잔병의 모습이 아니었다. 지쳐 쓰러지고 너무나 아쉬움이 많은 결과였지만, 조합원들은 보고대회를 통해서라도 동료애와 투쟁의 정당성을 확인하면서 투쟁을 마무리하고자 했던 것이다. 쇠파이프를 들 힘조차 남아 있지 않고, 너무나 많은 수의 중무장한 적들의 포위상태에서 결국 투쟁을 정리해야 했지만, 이렇게 정당성과 동료애를 잊지 않은 노동자들이라면 언제든 다시 일어나 완전 승리를 향해 진군할 수 있을 것이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보여준 기개와 열정, 승리를 향한 불요불굴의 의지는 모든 노동자를 일깨웠다. 그들은 지지 않았다. 다만 더 강한 힘으로 다시 일어설 날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다. 이 엄청난 일을 해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라면 전체 노동자와 어깨 걸고 노동해방을 향한 전투에서도 엄청난 일을 해나갈 것이다!!!
조상은
